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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대학교의 오래된 거짓말
대학가
입력 : 2015-02-13 오후 5:30:33
곧 새 학기다. 수강 신청을 끝낸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엇갈린다. 듣고 싶은 수업 모두 잡아 “올 킬!”을 외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망했다!”며 정정 기간을 노리는 학생도 있다. 날짜가 살짝 다를 뿐 설 연휴를 코앞에 두고 대부분 학교가 수강 신청을 끝냈다.
 
충청남도 금산군의 중부대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사정은 다르다. 그 학교 학생 누구도 수강 신청을 하지 못했다. 언제쯤이나 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 아니, 내달 새 학기에 어디로 등교해야할지조차 아직 모른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냐, 금산군이냐 그것이 문제다. 오래 묵은 문제다. 충남에 있는 중부대학교, 그 재학생 중 경기도에 사는 학생이 70%를 넘는다. 이 압도적 비율은 그 자체로서 문제의 해묵음을 드러낸다.
 
확실히 이전합니까?
 
곧 수도권 대학이 된다, 는 중부대의 홍보는 지난 2012년부터 있었다. 50여 학과 중 22개 학과를 금산군에서 경기도 고양시로 옮긴다는 요지. 경기도 지역의 학부모와 학생은 그 광고를 보고 중부대에 입학금과 등록금을 냈다. 암만 늦어도 2015년부터는 고양 캠퍼스에서 대학 생활을 할 수 있다는 학교 측의 말을 믿은 것이다.
 
필자가 입수한 통화 녹음 파일에 담긴, 학교 관계자의 목소리는 학생에게 고양 캠퍼스 이전을 장담했다. 아래는 중부대 재학생 L군이 학교 측과 통화한 내용을 옮긴 것이다.
 
 
 
같은 걸 되묻는 L군은 같은 말만 되뇌는 학교가 미심쩍다. 합리적인 의심이다. 중부대는 ‘재학생들 이전’을 교육부에 신청한 적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중부대는 캠퍼스 이전(충남 금산군에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로) 신청서에 22개 학과 ‘입학정원’ 865명만 표기했다. 말인즉슨, ‘편제인원’ 3,460명으로 표기하지 않았으므로 입학생 아닌 나머지 재학생은 금산 캠퍼스에서 졸업해야 한다는 거다.
 
지난 2011년에 캠퍼스 이전에 대한 최종 승인이 날 때까지, 중부대는 편제인원이 아닌 입학정원이 들어간 신청서를 교육부에 냈다. “재학생들의 고양 캠퍼스 이전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교육부의 입장에, 중부대가 대거리하기는 어렵다. 중부대가 난처한 이유다.
 
학생이 더 난처하다. 학교 측 주장대로 재학생도 고양 캠퍼스로 ‘어찌어찌’ 옮겨 간다면 얼른 방을 구해야 한다. 고양 캠퍼스에는 기숙사가 없으니까. 또한, 그 주변 일대는 황량한 나대지다. 방을 구하려면 먼 거리의 화정이나 일산까지 나와야 한다. 그곳도 열악한 고시텔 혹은 비싼 방값의 오피스텔만이 있을 뿐이다. 중부대가 온다는 소문에 그 값은 더 오르고 있다. 아직 방을 구하지 못한 학생은 물론, 미리 방을 구한 학생도 계약을 깰 시 비싼 위약금을 물어야 하므로 불안하다.
 
 
정치적 문제? 
 
학부모가 가만할 리 없다. 필자는 어느 학부모와 학교 측의 통화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 아래는 그 내용의 일부다.
 
 
 
학교 측이 말하는 ‘정치적인 상황’은, 금산군을 지역구로 둔 이인제 의원(새누리당)이 지역 주민을 편들고 있음을 가리킨다. 금산군의 경제 규모는 아주 작다. 중부대 재학생 다수가 떠날 경우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정도로. 재학생 이전 계획에 대한 지역 주민의 반발이 거세게 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낙선 운동은 그들이 가진 몇 안 되는 수단이다. 이인제 의원이 표를 쥔 지역 주민을 편드는 건, 정치적 이해관계에 충실하다고 할 밖에 없다.
 
요컨대, 중부대 학생들이 여태 수강 신청은커녕 방도 못 구해 ‘멘붕’된 탓을 정치권이나 정부(교육부)로 돌리는 건 무리다. 사태를 키운 쪽은 학교 측이다. 참, 오랫동안 키웠다. 시간을 돌이켜보자.
 
