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를 재통합하기 위한 통합산은 합병위원회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합병의 최대 쟁점이 두 기관의 조직 개편과 인력 운용 방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합병위원회에 사측 임원들만 포함돼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산은법 개정안 통과된 이후 구성된 통합산은 합병위는 이달 초 첫 회의를 시작으로 법률 및 제도, 조직 및 인사, 전산인프라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합병위에는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위원장을 비롯해 나성대 정책금융공사 이사, 구동현 산은금융지주 부사장, 이대현 산업은행 부행장 등 통합기관에서 추천한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통합 과정에서 의견을 공정하게 수렴하기 위해 각 기관에서 추천한 인사를 포함시켰으나 조직개편, 인사 등 운용방안을 논의하는 합병위에 사측 임원들만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병 논의사항 가운데 직급조정, 인사 등 인력 부분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특히 산은과 정금공은 2009년 분리된 후 5년 동안 떨어져 지내면서 같이 일을 시작한 동기들 사이에서도 직급 차이가 발생한다.
정금공이 새로 만들어진 조직이다 보니 정금공으로 넘어간 산은 직원들은 승진이 빨랐다. 직급 조정 없이 통합될 경우 산은 직원 입장에서는 정금공으로 갔던 입사동기가 직급이 더 높은 상사로 올 수도 있다.
여기에 산은법 개정안에는 합병과정에서 정금공 직원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명시해놓고 있다. 이런 이유로 산은 직원들은 정금공과의 통합으로 인해 역차별을 받게 될까 우려하고 있다.
정금공 직원들의 불안감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조직이 해체되다보니 합병 후 산은에 가더라도 지점을 맴돌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래의 불안감은 퇴사로 이어지기도 했다. (☞관련기사 :
"산은에 내 자리 있겠나"..정금공 퇴사자 줄이어)
상황은 이런데 산은과 정금공 직원들의 입장을 들어줄 창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합병위가 사측 임원들로만 구성된 데다 양 노동조합들도 '마찰 일으키지 말자'는 사측의 분위기에 동조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직원 처우와 급여를 논의하는 자리에 사측 임원들만 있다"며 "관료 출신이거나 다음 자리를 알아보고 있는 임원들이 일개 직원들의 직급 조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합병위는 통합산은 출범과 관련해 부대의견 이행여부를 국회에 수시로 보고하기로 돼 있다"며 "괜히 잡음을 일으켰다가는 국회에 불려나가기 때문에 최대한 조용하게 속도를 내려는 것"이라고 했다.
합병위를 주도하는 금융위원회, 산업은행 등은 산은법 개정안을 준수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다. 합병위 관계자는 "조직 개편 외에도 대외채권자 보호절차 등 추진하는 일이 많다"며 "산은법 개정안의 내용대로 직원들의 인사에 불이익이 가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합병위원회는 명목상 각 사를 대표하는 위원들로 구성될 뿐"이라며 "합병위 산하에 산은, 산은지주 및 정금공에 각각 설치된 통합추진단이 실무작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추진단 간의 이견을 조정하는 운영협의회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