[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중견 탤런트들의 연극 도전이 늘고 있다. 올 상반기 예정된 공연만 해도 6편 이상이다.
먼저 수십 년 만에 무대에 서거나 무대에 데뷔하는 중견 탤런트들이 눈에 띈다. 노주현은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4월4~19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으로 35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설 예정이다. 박정수의 경우 연기 인생 43년 만에 '다우트(3월26일~4월19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로 연극 무대 신고식을 치른다. '다우트'는 2006년 초연 무대에 배우 김혜자가 출연하며 인기몰이를 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꾸준히 연극무대에 오르는 탤런트 겸 배우들도 많다. 정동환과 송영창의 경우 임영웅 연출의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3월12일~5월17일, 소극장산울림)'에서 블라디미르 역으로 출연한다. 신구와 손숙은 국립극단의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3월의 눈(3월13~2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으로 관객을 만난다.
강부자가 출연하는 '친정엄마와 2박3일(3월20~21일, 충남대학교 정심화국제문화회관 정심화홀)'은 현재 전국 투어 중이다. 이 작품은 2009년 초연부터 6년 간 전국 600회 이상 공연되기도 했다. 또 5월에는 정보석이 연극 '레드(5월 3~31일,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 출연한다.
이전에는 개인 신상 문제로 TV 출연이 힘들어진 중견 탤런트들이 연극 무대를 엿보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배우가 스스로 TV와 무대를 동시에 탐하는 경우들이 많다. TV연기자들이 무대 출연을 결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연계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작품에 매료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또 연극무대에 대한 경외심이 있는 경우도 있다"면서 "배우가 아무리 작품을 마음에 들어해도 소속사가 거절하는 경우가 있는데 출연료도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 반대를 무릅쓰고 출연하는 배우들을 보면 어느 정도 연극 무대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가능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중견 탤런트의 연극 나들이가 계속 이어지는 데에는 연극계의 욕망도 작용한다. 유명 탤런트가 출연할 경우 티켓 판매 실적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1989년 이래 1200여 회 공연에 40만 관객을 부른 강부자의 '오구'는 대표적인 '베스트셀러' 공연이고, 지난해 고두심과 이순재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사랑별곡', 2013년 신구가 출연한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역시 매진 행렬을 이루며 상업적으로 성공한 작품들이다.
안정감을 주는 중견 탤런트의 연극 나들이는 티켓 판매 수익 증대와 함께 관객에게 극장의 문턱을 낮추는 효과를 낸다는 점에서 극장이나 기획사, 출연자 모두의 입장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유명 탤런트를 향한 '팬심'을 지닌 관객에게도 희소식일 터.
그러나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는 위험 요소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TV와 연극의 연기술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중견 탤런트들이라도 꾸준히 TV와 연극을 넘나들며 연기력을 쌓아온 경우가 아니라면 눈 높은 공연 매니아들에게는 실망감을 안기기 마련이다. 더구나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유명인이 출연할 경우 배우 간 앙상블을 해칠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해 작가와 연출가로도 활동하는 김명화 평론가는 "TV연기자이건 아니건 일단은 모두가 연기자라는 관점에서 보는 게 맞고, 관객의 인지도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TV연기자의 연극 출연에 대한 순기능을 인정하되 개별적으로 지적할 지점은 있다"고 말했다. "연기자로서 당연히 알아야 하는 무대 호흡이 준비되지 않은 경우에는 연극 자체의 완성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