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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이 된 막장 '장보리', 이유리가 아니었다면 가능했을까?
입력 : 2014-10-13 오후 3:09:10
◇이유리 (사진제공=MBC)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이번 연민정은 다른 악역이랑 좀 많이 달라요. 유쾌한 면도 그렇고 대놓고 거짓말을 하고 연극성 성격장애처럼 관심을 받으려고 하는 점도 달라요."
 
지난 4월 1일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이하 <장보리>) 제작발표회에서 이유리가 한 말이다. 이 때까지만 해도 <장보리>가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으며 종영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유리가 이렇게까지 최고의 악녀가 될 지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금껏 이유리가 다양한 작품을 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비주얼에서 선한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엄마가 뿔났다>에서는 누구보다도 착한 얼굴로 기태영과 아름다운 사랑을 그려낸 그다. 하지만 이번에는 같은 얼굴로 독기를 품은 표정을 들고 나와 역대급 악녀의 인상을 남겼다.
 
이유리는 리얼하고 표독스러운 눈빛과 함께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는 가족까지 차갑게 내던지며 '암유발녀'라는 자극적인 별명까지 얻어냈다. 반면 마음 한 켠의 죄책감도 드러냈다. 양딸의 신분으로 겨우 입지를 유지하던 연민정이 궁지에 몰려 복수를 당할 때는 애잔한 감정도 느끼게 했다.
 
시청자들은 이유리의 연기력에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도를 넘은 악녀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낸 점과 작가가 구상한 표독스러우면서도 애잔한 악녀를 완벽히 구현해냈다는 평가다.
 
지난 12일 6개월간 복잡하고 깊었던 감정의 소용돌이가 마무리되면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장보리로 시작했지만 끝은 연민정이 맺은 <장보리>. 아마 이유리의 폭발적인 연기력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사랑받는 드라마가 되진 못했을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장보리>가 막장드라마라는 것. 개연성은 떨어지고 자극적인 감정으로만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신선하고 기발한 내용보다는 출생의 비밀이나 복수와 같은 진부한 패턴으로 배우들의 연기력에만 의지한채 흘러간 드라마다. 이유리를 포함해 오연서, 김지훈, 안내상, 김혜옥 같은 배우들이 아니었다면 <장보리>는 '명품 막장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까.
 
이유리는 그간 일일드라마와 주말드라마 위주로 작품활동을 해왔다. 미니시리즈에 나온 것도 꽤나 오래 전이다. 타겟층 특성상 일일과 주말드라마의 경우 비교적 평일 드라마에 비해 '막장류'의 드라마가 많다. 이번 <장보리>를 통해 김혜옥, 안내상 등 엄청난 아우라를 지닌 선배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은 기를 보여준 이유리. 더이상 '명품' 막장드라마가 아닌 '명품드라마'에서 만나길 고대해본다.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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