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하고 있는 축구대표팀. ⓒNews1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축구대표팀(이하 대표팀)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을 시작으로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8회 연속 세계 무대에 나선다.
축구 강국으로 불리는 브라질(20회), 독일(15회), 이탈리아(13회), 아르헨티나(10회), 스페인(9회)에 이어 6번째 기록이다.
그러나 대표팀은 이런 기록을 세우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겪었다. 잇따른 감독 교체와 우려 섞인 시선이 대표팀을 흔들었다.
당연한 것처럼 여겼던 월드컵 진출도 어려울 뻔했다. 홍명보 감독 부임과 그 이후에도 여러 잡음이 나왔다. "독이 든 성배"라는 대표팀 감독을 빗댄 말이 나오기도 했다.
여러 외부의 시끄러운 일들을 겪으면서도 홍명보호는 지난 8일 월드컵 최종 명단 23명을 발표했다. 예정보다 빨리 최종 명단을 공개했다.
외부 목소리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홍 감독의 의지다.
◇우여곡절 많았던 '홍명보호'의 지난 1년
◇(가운데) 홍명보 감독과 (왼쪽) 김태영 코치. ⓒNews1
대표팀은 2011년 12월 조광래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으며 위기를 맞았다. 이를 대신해 최강희(전북) 감독이 월드컵 최종 예선까지만 이끌겠다고 선언하며 지휘봉을 잡았다.
카타르, 레바논, 우즈베키스탄까지 이어지는 막판 피 말리는 최종 예선에서 대표팀은 가까스로 2승1무를 거뒀다. 축구 팬들사이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던 월드컵 출전권이 힘들게 대표팀 손에 들어왔다.
최강희 감독이 약속대로 물러나자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6월27일 홍명보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외국인 감독을 포함해 여러 감독의 이름이 오르내렸으나 협회는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대표팀을 맡은 직후 홍 감독은 기성용(스완지시티)의 'SNS(소셜네트워크) 사건'을 겪었다. 기성용이 자신의 비밀 SNS 계정에 올린 글이 공개되면서 한국 축구는 또 한 번 격랑에 휩싸였다.
홍 감독은 빠르게 SNS 파문을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기성용은 기자회견에서 축구계와 팬들에게 사과했다.
이후에는 '박주영 선발' 논란이 이어졌다. 지난해 말부터는 대표팀을 은퇴한 '박지성 복귀설'도 터졌다.
결국 홍 감독은 "소속팀에서 뛰는 선수를 선발하겠다"는 원칙을 스스로 거스르며 박주영(아스널)을 불러들였다. 언론과 팬들의 비판에 홍 감독은 "원칙을 깼다"고 인정했다.
반면 박지성은 홍 감독의 면담 끝에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지난 1월 전지훈련은 훈련 자체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대표팀은 1월 미국 전지훈련에서 대패를 당했다. 주로 국내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된 당시 대표팀은 멕시코(0-4)와 미국(0-2)에게 완패했다. 코스타리카에게 1-0 승리를 따냈으나 초라한 성적을 거두며 '전지훈련 무용론'에 휩싸이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 또한 당시 "대표팀의 80%는 이미 구성했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 위주로 팀을 개편할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 3월6일 그리스전에서는 박주영이 복귀하자마자 골을 터뜨리며 홍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여기에 손흥민(레버쿠젠)의 쐐기골까지 더해졌다. 사실상 대표팀의 윤곽은 이때부터 그려졌다. 박주영을 향한 비판적인 여론도 조금은 잠잠해졌다.
지난달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와 평가전을 마친 대표팀은 본격적인 밑그림을 그렸다. 김진수(니가타)의 부상이 예상보다 심각해 예비 명단에 있던 박주호(마인츠)를 다시 불렀다.
이제 홍명보 감독의 목표는 '부상 방지'다. 대표팀은 6월10일 가나와 평가전을 마지막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어떤 선수들이 브라질에 가나?
◇(왼쪽부터) 박주영, 홍명보 감독, 기성용. 사진은 지난 12일 파주NFC 훈련 모습. ⓒNews1
대표팀의 기본 골격은 '2012 런던올림픽의 재구성'이다. 당시 동메달의 주역들 12명이 포함됐다. 최종 명단 23명 중 12명이면 절반을 넘는 셈이다.
최종 명단 발표 직후 일부에서는 박주호, 이명주(포항), 남태희(레퀴야)의 탈락을 빗대 "홍명보 감독이 의리로 선수들을 뽑았다"는 비난도 일었다. 박주호가 다시 이름을 올렸지만 이명주와 남태희를 두고 아쉬워 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선수 선발은 감독 고유의 권한"이라는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어쨌든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선수들을 갖고 무게감 있게 팀을 이끌겠다는 홍 감독의 의중만은 확고하다.
이번 대표팀은 역대 최장신(약 184.04cm)을 자랑한다. 평균 나이도 약 25.9세로 역대 대표팀 중 가장 젊다. 표면적으로는 체격과 체력에서 그 어느 대표팀보다 앞설 것으로 예측된다.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도 가장 많다. 골키퍼 3명 정성룡(수원), 김승규(울산), 이범영(부산)과 이근호(상주), 김신욱, 이용(이상 울산)을 제외하면 모두 유럽, 일본, 중국, 중동 등에서 뛰고 있다.
◇각 포지션별로 살펴보면?
