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73·사진)의 사망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이 유 회장의 사망이 타살에 의한 것이 아니며 사망시점은 6월2일 이전이 유력하다고 19일 최종 결론을 내렸다.
한 달여에 걸친 수사에도 사망경위에 대한 뚜렷한 단서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유 회장 사망사건은 영구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백승호 전남경찰청장은 이날 순천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수사본부 조사 결과 유 회장의 사망이 범죄에 의한 것으로 판단할 단서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 청장은 "유병언의 의복류에 대한 손상흔과 충격흔 감정 결과 예리한 도구 또는 둔기 등에 의한 손상은 없었다"며 "타격 등 외부 충격시 발견되는 섬유 손상이나 잠재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사본부는 지난달 23일부터 2회에 걸친 부검, 법의학·법곤충학·생태환경 분석, 주요장소 정밀감식과 함께 피의자 조사, 송치재 인근 주민과 버스기사, 자영업자 등 1400여명에 대한 탐문 수사를 벌이고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또 경찰은 변사체에서 채취한 DNA와 지문, 치아정보 등이 유 회장의 것과 일치해 송치재 인근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자가 유 회장이 맞다고 재확인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고려대학교, 전북지방경찰청 등에 법곤충학 기법을 통한 실험·분석을 의뢰한 결과 유 회장이 6월2일 이전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수사본부는 "독극물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배제됐고 이상탈의 현상을 토대로 저체온사로 판단한 전문가도 있으나 정확한 사인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강신몽 카톨릭대 법의학 교수 등은 유 회장 변사체의 양말과 신발이 벗겨져 있는 것을 두고 저체온에 빠질 때 일어나는 이상탈의 현상이라며 저체온사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고려대 생태환경공학과 강병화 명예교수는 변사체에 눌려 있는 풀과 주변 풀 이삭 상태 등을 고려할 때 변사체는 발견 시점으로부터 10일~1개월 이내에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변사자의 의류와 천가방 등 소지품, 현장 주변에서 발견한 생수병, 별장 압수품 등을 국과수에서 정밀분석한 결과에서도 타살의 단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변사자 발견 지점에 있던 천가방 안의 소주병 주입구, 점퍼에 있던 스쿠알렌 병 주입구, 별장에서 압수한 스쿠알렌 빈병, 막걸리병 등에서도 유 회장의 DNA가 추가 검출됐다.
수사본부는 이어 유 회장의 측근과 금수원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와 차량이동, 통신 내역 등을 조사했으나 이들이 5월25일 이후 유 회장과 접촉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금수원신도들의 조직적 도피조력은 없었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평소에도 적은 양의 식사를 해왔지만 순천 별장으로 이동한 이후에는 하루에 종이컵 3분의 1분량으로 2끼를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백 청장은 "지난 6월 12일 변사체 발견 당시 유병언과의 연관성을 가지고 면밀히 조사했으면 사건의 실체 파악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점에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향후 경찰은 순천경찰서에 수사전담팀 체제를 유지하며 새로운 제보나 단서를 중심으로 사실규명을 위한 수사를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