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리 (사진제공=MBC)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2014 MBC 연기대상에서 배우 이유리가 대상을 수상했다. 예상된 결과다. <왔다! 장보리>에서 그가 연기한 연민정은 화제성과 이슈면에서 정점에 달했다. 타이틀롤이었던 오연서보다 이유리가 연기한 연민정의 행동 하나 하나가 관심사였다. "연민정을 욕하면서 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유리의 입지는 대단했다.
더불어 최근 조사기관 갤럽에서는 이유리가 전지현에 이어 국내에서 영향력 있는 여배우 2위라고 내놨다. 그간 이유리가 톱스타 반열은 아니엇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상은 이유리가 받는 것이 당연했다.
이슈와 화제성 뿐 아니라 연기적인 면에서도 이유리는 훌륭했다. 그가 연기한 연민정은 납득할 수 없는 행동과 인간이라면 할 수 있는 온갖 패악질을 일삼은 캐릭터다. 그 안에서 이유리는 혼신의 연기를 통해 동정심을 이끌어냈다. 그야말로 입체적인 악역을 만들어냈다. 이유리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이 드라마가 이만큼 인기가 높았을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게 당연할 정도로 그의 연기는 훌륭했다.
또 이유리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그가 얼마나 훌륭한 연기를 해왔는지 충분히 납득된다. <왔다! 장보리>에서만 연기를 잘한 이유리가 아니다. 이번 드라마를 계기로 이름값을 크게 높였을 뿐이다.
위의 이유로만 놓고 보자면 이유리의 대상은 충분히 납득이 간다. "받을 사람이 받았다"라는 대다수 네티즌의 의견도 이해가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씁쓸함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그 이유는 <왔다! 장보리>가 소위 말하는 막장드라마였기 때문이다. 막장드라마는 사건과 사건 사이의 떨어지는 개연성, 출생의 비밀의 극단화, 우연의 남발, 비상식적인 캐릭터, 왜곡된 가족관계 등 다양한 문제점을 노출시킨 드라마를 일컫는다. 이유리가 출연한 <왔다! 장보리>는 여러 이유를 놓고 봤을 때 막장드라마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드라마는 아니다.
그간 MBC는 일일드라마와 주말드라마에는 꼭 막장드라마를 배치했다. 지난해 <백년의 유산>, <금 나와라 뚝딱>, <오로라 공주>를 비롯해 올해에도 <압구정 백야>, <빛나는 로맨스> 등 막장드라마의 기준에 해당하는 드라마들을 줄곧 내놨다.
한 방송 관계자는 "MBC가 일주일 내내 막장드라마로 뒤덮는 것을 보면, 경쟁사로서는 그 유혹을 쉽게 떨쳐내기 힘들다. 드라마의 질적 하락을 감수하고라도 일단 살고보자는 의미에서 같이 막장을 내놓을 수 있다. 그러면 다시 또 국내 드라마의 수준이 떨어질 것이다"고 지적했다.
인기가 있다고 해서 좋은 작품이라는 것은 아니다. <왔다! 장보리>를 한국을 대표하는 드라마로 어느 누가 내세울 수 있겠나.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이유리의 대상이 MBC의 막장드라마 정책에 날개를 달아주는 게 아닐까 걱정된다.
이유리가 대상을 받은 것에는 이견이 없다. 그만큼 훌륭한 연기자고 뛰어난 연기를 펼쳤다. 다만 뛰어난 연기력에 편승한 막장드라마가 브라운관에서 활개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