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2집 앨범 '시즌2'를 발표한 그룹 인피니트. (사진=울림 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인피니트가 두 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21일 발매된 이 앨범의 제목은 ‘시즌2’(Season2)인데요. “지금까지의 활동이 시즌1이라면 이제부터의 활동은 시즌2다. 새로운 시작을 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소속사인 울림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SM C&C에 합병된 이후 처음으로 발매하는 정규 앨범이라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수 활동의 제 2막을 연 인피니트. 그 첫 걸음인 2집 앨범을 통해 어떤 변화를 보여줬는지 살펴볼까요?
사실 인피니트가 이번 앨범을 통해 상상 이상의 엄청난 결과물을 보여줬다고 말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파격적인 변신도 없습니다. 대신 기존의 색깔을 적절히 유지하면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매력적인 변신을 했습니다.
타이틀곡은 2번 트랙에 실린 ‘라스트 로미오’(Last Romeo)입니다. “이 세상 마지막 로맨티시스트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은 곡입니다.
데뷔 5년차인 인피니트는 지난 2010년 데뷔한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어왔습니다. 다른 보이 그룹들과 차별화된 자신만의 색깔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90년대 댄스곡을 연상시키는 멜로디 위주의 노래, 다이내믹한 곡의 분위기, 매력적인 목소리가 돋보이는 고음 파트, 멤버들이 하나가 된 것처럼 안무를 선보이는 '칼군무' 등이 인피니트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특징은 인피니트의 히트곡인 '내꺼하자', '추격자', 'Man in love'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죠. 그리고 이 곡들의 공통점은 바로 작곡가 팀인 스윗튠이 만든 노래라는 겁니다. 인피니트는 신곡 '라스트 로미오'를 통해서도 스윗튠과 호흡을 맞췄습니다. 지난 21일 열린 쇼케이스에서 멤버 우현은 스윗튠과의 작업에 대해 ‘의리’ 때문이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는데요, 또 다른 멤버 호야의 말처럼 스윗튠이 인피니트가 가진 목소리의 매력을 가장 잘 살린다는 점에서 꾸준히 함께 작업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라스트 로미오’는 앞서 언급한 인피니트의 색깔을 그대로 보여주는 곡입니다. 대신 밴드 사운드를 강조해 좀 더 풍성한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변화가 있네요. 기계음의 비중을 줄였다는 점에서 기존의 노래들에 비해 좀 더 넓은 연령대의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앨범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멤버의 솔로곡이나 유닛 그룹의 노래들이 앨범에 포함됐다는 점인데요. 리드 보컬 성규의 솔로곡인 'Light'가 6번 트랙에 실렸습니다.
성규는 지난 2012년 솔로 앨범을 발표하면서 솔로 가수로서의 경쟁력을 이미 보여줬었죠. 솔로 활동 당시 성규는 타이틀곡이었던 '60초'를 통해 세련된 모던록 장르를 선보였습니다. 'Light'는 사랑하는 여인을 눈부신 빛에 비유해 표현한 곡인데요. '60초'에서 담백하면서도 시원시원한 창법을 선보였던 성규는 'Light'를 통해선 감미로운 목소리를 뽐냅니다.
인피니트의 또 다른 보컬인 우현의 솔로곡 '눈을 감으면'은 12번 트랙에 있습니다. 우현 역시 지난 3월 샤이니의 키와 함께 투하트란 그룹을 결성해 보컬 실력을 뽐냈었는데요. '눈을 감으면'은 우현의 감성적인 보컬을 감상할 수 있는 차분한 발라드곡입니다.
7번 트랙엔 동우와 호야로 구성된 인피니트의 힙합 유닛인 인피니트H의 노래 'Alone'이 담겨 있습니다. 인피니트H는 지난해 초 'Fly High'란 앨범을 내고 활동을 했었죠. 힙합신의 톱클래스 랩퍼들과 비교를 하면 물론 부족한 부분이 보이긴 하지만, 아이돌로선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랩핑을 보여줍니다. 동우와 호야는 'Alone'의 작사에 직접 참여했습니다.
◇지난해 초 인피니트H의 앨범을 발매했던 호야(왼쪽)와 동우. (사진=울림 엔터테인먼트)
11번 트랙엔 인피니트F의 노래 '미치겠어'가 실렸습니다. 성열, 성종, 엘 등 팀의 '막내 라인'들로 구성된 유닛인데요. '미치겠어'는 경쾌한 멜로디의 노래입니다. 멤버들의 귀여우면서도 순수한 매력을 잘 살렸다는 느낌을 줍니다.
3번 트랙의 'Follow Me'와 4번 트랙의 '로시난테', 5번 트랙의 '숨 좀 쉬자'는 조금씩 다른방식으로 인피니트의 매력을 보여줍니다. 'Follow Me'는 경쾌하면서도 부드러운 멜로디가 눈에 띄고, '로시난테'는 강렬한 느낌이 인상적입니다. 'Follow Me'에서 소년과 같은 매력을 보여주는 인피니트는 '로시난테'에선 카리스마 있는 남자로 변신합니다. '숨 좀 쉬자'는 펑키한 느낌을 주는 곡인데요.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끄는 신스 사운드가 인상적이네요.
8번 트랙의 'Memories'와 9번 트랙의 '나란 사람'은 인피니트가 댄스 음악만 하는 그저 그런 아이돌 그룹이 아니란 점을 보여주는 곡들입니다. 인피니트는 밴드 사운드가 돋보이는 'Memories'를 통해 서툴렀던 풋사랑에 대한 느낌을 표현해냈습니다. 보컬의 강약 조절이 필요한 노래를 썩 잘 소화해냈네요. 잊혀지지 않는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록발라드곡인 '나란 사람'을 통해선 성숙한 보컬 실력을 보여줍니다. 인피니트가 어느 정도의 보컬 실력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분들이 있다면 '나란 사람'을 추천합니다.
10번 트랙의 'Reflex'와 13번 트랙의 '소나기'는 댄스 트랙입니다. 'Reflex'는 디스코풍의 신나는 댄스곡이고, '소나기'는 웅장한 느낌을 주는 스트링이 인상적인 노래입니다. 고음 파트를 콕콕 찌르는 듯한 멤버들의 보컬이 매력적이네요. 대중적인 멜로디를 갖고 있고, 인피니트가 가진 남성적인 매력을 잘 보여주는 노래들이란 점에서 타이틀곡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인피니트의 2집 앨범엔 전체적으로 다양한 곡들이 실렸습니다. 그리고 인피니트가 이번 앨범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흔적이 그대로 담겨 있네요. 멤버들은 이번 앨범 작업을 위해 녹음실에 거의 살다시피 하면서 약 40곡의 녹음을 했고, 그 중에 13곡을 이번 앨범에 실었다고 하는데요. 다음 앨범을 통해선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집니다. 멤버 성규는 '시즌2' 앨범을 낸 인피니트의 현재 모습을 "소년과 남자의 경계"라고 표현을 했는데요.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경험했던 음악적 고민과 노력들이 인피니트의 성장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인피니트 정규 2집 'Season2'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남자가 되기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