◇대표팀의 지난 21일 경기도 파주NFC 훈련 모습. ⓒNews1
홍명보 감독은 포지션별 2명의 선수를 뽑았다.
주전 골키퍼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최근에는 정성룡이 다소 앞서는 모습이다. 정성룡은 한때 깊은 부진에 빠졌으나 경험 면에서 김승규, 이범영보다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김승규의 순발력과 이범영의 페널티킥 선방 능력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정성룡이 중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김승규의 깜짝 선발 가능성도 높다. 이범영은 승부차기에서 회심의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
수비수는 중앙이 공고하다. 김영권(광저우)과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의 출전이 유력하다. 곽태휘(알힐랄)와 황석호(요코하마)는 교체 투입 확률이 높다.
양쪽 풀백은 비교적 경쟁이 심하다.
왼쪽에는 윤석영(퀸즈파크레인저스)과 박주호가 경합 중이다. 오른쪽에는 이용과 김창수(가시와)가 주전 자리를 노리고 있다. 홍명보 감독의 특성상 빠른 공수전환을 기본으로 하므로 체력을 고려해 많은 교체가 나올 자리다.
미드필더는 기성용, 이청용(볼튼), 손흥민에게 무게가 실린다.
한국영(쇼난)과 박종우(광저우부리)는 중앙에서 좀 더 수비적인 역할을 맡을 것이다. 김보경(카디프시티)은 중앙과 측면에 관계없이 창의적인 역할을 주문받을 가능성이 높다. 공수 균형을 잘 맞추는 하대성(베이징궈안)은 기성용과 같은 위치에서 뛸 전망이다.
전방 공격수부터 측면 미드필더까지 소화 가능한 지동원(도르트문트)은 일단 미드필더로 분류돼 있다. 뚜껑을 열어봐야 그 역할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선수로는 지동원이 꼽힌다.
공격수는 박주영이 중용될 전망이다.
여기에 구자철(마인츠)이 처진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김신욱은 상대 수비에 따라 교체 투입될 수 있다. 이근호는 처진 스트라이커와 측면을 오갈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원스트라이커 체제에서 때에 따라 두 명의 스트라이커를 일렬로 배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예상 가능한 포메이션은?
◇브라질월드컵에 나설 축구대표팀의 예상 가능한 4-2-3-1 포메이션. 상황에 따라 구자철(이근호)이 위로 올라가 일렬로 두 명의 공격수가 배치될 수도 있다. 이 경우 4-4-2 포메이션으로 전환 가능하다. (그래픽=임정혁 기자, FOOTBALLUSER.COM 활용)
대표팀의 예상 가능한 기본 포메이션은 4-2-3-1이다. 홍명보 감독은 출범 이후 줄곧 이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사용해왔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대표팀의 기본 골격도 4-2-3-1이었다. 이 때문에 한 축구 관계자는 "전술적 변화에서 조금 소극적인 부분도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최근 유럽 축구를 살펴보면 상대에 대한 맞춤 전술이 유행이다. 이런 부분에서 홍명보호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주로 중계한 한준희 해설위원은 "메인 포메이션과 더불어 또 다른 포메이션을 잘 쓰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표팀의 또 다른 포메이션으로는 4-3-3이 나올 수도 있다. 이 경우 대표팀 내 가장 공격력이 좋은 손흥민과 이청용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에 다소 부담이 따를 수 있지만 적극적인 득점을 위해선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포메이션이다. 이 경우 상황에 따라 왼쪽 미드필더까지 소화 가능한 박주호의 선발 출전도 유력해진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나올 수 있는 축구대표팀의 4-3-3 포메이션 예상도. (그래픽=임정혁 기자, FOOTBALLUSER.COM 활용)
다만 포메이션은 그 자체로 전술적 특징을 지니지는 않는다. 경기 중에 얼마든지 상황에 맞는 선수 배치로 변할 수 있다.
튀니지전에서 대표팀은 중간 중간 공격수 2명이 나란히 서는 4-4-2 포메이션으로 변하기도 했다. '조직력'이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기에 남은 기간 홍명보 감독은 이 부분을 보완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H조에 속했다. 16강 진출을 위해 러시아와 1차전에서 최소 비겨야 한다. 이후 알제리를 꺾고 벨기에와 무승부를 거두면 1승2무 이상을 기록할 수 있다. 이 경우 승점 5점을 확보해 비교적 무난하게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은 조 추첨 이후 "팬들이 많은 기대를 하는 것 같다. 조 추첨을 통해 희망을 보신 것 같다"며 "희망을 현실로 바꿔야 하는 만큼 하루하루 희망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브라질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명.
▲골키퍼 = 정성룡(수원) 김승규(울산) 이범영(부산)
▲수비수 = 박주호(마인츠) 황석호(요코하마) 홍정호(아우쿠스부르크) 곽태휘(알 힐랄) 이용(울산) 김창수(가시와) 윤석영(퀸즈파크레인저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미드필더 = 기성용(스완지시티) 한국영(쇼난) 하대성(베이징 궈안) 박종우(광저우부리) 김보경(카디프시티) 이청용(볼튼) 지동원(도르트문트) 손흥민(레버쿠젠)
▲공격수 = 구자철(마인츠) 이근호(상주) 박주영(왓포드) 김신욱(울산)
◇지난달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 평가전에서 슈팅하고 있는 손흥민.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