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 네. 그렇습니다. 뚜렷하고 구체적이지 않은 내용들이 대부분인데 피부에 와닿을리 있겠나. 큰 틀의 근본적 문제 해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정부의 대대적인 자본시장 개혁의 첫발인 만큼 보다 과감한 결단이 아쉽다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앵커 : 지난달였는데요. 금융위원회가 700가지도 넘는 금융규제를 완화해주겠다고 발표했는데, 그 안에 구체적인 해결책이 빠졌다는 얘긴가요.
기자 : 네. 위축된 시장에서 증권사에 직접적 수혜를 줄 것으로 기대됐던 장내외 파생상품 활성화와 투자자예탁금의 예금 보험료 제외, 대체거래소 시장 점유율 규제완화 같은 내용이 빠졌는데요. 기대 만큼 아쉬움도 크다는 게 업계 입장입니다. 여기에 금융권역 경계허물기로 금융투자업계가 손해만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증권사가 가진 금융상품 판매채널을 은행과 보험에 다 뺏기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까지 더해진 겁니다.
앵커 : 통상 금융투자업계는 은행이나 보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자 취급을 받아온 게 사실인데요. 이번 제도적 장치 마련에 있어서도 소외됐다는 건가요.
기자 : 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산업 경계허물기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풀기로 하면서 업계가 이런 속앓이를 하게 됐습니다. 이른바 금융산업 겸업화가 현실이 되면서 업권간의 경쟁은 불가피하겠지만 결과는 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은행이 금융시장을 전부 장악해버리는 결과가 예상된다는 거죠. 앞서 장기운용수익보다 안정성이 강조된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권이 독보적인 시장 우위를 차지하면서 은행 보험 증권 순으로 파이가 극명하게 갈렸던 점이 그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 그런가 하면 파생상품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금융당국과 업계 간의 시각차만 드러냈다구요?
기자 : 금융위원회는 최근 장내파생시장에서 개인투자자 자격의 장벽을 높이는 한편, 전문투자자 참여 확대의 일환으로 은행이 직접 국채나 외환 파생상품 자기매매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은행들이 과거 선물사를 통해 거래하던 데서 벗어나 직접매매를 하게 돼 증권사나 선물사 수익이 그만큼 줄어들게 됐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거래가 위축된 선물사 입장에서는 영업환경이 더 악화됐다며 불만감을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가장 최근 발표된 6월 파생상품 발전방안을 놓고는 업계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는 목소리가 큽니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진입장벽을 높였다는 데 대해 업계와 전문가들은 '지나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 실질적인 자구책 마련이 시급해 보이는데요. 중소형 증권사들도 이에 못지 않은 불만이 있다구요?
기자 : 네. 정부의 증권업을 바라보는 프레임 자체가 수익, 구조조정, 구조개편 체제로 가닥 잡히면서 경쟁구도 개편에 따라 중소형사와 일부 외국계 탈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어섭니다. 침체된 증권업을 살리기 위한 정책 당국의 정책 방향에 맞춰 업계에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지만, 중소 증권사들은 정책 수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호소합니다. 영업용순자본비율, NCR의 산정기준이 개편된데 이어 대형사들을 위한 정책이 이어진 터라 중소형사들의 박탈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대형사와 유사한 수익구조로는 경쟁체제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지적에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그것 만으로는 현실상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 어떤 과제가 우선적으로 다뤄져야 할지도 짚어주시죠.
기자 : 전문가들은 국내 중소형사도 특화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상향식(Bottom Up)'으로 오히려 정책 요구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기업정책실장은 "금융투자산업 특성상 중소형사의 요구를 모두 파악하기에는 전문성이 부족하고, 업계도 정책 트렌드에 맞춰 거시적인 면에서 역할을 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대형사와 같은 수익구조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현실이라고 보고 구체적 비즈니스 모델을 당국에 상향식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업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금융투자협회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질 것이란 설명입니다.
앵커 : 마지막으로 자본시장의 한축으로 성장한 국내 사모펀드 시장의 입장을 살펴보니 일단은 긍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구요?
기자 : 국내 도입된지 올해 꼭 10년을 맞은 사모펀드 시장은 금융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편인데요. 새 정부 출범 이후 수차례 나온 관련 규제 완화 방침에 시장 기대감이 고조된 상탭니다. 그동안 지원사격을 받아도 모자랄 판에 규제가 족쇄 역할을 한 측면이 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토종 사모펀드가 여전히 외국계 자본에 대항마로 거듭나기엔 걸림돌이 적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이 때문에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현실적인 조치가 더욱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