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김성주 한국적십자사 총재가 국정감사 불출석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적십자사 총재직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김 총재는 27일 국회 복지위 한국적십자사 국감장에 출석해 "제가 공인이 되어 본 적 없이 기업인으로 살다 보니 짧은 생각이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공인의 모습으로 태어나 의원님들의 지도를 받아 성숙해지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지난 23일 국감 불출석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복지위 위원들 대부분은 감사 시작에 앞서 김 총재의 국감 불출석에 유감을 표명했다. 김 총재는 "불찰이다. 죄송하다"는 뜻을 연신 밝혔다.
이날 복지위에서는 임명 당시부터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쌓였던 김 총재에 대한 자질 관련 질의가 이어졌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은 "국제적십자운동 7가지 기본원칙 중 '중립'과 관련 종교적 편향성을 보이고 정치적 중립성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있다. 또 대선 선대위원장 출신이고 보은인사 비판을 받고 있으니 '독립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총재는 "우려하실 수 있다. 하지만 봉사가 아니었으면 총재직을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7가지 정신에 부합되는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 총재가 취임 후 적십자사 간부회의에 본인의 회사인 성주그룹 비서가 배석했다는 사실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복지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김성주 의원은 김 총재 임명 과정에서 불거진 보은 인사 논란 내용을 전한 뒤 "적십자사 총재가 되고 난 다음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10월 8일 간부회의에 성주그룹 비서가 배석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성주그룹 측 인사는 적십자사에 인사자료, 병원 운영 상황, 혈액 사업 내부 자료를 요구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재는 이에 "(회의에) 한 사람이 들어왔다. 미숙한 불찰이었다고 생각한다. 제가 손이 좀 달려서 부탁했고 시정하겠다"며 즉시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또 일제 식민지 지배, 진셍 쿠키, 여성 정신혁명 등 과거 구설수에 올랐던 발언들에 대해 "문맥을 읽어보면 절대 그런 뜻이 아니다"라면서도 "정말 자유인이며 기업인으로 또 젊다 보니까 욱하는 과격 발언을 했던 점에 대해 죄송하고 어떤 분이라도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면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사과의 뜻을 거듭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는 적십자사 운영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와 당부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박윤옥 의원은 "제가 보는 적십자사는 풍요로움에 젖어 비대한 조직과 방만한 경영, 국민을 위한 척하지만 전형적인 공공기관이 된 것 같다"며 적십자사의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박 의원은 "월드비전이나 굿네이버스는 모금활동을 적극적으로 한다. 기부자들이 낸 성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피드백도 빠르다"면서 "적십자비 예산 약 7000억원 중 인건비와 관리비가 31%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저도 밖에서는 똑같이 생각했지만 150명 본사 직원이 수십 가지 일을 하고 있었다. 기업가 이론으로 어떻게 유기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할지 외부 기관의 도움도 받고 임직원의 사기를 잘 북돋아 일당백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개선 의지를 밝혔다.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은 헌혈 과정에서 쓰이는 것으로 발암, 생식기장애를 유발시킬 수 있는 프탈레이트 성분이 포함된 채혈세트와 혈액세트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 총재는 그동안 많은 기관의 임명 요청을 거절했지만 적십자사 총재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국제정치학을 공부해서 그럴지 몰라도 급변할 수 있는 한반도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비정치적 채널로 대북교류의 길을 터서 급변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있었다"며 남북 교류 협력 사업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이어 무보수 명예직인 총재 수행에 지급되는 활동비 역시 "어떤 보수도 받지 않고 한 분이라도 더 취약계층에 있는 분들이 혜택받도록 할 것"이라며 기부 의사를 밝혔다.
◇김성주 한국적십자사 총재가 27일 국회 복지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