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삼포 세대. 연애와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우울한 자화상이다. 경제학이 짝 찾기를 자의든 타의든 포기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미국 스탠퍼드경영대학원 경제학과에서 교수로 일하는 폴 오이어가 펴낸 '짝찾기 경제학'은 탐색, 신호, 역선택, 빈말, 통계적 차별, 두터운 시장, 네트워크 외부효과 등 미시경제학의 10가지 개념을 활용해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짝 찾는 과정을 설명한다.

우선 탐색이론을 살펴보자. 책에 따르면 1960년대 태어난 사람이 천생연분을 찾을 확률은 50%다. 문제는 225만년이 걸린다는 점이다. 최고의 짝을 찾으려면 그만큼 탐색 비용이 든다는 것. 소개팅을 100번 더 하면 좋은 짝을 찾을 확률이 높아지겠지만, 시간과 돈이 훨씬 더 많이 날아간다는 얘기다. 그래서 "어느 시점에서는 탐색을 중단하고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당신처럼 매력적인 사람도 짝이 없고 뛰어난 구직자가 직장을 못 찾으며 좋은 집이 팔리지 않는 이유는 뭘까. 완벽한 짝, 직장, 집을 찾기 위해 수요와 공급 모두가 시간을 무한정 쓸 수는 없다. 효용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그래서 <섹스앤더시티>의 미란다 홉스가 "난 속옷에 똥 묻히는 남자랑 살고 있어"라고 말했는지도 모른다. 탐색의 결과가 똥 묻어 있는 남자라니 안타깝지만, 고민이 되면 그 짝을 포기한 때를 가정해보란다. 물론 탐색 과정 자체에서 효용을 느낀다면 중단하지 않아도 된다. 아인슈타인도 백수 시절이 길었다.
신호를 과감하게 보내라.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경제학 개념은 신호이론이다. 지난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마이클 스펜서가 고안한 것이다. 잘 모르는 사람과 데이트를 해보면 돈을 많이 벌고 다정다감하며 가정환경이 평온하다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 빈말이다. 과장해야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물건을 파는 기업의 마케팅이나 표를 얻으려는 정치인의 공약, 구직자의 자소설(자기소개서+소설)과 비슷하다. 이런 빈말이 성공하려면 그것이 진심이라고 신호를 보내라는 설명이다. 예컨대 돈을 잘 번다고 얘기했다면 첫 데이트 때 돈을 많이 써서 진정성을 증명하는 식이다.
책은 온라인 사이트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짝을 찾는 법이라고 해도 될 내용을 경제학으로 요리했다. 짝을 찾으려면 내가 원하는 유형의 상대가 많은 곳으로 가라는 조언을 하면서 네트워크 외부효과를 소개하니까.
한편으로 짝 찾기 묘수를 기대한 일부 독자는 저자의 빈말에 속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짝 찾기와 무관한 경제 현상도 많이 수록돼서다. 저자의 진정성은 자신이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현재의 짝을 찾았다는 점을 소개한 면에서 찾아야 할지.
저자는 외로움을 사랑이라는 시장에서의 실직 상태라고 정의한다. 사랑 시장에서 취업과 경력직 이직, 재취업하는 과정을 경제학을 통해 이해하는 기회라고 해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