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음 (사진제공=MBC)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배우 황정음의 입에서 떨어지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아슬아슬했다. '저렇게 말해도 되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표현은 거침이 없었다.
MBC 새 수목드라마가 <킬미힐미>가 '배우 지성을 위한 드라마'라고 강하게 말한 것부터 남자친구와의 현재 분위기, 과거 <골든타임>을 연출한 권석장 PD에 대한 애정어린 불만, 선배 배우 이선균에 대한 아쉬움까지 황정음의 발언은 하나 같이 강했다.
5일 오후 2시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새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황정음은 거침 없는 입담으로 취재진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킬미 힐미>는 지성을 위한 드라마"
<킬미 힐미>는 다중인격장애를 가진 재벌 3세의 이야기를 다룬다. 총 7명의 서로 다른 인격이 차도현(지성 분)의 몸 속에 존재한다. 지성은 성격이 날카로운 인물부터, 여자, 어린 아이, 구수한 시골청년까지 색다른 인물 7명에 기존 인물인 차도현까지 소화해야한다.
이 때문에 이 드라마는 지성을 위한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만큼 존재감이 크고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날 하이라이트 영상이 끝난 뒤 기자간담회에서 한 기자는 지성을 제외한 배우들에게 "이 드라마가 지성을 위한 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 다른 배우들은 어떻게 존재감을 낼 것이냐"고 질문했다.
오민석과 박서준은 자신의 역할을 설명하면서 존재감을 내비칠 것이라는 답을 내놨다.
이에 대해 지성은 "저의 원맨쇼가 된다면 단순한 드라마가 될 것이다. 저와 함께 하는 배우들이 함께 살지 않으면 차도현도 빛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성의 말이 끝나자 황정음은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거침없이 말을 이어나갔다.
"작품이 잘 되려면 누구 하나의 힘으로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비밀>에서 나와 지성 오빠가 잘했기 때문에 잘 된 것이 아니라 모두가 잘했기 때문에 잘 된 것이다. 이 드라마가 지성 오빠를 위한 드라마가 맞다. 여기서 내가 욕심을 부리면 드라마가 망가진다. 여기 있는 배우들이 모두 지성 오빠를 팍팍 밀어주기로 했다. 캐릭터가 좋고 연기도 정말 잘하고 감독님도 욕심이 많으셔서 기분 좋게 촬영하고 있다. 드라마에서 돋보이기 위해 연기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자신을 향한 칭찬이 섞인 황정음의 발언에 지성은 "황정음이 칭찬을 잘해준다. 같이 연기하는 동료들에게 힘을 받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남자친구랑 헤어질 때 됐다"
지성과 황정음은 KBS2 드라마 <비밀>에서 연기를 한지 약 1년여만에 다시 재회했다. 당시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엄청난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 외적으로도 두 사람은 각별한 친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두 사람의 훌륭한 호흡에 지성의 아내 이보영과 황정음의 오랜 남자친구인 김용준이 질투를 하지 않냐는 질문이 있었다.
이에 대해 지성은 이보영이 잠자는 시간대를 옮겨 자신이 집에 들어가는 새벽에 잠을 자지 않고, 도시락을 차려준다는 내조에 대한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꺼내놨다.
분위기가 화기애애지는 상황에 황정음은 강한 멘트로 취재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황정음은 "난 싸웠다. 연락 안 하고 있다. 진짜다. (답변에 웃는 기자들을 보며)난 우울한데 왜 웃는 거냐. 남자친구에 대해서는 그게 다다. 헤어질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농담같지 않은 농담에 한동안 취재지도 어리둥절할 정도였다.
"왜 싸웠냐"는 질문에 황정음은 "촬영 하느라 힘들고 감기도 걸려서 레스토랑 하나만 예약 좀 해달라고 했는데, 예약이 안 됐었다. 그래서 '집어치워라'고 말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권석장 감독님 때문에 힘들었다"
이날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는 배우들이 과거 힘들었던 시기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오갔다.
먼저 지성은 32살 때 군대를 다녀오고 새 출발을 할 때가 가장 크게 고민이 됐고, 흔들리던 시기였다고 토로했다.
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황정음은 <골든타임>을 하던 때가 가장 힘들었었다고 말했다.
황정음은 "그 때는 내가 왜 이렇게 힘들어야 하는지 정말 속상했다. 살면서 내게 이렇게 힘든 상황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결국 지나고나니 내겐 굉장히 값진 시간이었다. 좋은 작품을 하면 적당히 배우는데 힘든 작품을 정말 많이 배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말에 취재진은 "뭐 때문에 그렇게 힘들었었냐"고 재차 질문했다. 황정음은 가볍게 표정을 구기며 "(권석장) 감독님 때문이죠"라고 말했다. 배우가 감독을 비판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자리에 있던 기자들은 '헉' 소리를 내며 당황했다.
"감독님이 안 챙겨줬어요. 다른 감독님들은 저를 예쁘게 대해주시고 어떻게 다루는지 아시는데 권 감독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어요. 지금 김진만 PD님도 그렇게 불편하게는 안 해주세요."
최근 MBC에서 퇴사한 권석장 PD는 <여우야 뭐하니>, <파스타>, <마이 프린세스>, <골든타임> 등 MBC 내에서 수 많은 히트작을 낳은 PD로 통한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여배우 조련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여배우에게 잘대해주지 않는 감독으로도 통한다. 하지만 권 PD와의 작업 이후에 대다수의 여배우들이 연기적으로 크게 성장했다는 의견이 돌 정도로 능력이 탁월한 PD다.
황정음은 "권 PD님은 저에게 연기를 할 때 '왜'라는 질문을 준 감독님이다. 그 전에는 그냥 열심히만 하는 연기자였다면 권 감독님을 만난 이후로 연기를 할 때 생각하는 연기자가 된 것 같다"고 수습했다.
권석장 PD에 대한 불만은 <골든타임> 당시 호흡을 맞췄던 이선균에게도 이어졌다.
황정음은 "선균 오빠도 까칠한 스타일이다. 연기자로서는 정말 좋은 선배인데, 제 연기가 마음에 안 드셨는지 지적을 많이 했었다"며 "지금 보니 내가 선균 오빠처럼 연기 지적을 하고 있더라"라며 "지금 생각해보면 다 고마운 사람들이다"라고 웃어보였다.
황정음의 이야기를 다 들은 지성은 "내가 정음이를 오랫동안 본 결과 정음이는 정말 솔직하고 맑은 아이다. 작품을 하면서도 계산하고 가식적으로 다가오지 않으니까 신뢰감도 생길 수 있었다. 정음이가 그런 마음으로 한 얘기니까 잘 좀 봐달라"고 말해 취재진을 웃게 만들었다.
한편 지성과 황정음이 출연하는 <킬미 힐미>는 오는 7일 오후 11시에 첫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