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SF영화를 통해 삶의 의미부터 죽음에 이르는 가장 근본적인 철학적 문제를 다뤘다. <프랑켄슈타인>에서는 부조리와 삶의 의미를, <매트릭스>에선 '우리는 무엇을 확신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터미네이터>에서는 마음과 육체를 바라보는 이원론과 유물론, <토탈 리콜>과 <6번째 날>에서는 기억과 인격 동일성의 문제를 고찰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을 통해 자유의지를 사유하고, <할로우 맨>과 <인디펜던스데이>, <에일리언>, <반지의 제왕>에선 도덕을 논했다. <스타워즈> 편은 선과 악을, <블레이드 러너>에 이르러선 죽음을 얘기한다.
책은 SF영화와 철학자의 사상을 연계해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친 것이 아니다. 영화에서 찾은 질문을 시작으로 철학적 물음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저자가 "이 책에서 발견한 논증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그것을 멋지게 박살 낼 방안을 궁리해낼 수 있다면 당신은 비로소 철학자가 되는 것"이라고 썼으나, 박살 내기는커녕 저자의 상당히 긴 논증을 따라가다 보면 지칠 수도 있겠다. 영화를 소재로 한 책인지 까맣게 잊을 만큼. '길을 못 찾겠다고 느낄 때' 삶과 죽음을 논하는 이 책을 통해 삶의 의미를 고찰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을 이유 중 하나다.
"일평생 학생으로 남는 것은 스승에 대한 졸렬한 보답이다."
"우리는 자신에 관해 말하는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이해한다. 비트겐슈타인이 말한 대로, 그런 이야기들이 서로 맞아떨어지지 않을 때, 우리는 더 이상 길을 못 찾겠다고 느끼게 된다. 철학함이란 숲 속에서 길을 잃는 것과 같다. 철학자의 과제는 빠져나갈 길을 찾는 것이다."
"소용돌이를 소용돌이로 결정짓는 것은 바로 강물의 흐름이다. 우리를 둘러싼 역사의 조류가 우리를 만들어낸다."
"공포는 등골 휘는 중노동이 아니라, 그 노동의 완전한 공허함에서 나온다."
"우리의 삶은 삶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바로 그것을 성취하는 데 실패하거나, 아직 성취하지 않은
상태일 때에만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우리 자신의 것이라 할 수 없는 시시한 목표들을 성취하려는 시도가 이런 삶을 지배하게되는데,
실은 이런 목표들은 단지 우리에 의해서건 우리 자식들에 의해서건 그 자체를 반복하는 데 지나지 않는 것들만을 겨냥할 뿐이다."
"데카르트는 당신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상 당신이 있다는 것을 자동으로 보장해준다고 보았다."
"오늘의 당신과 내일의 당신을 같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당신의 기억이다."
"당신은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헤라클레이토스"
"나는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의 경우에, 우리가 밖에서 보면 도저히 가질 수 없는 것을 안에서는 갖고 싶어 하며 또 실제 가졌다고 간주하는 상황이라고 확신한다."
"신에게 호소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도덕적 이유를 타산적 이유로 바꿔놓는다. 나는 그것이 우리가 도덕적이어야 할 유일한 이유라고 믿는 사람들이 정말로 무섭다. 만약, 신이 없다면 우리는 이런 식으로 도덕적 이유를 타산적 이유로 만들 수 없게 된다. 이 의문에 답하는 한 가지 방법은 기본적으로 그 신을 사회로 대체하는 것이다."
"에일리언들이 우리보다 더 나쁜가? 내 생각엔 정반대다. 만일 우리가 에일리언들을 비뚤어진 사악한 생명체로 생각한다면, 아마도 우리는 거울을 들여다보아야 할 것이다. 나는 이것이 SF영화의 가장 큰 미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