오래된 거짓말
 
◇중부대 대학생이 직접 찍어둔 2013년도 신입생 모집 공고문을 필자에게 보냈다.(사진=바람아시아)
 
지난 2013년 1월 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중부대학교를 경고 조치했다. 거짓·과장 광고가 그 이유. 당시 공정위가 보기에, “해당 광고(신입생 모집)를 접한 학생과 학부모가 중부대 고양캠퍼스가 2014년에 개교할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어려운 개교를 2년 전부터 확실한 마냥 홍보한 것이다. 당시 중부대는 2014년 개교 일정을 맞춰 홍보했다고 주장했으나, ‘임목 축척 조사’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어 일정은 이미 틀어졌었다.
 
지난 2012년 9월 24일 자 <한겨레>에 따르면, 중부대는 학교 설립 예정 터의 ‘임목 축척 조사’에서 나무 부피를 실제보다 작게 쓴 보고서를 제출했다. 고양시가 적발했고 재조사할 것을 통보했다. 건축 예정 터의 나무 부피가 고양시 평균치 이상일 경우에 학교 건물을 지을 수 없는데, 그 평균치를 넘는 지대의 나무 부피를 줄여서 신고한 것이다.
 
개교를 확신할 수 없었던 이유는 또 있다. 공사를 앞두고 진행한 환경영향평가 결과, 식생 수준 7급이었다. 환경운동연합은 당시 자체 조사를 통해 ‘개발불가등급’인 8등급이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고, 자주 보이던 천연기념물 제242호 까막딱따구리의 서식지가 발견 될 시, “공사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확신조의 홍보 뒤에는 만만찮은 장애물(?)이 있었다는 말이다.
 
이에 당시 중부대 이전문제 대책위원회는 “지금 공사를 시작해도 2014년 개교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며, 2014년에 수도권 대학이 된다고 홍보하는 것은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중부대의 당시 입장은 “미래지향적인 표현을 담은 문구로서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다.”
 
그 ‘미래지향적인 표현’이 학생과 학부모를 ‘낚았다’. 현재 이 문제와 관련한 학과 학생 3,460명 중,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출신이 70%를 웃돈다. ‘곧 수도권 대학’ 홍보가 없었다면, 이 중 얼마나 금산군의 중부대로 왔을까. 그중 금산 캠퍼스에서 졸업하리라 생각한 학생은 없다. 고양으로 옮기기까지 한 해 정도만 참고 다니자는 게, 대부분 학생과 학부모의 마음이었다.
 
김칫국 마신 게 아니다. 중부대 13학번 K씨가 말하길, “내가 신입생이 될 때, 경기도 이전 학과 학생은 기숙사 신청을 할 수 없었다. ‘곧 고양시로 옮길 테니 금산 캠퍼스에 남는 학과 학생에게 기숙사 배정을 양보하라’는 게 학교 측 입장‘이었다.” 같은 과 M씨가 덧붙이길, “실제로 입학 면접 때, 면접관들이 ’우리는 곧 수도권으로 가서 아주 큰 발전을 할 거다. 여러분 후배들에게도 그렇게 알려 달라‘고 했다.” 
 
피해는 학생의 몫
 
◇학위수여식을 진행하는 중부대학교(사진=바람아시아)
 
오늘(12일) 오후 중부대학교 학위수여식에 들렀다. 졸업식에 참석한 09학번 C씨는 “학교는 우리 학과를 비롯한 22개 학과를 캠퍼스 이전 대상으로서 계속 홍보했다. 때문에 내 후배 과반수의 집이 수도권이다. 그런데 이제 와 말을 바꾸는 학교에 대한 후배들의 배신감이 크다”고 말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교육부 주장대로 신입생만 고양 캠퍼스로 가는 경우, 더 곤란하다. 수업을 맡을 교수의 숫자는 그대로인데, 학생은 고양과 금산으로 뿔뿔이 흩어지는 꼴이다. 교수 일부는 일찌감치 고양 캠퍼스 근처에 방을 구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고양시에서 진행하는 수업을 온라인으로 들어야 한다더라’는 말이 돈다. 그에 “이럴 거면 사이버 대학을 갔지 여길 왜 왔냐”는 볼멘소리가 따라 붙는다.
 
◇중부대 한 구석, 교수회와 직원노조의 성명서(사진=바람아시아)
 
학교 측은 지금도 마땅한 대책을 내지 못한 채, “다음주 교육부와 협의한 내용을 발표한다, 그때까지 좀 기다려 달라”고 한다. 학생이 지는 피해의 몫은 지금도 계속 커지고 있다.
 
 
서종민 기자 www.baram.asia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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