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국제전문기자가 분석하고 전망한 글로벌 뉴스입니다. 한 주 동안의 핵심 글로벌 이슈를 총 정리해 보여드립니다.>
경기침체를 우려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완화정책 기조가 전 세계 경제에 온기를 불어넣어줬다. 이런 가운데 앞서 돈 풀기를 중단한 미국은 홀로 탄탄한 경제를 과시했다. 하지만 퍼거슨시에 불어닥친 흑인 폭동으로 경제 면에서 이룬 성과는 조금 뒷전으로 밀렸다.
■미국
▶잘 나가는 美경제..GDP 성장률 '방긋'
미국 경제의 견고한 성장세가 다시 한번 입증됐다. 지난 2개(2~3)분기 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2%로 2003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3분기 수정치도 잠정치에서 상향 조정됐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활성화돼 경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과 직결되는 기름값이 하락세를 이어간 데다 미국 고용 시장까지 호전되면서 구매력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국인들의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점에서도 금융위기 이후 허리띠를 졸라 매던 소비자들이 심리적으로 디플레이션 압박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이번주 추수감사절 연휴를 시작으로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이 막을 올림에 따라 당분간 미국 경제의 강한 펀더멘털은 훼손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소매협회에 따르면, 올 11~12월 기업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 GDP 성장률 변동 추이 및 부문별 기여도(자료=로이터통신)
▶퍼거슨 소요사태 일파만파.. 약탈·방화·살인 '무법천지'
이번주 미국은 미주리주 퍼거슨시의 폭력 시위 사태로 혼란을 겪었다.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이 흑인 청년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백인 경관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퍼거슨시 소요 사태가 미 전역으로 확대된 것. 일부 시위자들은 약탈과 방화 등을 일삼았고, 이번 사태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살인 사건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퍼거슨시 폭동은 범법 행위"라며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7일 추수감사절을 기점으로 퍼거슨시 소요 사태가 차츰 진정되는 양상을 띄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 내 각종 흑인 인권 단체들의 항의 시위는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프라이데이 본격 개막..소비자 지갑 열린다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28일을 기점으로 미국 최대 할인 행사 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됐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때보다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유가 급락에 소비 심리가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앞서 컨설팅업체 엑센츄어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5%가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행사에서 물건을 구매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지난해의 38%에 비해 높아진 것이다.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강한 기대감은 고용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블랙프라이데이에 미국 연간 소비의 20% 가량이 이뤄져 이 기간 기업들의 재정상태가 크게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소매협회는 올 연말 유통업계의 고용자수가 8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 시총 7000억달러 돌파..팀 쿡 리더십 재조명
스티브 잡스 그늘에 가려졌던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능력이 재조명됐다. 쿡 CEO가 취임한 지 불과 3년여 만에 애플의 시가총액을 장중 한때 7000억달러 위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애플의 시총 700억달러 돌파는 S&P500 상장사들 가운데 최초로, 이는 잡스의 디자인 철학을 깨고 대화면 아이폰을 출시한 쿡 CEO의 사업 전략이 대성공을 거두었음을 입증했다. 올해만 50% 가량 오른 애플의 주가는 앞으로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아직 18배 수준에 지나지 않는데다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 애플워치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다는게 그 이유다. 파이퍼제프레이와 에버코어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의 내년 목표 주가를 135달러로 제시했다. 이들의 전망이 현실화되면 애플의 시총은 8000억달러에 달하게 된다.
