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빈 국립 폭스오퍼 심포니 신년음악회가 지난 1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을 찾은 이들 공연팀은 희망과 꿈의 메시지가 담긴 곡들을 엄선해 연주하며 새해를 맞는 관객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용기를 불어넣었다.
아르떼TV·뉴스토마토 공동주최로 진행된 이날 콘서트에는 비엔나 레퍼토리 권위자인 지휘자 루돌프 비블와 빈 국립 폭스오퍼 심포니 오케스트라, 소프라노 안드레아 로스트, 테너 메자드 몬타제리, SVOP 발레앙상블이 함께 하며 왈츠와 아리아, 발레가 어우러진 정통 비엔나 신년음악회 분위기를 연출했다.
(사진제공=아르떼TV)
1부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곡들로 꾸며졌다. 콘서트의 포문을 연 것은 오페레타 <박쥐> 서곡이었다. 첫 곡부터 루돌프 비블은 86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활력 있는 지휘로 관객의 귀를 사로잡았다. 지휘자의 열정적인 어깨 몸짓, 손 동작에 따라 폭넓은 음색을 빚어내는 오케스트라의 모습에 청중은 초반부터 아낌 없는 박수로 화답했다.
계속해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진행되는 가운데 SVOP 발레 앙상블은 ‘들뜬 마음’ 폴카 Op.319, 비엔나 숲 속 이야기 왈츠Op.325 등에서 재치 있는 안무를 시연했다. 때로는 순박한 시골의 연인으로, 때로는 숲 속에서 튀어나온 요정과 같은 모습으로 변신하며 다양한 변신을 꾀한 무용수들 덕분에 공연장에서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발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소프라노 안드레아 로스트와 테너 메자드 몬타제리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오페레타 <베니스의 하룻밤> 중 안니나와 카라멜로의 듀엣곡인 ‘아름다운 베니스여’에서 안드레아 로스트의 풍부한 표현력은 빛을 발했다. 성량과 연기력으로 무장한 리릭 소프라노의 연주는 단 한 곡만으로도 관객들을 극 중 인물들의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에 몰입하도록 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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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후 이어진 2부는 프란츠 레하르의 오페레타 <미소의 나라> 서곡, 오페레타 <쥬디타> 중 ‘친구여,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다네’, 레하르의 오페레타 <쥬디타> 중 ‘푸른 여름밤처럼 아름다운’, 그리고 에머리히 칼만의 오페레타 <마리차 백작부인> 중 ‘집시 바이올린 연주를 들으면’,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도나우 강의 아가씨 Op.427, 뉴 피치카토 폴카 Op.449,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왈츠 Op.314 등으로 구성됐다.
슈트라우스의 곡들로만 구성된 1부와 달리 이국적인 소재들을 다룬 작곡가의 곡을 섞은 덕분에 2부에서는 보다 역동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성악가들과 발레앙상블의 다채로운 연기는 물론이고, 오케스트라 단원 일부도 중간에 악기를 놓고 노래를 하는 등 자유분방하고 유쾌한 설정에 힘입어 관객과 무대가 하나되는 모습이었다.
이번 연주회는 고령인 루돌프 비블의 마지막 아시아 투어이기도 하다. 부드럽고 여린 감성을 담은 연주에서부터 웅장하고 화려한 연주에 이르기까지, 비블은 폭넓은 비엔나 레퍼토리를 독특한 개성으로 소화해내며 국내 관객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했다.
또 이날 공연은 오페라와 뮤지컬을 잇는 과도기적 음악형식인 '오페레타' 음악들 위주로 꾸며진 까닭에 가족 단위 관객들도 부담 없이 즐기는 모습이었다. 정해진 프로그램 외에도 앙코르 곡이 세 곡이나 이어졌고, 노장의 뜨거운 열정에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비엔나 정통 신년음악회를 아쉽게 놓친 이들을 위해 이날 공연은 오는 구정에 즈음해 아르떼TV로 다시 한 번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제공=아르떼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