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이 말하는 ‘정치적인 상황’은, 금산군을 지역구로 둔 이인제 의원(새누리당)이 지역 주민을 편들고 있음을 가리킨다. 금산군의 경제 규모는 아주 작다. 중부대 재학생 다수가 떠날 경우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정도로. 재학생 이전 계획에 대한 지역 주민의 반발이 거세게 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낙선 운동은 그들이 가진 몇 안 되는 수단이다. 이인제 의원이 표를 쥔 지역 주민을 편드는 건, 정치적 이해관계에 충실하다고 할 밖에 없다.
요컨대, 중부대 학생들이 여태 수강 신청은커녕 방도 못 구해 ‘멘붕’된 탓을 정치권이나 정부(교육부)로 돌리는 건 무리다. 사태를 키운 쪽은 학교 측이다. 참, 오랫동안 키웠다. 시간을 돌이켜보자.
오래된 거짓말
◇중부대 대학생이 직접 찍어둔 2013년도 신입생 모집 공고문을 필자에게 보냈다.(사진=바람아시아)
지난 2013년 1월 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중부대학교를 경고 조치했다. 거짓·과장 광고가 그 이유. 당시 공정위가 보기에, “해당 광고(신입생 모집)를 접한 학생과 학부모가 중부대 고양캠퍼스가 2014년에 개교할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어려운 개교를 2년 전부터 확실한 마냥 홍보한 것이다. 당시 중부대는 2014년 개교 일정을 맞춰 홍보했다고 주장했으나, ‘임목 축척 조사’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어 일정은 이미 틀어졌었다.
지난 2012년 9월 24일 자 <한겨레>에 따르면, 중부대는 학교 설립 예정 터의 ‘임목 축척 조사’에서 나무 부피를 실제보다 작게 쓴 보고서를 제출했다. 고양시가 적발했고 재조사할 것을 통보했다. 건축 예정 터의 나무 부피가 고양시 평균치 이상일 경우에 학교 건물을 지을 수 없는데, 그 평균치를 넘는 지대의 나무 부피를 줄여서 신고한 것이다.
개교를 확신할 수 없었던 이유는 또 있다. 공사를 앞두고 진행한 환경영향평가 결과, 식생 수준 7급이었다. 환경운동연합은 당시 자체 조사를 통해 ‘개발불가등급’인 8등급이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고, 자주 보이던 천연기념물 제242호 까막딱따구리의 서식지가 발견 될 시, “공사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확신조의 홍보 뒤에는 만만찮은 장애물(?)이 있었다는 말이다.
이에 당시 중부대 이전문제 대책위원회는 “지금 공사를 시작해도 2014년 개교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며, 2014년에 수도권 대학이 된다고 홍보하는 것은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중부대의 당시 입장은 “미래지향적인 표현을 담은 문구로서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다.”
그 ‘미래지향적인 표현’이 학생과 학부모를 ‘낚았다’. 현재 이 문제와 관련한 학과 학생 3,460명 중,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출신이 70%를 웃돈다. ‘곧 수도권 대학’ 홍보가 없었다면, 이 중 얼마나 금산군의 중부대로 왔을까. 그중 금산 캠퍼스에서 졸업하리라 생각한 학생은 없다. 고양으로 옮기기까지 한 해 정도만 참고 다니자는 게, 대부분 학생과 학부모의 마음이었다.
김칫국 마신 게 아니다. 중부대 13학번 K씨가 말하길, “내가 신입생이 될 때, 경기도 이전 학과 학생은 기숙사 신청을 할 수 없었다. ‘곧 고양시로 옮길 테니 금산 캠퍼스에 남는 학과 학생에게 기숙사 배정을 양보하라’는 게 학교 측 입장‘이었다.” 같은 과 M씨가 덧붙이길, “실제로 입학 면접 때, 면접관들이 ’우리는 곧 수도권으로 가서 아주 큰 발전을 할 거다. 여러분 후배들에게도 그렇게 알려 달라‘고 했다.”
피해는 학생의 몫
◇학위수여식을 진행하는 중부대학교(사진=바람아시아)
오늘(12일) 오후 중부대학교 학위수여식에 들렀다. 졸업식에 참석한 09학번 C씨는 “학교는 우리 학과를 비롯한 22개 학과를 캠퍼스 이전 대상으로서 계속 홍보했다. 때문에 내 후배 과반수의 집이 수도권이다. 그런데 이제 와 말을 바꾸는 학교에 대한 후배들의 배신감이 크다”고 말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교육부 주장대로 신입생만 고양 캠퍼스로 가는 경우, 더 곤란하다. 수업을 맡을 교수의 숫자는 그대로인데, 학생은 고양과 금산으로 뿔뿔이 흩어지는 꼴이다. 교수 일부는 일찌감치 고양 캠퍼스 근처에 방을 구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고양시에서 진행하는 수업을 온라인으로 들어야 한다더라’는 말이 돈다. 그에 “이럴 거면 사이버 대학을 갔지 여길 왜 왔냐”는 볼멘소리가 따라 붙는다.
◇중부대 한 구석, 교수회와 직원노조의 성명서(사진=바람아시아)
학교 측은 지금도 마땅한 대책을 내지 못한 채, “다음주 교육부와 협의한 내용을 발표한다, 그때까지 좀 기다려 달라”고 한다. 학생이 지는 피해의 몫은 지금도 계속 커지고 있다.
서종민 기자 www.baram.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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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