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어린이용 의류와 장난감 등에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유해물질이 많이 사용됐고 기능상 불량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불량 수입제품에 대한 검역관리를 강화하고 안전기준을 높이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정부가 적발하거나 소비자가 신고한 어린이 공산품의 위해 사례는 매년 수만건에 이른다.
우선 소비자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10세 미만 어린이와 관련한 위해 신고사례는 2만1971건으로 전체 신고의 33.6%로 전체 연령층 중 가장 많았다. 신고내용도 ▲충돌·충격 ▲화학적 영향 ▲찔림 등 불량품과 유해물질 사용에 따른 피해가 전체의 66.2%나 됐다.
또 기술표준원이 월 1회 실시하는 불량품 리콜조치 건수를 보면, 올해 상반기 의류와 장난감, 학용품 등의 리콜 건수는 총 56건으로 한달에 10건 이상 불량품이 적발됐다.
정부가 직접 적발한 불량품들을 보면 유해물질 사용 상태와 불량률이 심각한 상황이다.
표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데이즈社가 만든 필통에는 내분비계 장애물질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의 300배를 넘었고, 신이랜드社의 시소에서는 납이 기준량의 200배를 초과했다. 카드뮴이 들어간 장난감과 알레르기성 염료로 옷을 만든 곳도 있었다.
◇국가기술표준원에 의해 리콜조치된 아동 의류(사진=국가기술표준원)
국산 공산품 못지 않게 수입 제품도 문제가 많은데 특히 저가의 중국산·베트남산은 국산보다 유해물질 사용량이 더 많고 제품의 강도 등 내구성도 국산보다 훨씬 취약했다.
이런데도 제품포장 등에 유해물질 경고문을 붙이거나 사용상 주의점을 표시한 업체는 드물었다. 어린이나 부모가 제품의 위해성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물건을 사는 셈이다.
이에 정부가 불량품 척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불량품을 적발했을 때 매장에서 제품을 수거하고 불량품을 제작·판매한 업체로 하여금 소비자에 제품을 교환·환불해주고 있지만 사후약방문식에 불과하다는 것.
환경정의 관계자는 "중금속은 발암물질이고 어린이 성장과 학습에 악영향을 준다"며 "정부가 불량품 감독에 적극이지 않으면 소비자가 알아서 조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수입산 불량품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주요 불량제품 제조사에 대해서는 수입 때부터 품질관리 강화해 수입을 아예 차단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관계부처 간 협업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며, 집중관리대상 품목을 지정해 별도의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유해물질 관리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아동용 섬유제품 중 7세~8세 남아용 청바지와 셔츠 등 40개 제품의 화학적 안전성, 물리적 특성, 가격, 표시사항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며 "유·아동용 제품에 대한 화학성분 안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모든 섬유제품에 대하 일괄규제가 어렵다면 최소한 유·아동용 섬유제품에 대한 적극적인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