◇애플 주가 차트(자료=야후파이낸스)
■유럽
▶이란 핵협상 타결 시한 내년 7월로 재연장
12년간 진행된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 간의 핵협상 타결 시한이 내년 7월1일까지로 미뤄졌다. 이란에 허용할 우라늄 농축 원심분리기 수와 이란 경제제재 해제 방법·시기 등이 집중 논의됐지만 이란과 주요 6개국 간의 의견 일치가 끝내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재 해제 방식과 관련해 이란은 핵 협상과 동시에 즉각 해제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단계적으로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핵협상이 결렬되는 파국이 빚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핵 협상 실패가 중동 지역 정세에 미칠 파장을 협상 당사국들이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핵 협상 결렬로 미국 외교와 이란 경제가 입게 될 피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OPEC 감산 보류..국제유가 붕괴 가시화
국제유가 붕괴가 가시화되고 있다. 27일 런던 ICE 선물 시장에서 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72.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에 기록한 연고점에 비해 무려 34%나 낮은 수준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WTI) 원유 가격도 이날 전자 거래 시장에서 69.05달러로 4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기구(OPEC)가 공식 산유 쿼터를 하루 3000만배럴로 그대로 유지키로 한 것이 유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감산 보류 결정에는 글로벌 원유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더 이상 시장 조정의 짐을 혼자 감당하지 않겠다는 OPEC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 등의 걸프만 국가들은 OPEC 감산 조치에 앞서 미국의 셰일 오일 개발 붐이 먼저 꺾이기를 희망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이러한 미·중동 간의 싸움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WTI의 추가 하락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월가에서는 WTI가 배럴당 35달러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유가 하락으로 수혜를 보는 나라들도 있다. 바로 주요 원유 수입국인 아시아 신흥국가들이다. 유가 하락은 또 여유 지출을 할만한 여력이 늘어나는 소비자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한다.
◇브렌트유 차트(자료=인베스팅닷컴)
▶유로존 디플레 우려 고조..ECB 국채 매입 기대감 '솔솔'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CB의 빅토르 콘스탄치오 부총재와 크리스티앙 노이어 정책위원까지 지난주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시사한 국채 매입을 옹호하고 나섰다. 특히, 콘스탄치오 부총재는 현행 커버드본드·자산유동화증권 매입 등이 충분치 않다고 증명되면 내년 1분기 국채 매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시기와도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ECB 내에서 국채 매입 의지가 커진 가장 큰 이유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14개월 연속 ECB 목표치 2%의 절반에 못 미치며 추가 부양 압박을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유로존이 2008년 이후 세 번째 경기 침체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고, 앞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채 매입을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않다. 자칫 유로존 재정취약국의 빚 의존도를 높이는 후폭풍을 몰고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
▶중국 증시 '기지개'..후강퉁에 금리 인하 소식까지
중국 주식 시장에 글로벌 유동성이 몰려들고 있다. 후강퉁(상하이·홍콩 거래소 간 주식 교차거래) 시행 호재에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는 반가운 소식까지 더해진 영향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21일 2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1년 만기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를 각각 25bp, 40bp 내렸다. 이에 상하이종합지수는 7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펼쳤고, 급기야 일본을 제치고 달러 기준 시가총액 세계 2위 자리에 올라섰다. 그럼에도 중국 증시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점에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상하이종합지수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2.5배로 일본 토픽스지수의 15.9배를 밑돌고 있다. 중국 증시는 이번주 3년 3개월 만에 2600선을 돌파한 강한 기세를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상하이종합지수가 올 연말 3000선을 가뿐히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상하이종합지수 차트(자료=야후파이낸스)
▶중국·일본 대지진 공포 확산.."대지진 전조"
중국과 일본에 대지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2일 일본 나가노현과 중국 쓰촨성에서 모두 규모 6이 넘는 강진이 잇따라 발생한 뒤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쓰촨성에서는 강진 발생 이후 겨우 사흘 만에 규모 5.8의 지진이 또 다시 일어나 주민들을 큰 공포에 떨게 했다. 강진이 발생한 두 지역 모두 지진 다발지역이라는 점에서 대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추측이 잇따르고 있다. 만일 두 지역의 지질판에 쌓인 에너지가 한번에 터지게 되면 규모 7~8의 대지진이 일어나 한반도 역시 영향권 안에 들어갈 수 있다.
▶일본 디플레 우려 '여전'..증세·유가 하락 탓
일본이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훌훌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10월 근원 CPI 상승률은 2.9%를 기록, 3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일단 지난 4월 이뤄진 1차 소비세 인상(5→8%) 충격이 일본 정부의 경기 회복 노력에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했다. 유가 하락도 일본 정부의 디플레이션 탈출 목표에 큰 복병으로 등장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 역시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근원 CPI 상승률이 1%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언급하고 나섰다. CPI가 1% 아래로 떨어질 일은 없다고 호언장담했던 그가 입장을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BOJ가 추가 경기 부양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졌다.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BOJ가 이미 지난달 한 차례 행동에 나선 만큼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본 뒤 내년께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CPI 변동 추이(자료=인베스팅닷컴)
조윤경 국제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