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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자는 평등하다"..'세계 문자 서울 선언' 발표
'세계문자심포지아2014'
입력 : 2014-10-26 오후 1:27:30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문자를 주제로 한 국제행사 ‘세계문자심포지아 2014’에서 이번 심포지아의 꽃인 '세계 문자 서울 선언'이 발표됐다.
 
사단법인 세계문자연구소 공동대표인 유재원 한국외대 교수와 임옥상 화백은 심포지아 전체 프로그램 중 '제1회 국제학술대회'가 마무리되는 26일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 5층 강연장에서 세계화 추세 속 인류 문명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문자생태계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세계 문자 서울 선언'을 낭독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유네스코(UNESCO)가 천명했던 ‘문화 다양성 선언(2001)’의 정신을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마련됐다. 주최 측인 세계문자연구소는 향후 국제기구로 발돋움해 언어 소멸을 막고 소수 언어를 보호하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세계문자연구소와 세종문화회관, 서울 종로구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세계문자심포지아 2014'는 오는 11월 2일까지 10일간 서울 세종문화회관 일대에서 진행된다. 다음은 '세계 문자 서울 선언' 전문. 
 
<세계 문자 서울 선언>
 
세계문자연구소
 
문자는 말과 생각, 그리고 세계를 범주화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상징 체계로서 세계의 문화 다양성을 지키고 살리기 위한 정신의 핵심이다. 문화의 고유성과 다양성은 세계의 여러 인간 공동체의 역사적 차이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는 글로써만 가능하고, 글은 그것을 적을 수 있는 문자가 있을 때만 생겨날 수 있다.
 
모든 이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간직한 문자로써 자신의 작품을 창조하고 보급하고, 마음껏 의사소통을 하며, 교육을 받거나 가르칠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문자 생태계는 세계적 소통의 극대화를 이상으로 삼는 세계화로 말미암아 강대국의 언어로 획일화될 위협을 맞고 있다. 문자는 인간이 자기를 표현하는 존엄한 수단이다. 따라서 한 개인이나 공동체가 자신의 문자를 빼앗기게 되면 사회적 참여에 크게 제한을 받는 등, 여러 권리 침해를 당할 뿐 아니라 문화적 표현력과 창조성, 그리고 생활의 활동성까지 크게 움츠려 들게 된다. 이런 점에서 문자를 빼앗는 것은 인간성의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다. 반대로 문자 다양성의 보존은 인권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상징이다.
 
각 민족은 자신들의 고유한 문자를 이용하여 각기 독특한 문명을 이루고 있기에, 문자의 다양성의 보존은 문명 다양성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또 모든 문자는 자신이 만든 문명에 대하여 고유 가치를 지니기에, 더 우수한 문자도, 더 저열한 문자도 없다.
 
그런 까닭으로 문자의 다양성이 보장되는 건강한 문자 생태계를 살리는 일은 모든 민족의 사람들에게 개인적인 행복한 삶의 바탕일 뿐 아니라, 사회 생활에 적극적인 참여와 공적 활동을 보장함으로써 인류 전체의 발전 토대가 되며, 도덕의 고양을 가능하게 한다.
 
다양한 세계 문자들이 균형과 적절한 비율로 조화를 이룬 건강한 문자 생태계를 살리는 일은 인권과 개인적인 행복한 삶의 바탕일 뿐 아니라, 인류 전체 발전과 창조성의 토대다. 따라서 건강한 문자 생태계를 만들고 가꾸는 일은 인류 모두에게 중요할뿐더러 반드시 노력해야 할 의무이자 권리다.
 
이에 우리는 문자의 건전한 생태계 보존이 사람의 존엄한 삶의 바탕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문자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인류가 다음과 같은 점들을 지켜야 한다고 선언(宣言)한다.
 
1. 모든 문자는 평등하다.
 
2. 모든 사람은 자신들의 고유 문자로써 글을 읽고 쓸 수 있어야 하고, 문자 선택에서 강제와 억압 또는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하여 각국 정부는 국민들의 문자 선택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함은 물론, 국민들이 선택한 문자를 보존하고 발전시켜야 하며, 모든 언어 영역, 즉 생활어와 공공어, 문학어와 학문어 그리고 기술어 등에서 그 문자에 대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3. 각국 정부는 일상 생활은 물론, 정치, 경제, 문화, 학문, 예술 등의 모든 분야에서 유통되는 글, 책, 자료, 콘텐츠와 같은 모든 기록물들을 자국 국민들이 자유롭게 읽고 쓸 수 있는 문자로 적도록 지도하고 지원해야 한다.
 
4. 각국 정부와 세계 시민 모두는 각국의 문자가 소멸 위기로부터 벗어나 언어의 다양한 층위에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함께 돕고 서로 연대(連帶)해 나가야 한다.
 
5. 각국 정부는 문자의 생명력을 좌우하는 학문을 그 민족의 고유 문자로 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6. 이를 위해 각국 정부는 제 나라 문자 사용을 장려하고, 낱말의 수를 풍부하게 하며, 사전편찬이나 문법의 체계화 등을 적극 지원해야 하며, 무엇보다 국민 모두가 학문 문맹(文盲)에서 벗어나도록 ‘제 나라말로 학문하기’를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7. 각국 정부와 전 세계의 지식인은 개발도상국의 번역 사업(학문, 문학, 기술 분야 등)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도와야 한다.
 
세계문자연구소는 오늘 서울에서 열린 ‘2014 세계문자심포지아’에서 문자 다양성과 건강한 생태계 지키기가 인권의 밑바탕이자 문화 다양성의 기초이며, 인류 지식의 발전과 창조성의 토대가 된다는 점을 선언하면서 위 7개 선언문(宣言文)에 대한 결의(決意)을 다진다.
 
2014년 10월 26일 일요일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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