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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젊은 극단들, 뭉치니 힘..<화학작용-선돌편>
입력 : 2014-08-10 오후 4:27:17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젊은 연극인들로 구성된 연극단체 20개팀과 선돌극장이 공동기획한 연극 프로그램 <화학작용-선돌편>이 어느덧 6주 차에 접어들었다.
 
올해 처음 시도됐지만 공연계와 관객 모두의 눈길을 끄는 데 꽤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공연마다 편차는 있지만 대부분의 공연이 객석의 80% 이상을 채우며 성황리에 막을 내리고 있다.
 
제비뽑기를 통해 묶인 두세 팀이 한 주씩 맡아 공연을 펼치고 있는 중인데 사실 공연 하나하나를 보면 완성도가 들쭉날쭉하고, 서로 묶여 공연되는 이유가 불분명하다는 단점도 눈에 띈다. 그러나 호응도를 보면 일단 대중은 젊은 창작자들의 움직임을 관심 있게 지켜보자는 쪽에 아무래도 무게를 실어주고 있는 듯하다.
 
모토는 젊은 연출가들의 최소단위 협업, 민간극단과 민간극장 간 협업모델 개발 등이다. 무엇보다도, 자금력 부족으로 연극할 기회를 얻기 힘든 20~30대 연극인들이 공공의 지원을 그저 기다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나서 공연 올릴 방법을 찾기 위해 뭉쳤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프로젝트를 처음 주도한 것은 극단 서울괴담, 극단 여행자, 극단 걸판, 극단 A.N.D Theater, 극단 청년단, 김보경 PD 등이 모인 집단 '서울프로젝트'다.
 
서울프로젝트는 알음알음으로 참여극단 수를 20개까지 늘렸고 여기에 선돌극장 측이 힘을 보탰다. 선돌극장 측은 통상적으로 공연 비수기에 해당하는 여름, 대관료 무료 조건으로 20개 극단에 흔쾌히 총 9주의 시간을 내줬다.
 
서로 뭉치면서 일으킨 여러가지 시너지 현상이 눈에 띈다. 아직 유명세를 얻지 못한 소규모 젊은 극단에서 특히 취약한 부분 중 하나는 홍보다. 그런데 여러 극단이 함께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따로 떨어져 있을 때보다 주목도가 확연히 높아졌다. 또 고질적 문제인 스태프 섭외도 자연스레 해결된 면이 있다. '유명한 선생님 작품'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극단들은 스태프 기근현상에 시달리곤 하는데 이번 프로젝트에서 극단들은 서로 간 필요한 스태프를 공유함으로써 이런 애로사항을 비켜나갔다.
 
이들 극단의 상당수는 30대가 차지하고 있다. 창작에 깊이와 설득력을 더해야 한다는 숙제, 또 지속가능한 창작 시스템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숙제를 동시에 짊어지고 있는 연령대다.
 
이번 프로그램의 기획과 관련해 극단 청년단의 민새롬 연출가는 "창작자이면서도 극단의 대표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라며 "개인의 미학적 성취 외에 어떻게 하면 지원금에 종속되지 않으면서 작업을 지속가능하게 유지할 것인가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제 첫 해 시도인 만큼 여러모로 미흡하지만 부족하나마 시도해 보는 게 지원금만 바라보며 컴퓨터 마우스 클릭하는 시간보다는 건강하다는 게 이들 대부분의 공통된 의식이다.
 
제도권 외에 돌파구를 찾기 위해 모인 20개 극단은 ▲극단 낭만유랑단 ▲극단 모호 ▲극단 자전거날다 ▲창작집단 LAS ▲극단 골목길 ▲구자혜 ▲극단 여행자 극단 A.N.D Theater ▲극단 문 ▲이연주 ▲극단 창세 ▲극단 청년단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 ▲극단 사니너머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 ▲극단 서울괴담 ▲극단 친구네옥상 ▲극단 연미 ▲극단 떼아르뜨르 리퀘르 ▲극단 화린 등이다.
 
'혜화동 1번지 동인' 이후 연극계에서 이렇다 할 동인제가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등장한 이들인 만큼, 올해 이후 이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다음 행보를 내딛을 지에 관심이 모인다. 앞으로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하기 위해, "작품으로 먼저 관객을 만나기보다 또 다른 세력화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결국 작품으로 관객과 정면 승부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9주 차까지 진행될 이번 기획프로그램은 일단 오는 8월31일로 막을 내린다.
 
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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