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세계 에볼라출혈열 사망자가 1000명에 육박하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질병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적고 출입국자 검역을 강화하겠다며 국민에게 안심하라고 당부했지만 여기저기 허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정부가 말만 앞세우지 말고 실효성 있는 검역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전국 국립검역소장들을 소집해 '에볼라출혈열 검역태세 점검회의'를 열고 에볼라 바이러스 검역대책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명목상 정부의 검역태세 전반을 점검하는 차원이지만, 실제로는 최근 정부가 에볼라출혈열 대책에서 빈틈을 보인데 대해 기강을 잡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문 장관은 우선 최근 보건당국이 에볼라출혈열이 발생한 라이베리아에서 한달간 체류했다가 귀국한 한국인 3명의 입국동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일에 유감을 표시했다.
문 장관은 검역소장들에게 "에볼라출혈열 관리 대상으로 관리받아야할 분들이 누락된 것은 유감"이라며 "'괜찮겠지', '설마 한 사람 쯤이야'라는 자세에서 대형 사고가 터지는 만큼 조금의 빈틈이라도 생기지 않게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전국의 모든 검역소에서 기니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 등 4개국으로부터 에볼라출혈열 의심환자가 입국한 상황을 가정한 모의훈련을 하도록 지시했다.
아울러 정부는 아프리카 직항편 입국자와 서아프리카 4개국을 경유한 여행객 등은 공항·항만 입국 때부터 검역신고서를 확인하고 잠복기(21일) 동안 추적조사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의 대책 마련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유행병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는 에볼라출혈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너무 안일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에볼라출혈열에 대한 정부는 입장은 이 질병의 전파력이 약하고 서아프리카 일대에서만 생겼다는 점에서 출입국 관리만 잘 하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인데, 일단 '잠복기 동안 감염되지 않는다'는 정부의 주장에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잠복기 감염 여부는 아직 확인이 안 됐다는 것이지 절대 감염이 안 된다는 게 아니다"며 "정부가 더 자세히 조사해야 하지 않고 잠복기에 무조건 안 된다고 발표한 것은 성급했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용익 의원도 "뉴스를 보면 의료인력의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비율이 높은데 이들이 감염예방 수칙을 몰라서 바이러스에 걸린 게 아닐 것"이라며 "다른 수단을 통한 감염도 염두에 두고 질병에 대해 조사하고 정확한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베리아에서 입국한 한국인 검역에 구멍이 생긴 점에서 드러났듯 정부의 출입국 관리는 해외로 나가는 사람이 기니 등으로 간다고 밝히거나 이곳에서 비행기·배를 타고 들어오는 사람만 관리하는 수동적 방식이라서 에서 언제든 구멍이 생길 우려가 다분하다.
더불어 정부가 기니 등에 있는 외교인력과 교민을 통해 에볼라출혈열 정보·동향을 파악하는 게 아니라 WHO와 미국 등의 정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정부는 8월 초에 이미 나이지리아에서 에볼라 환자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했으면서도 일주일이 지난 후 나이지리아 라고스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고 다음 주 중에야 검역관을 현지로 파견하겠다고 밝혀, 정부의 대응이 한발 늦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10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립인천공항검역소에서 전국 검역소장들을 소집해 '에볼라출혈열 검역태세 점검회의를 열고 있다.(사진=보건복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