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선박의 고연비 기술이 조선소들의 경쟁력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고연비 기술이 적용된 선박과 그렇지 못한 선박 간의 선가 차이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
특히 기술보다는 물량으로 승부하는 중국 조선업계와 고부가 선박을 선별해 수주하는 국내 조선업계 간 선가차이가 확대되면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무기로 고연비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고연비 기술은 비용절감과 함께 점차 강화되고 있는 각국의 환경규제를 만족시키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기술로 전 세계에서 국내 조선소들의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트레이드 증권이 내놓은 리포트에 따르면 모나코 스콜피오 벌커스(Scorpio Bulkers)는 대한조선(4척)과 성동조선해양(1척)이 수주한 180K급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5척을 척당 6120만달러, 총 3억600만달러의 가격으로 매입했다. 이는 두 달 전 중국 조선소가 건조한 같은 등급의 벌크선 가격보다 31.6% 높은 수준이다.
리포트는 두 달 전과 비교해 가격 상승폭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 해도, 한국과 중국과의 선박가격 차이는 매우 크게 벌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조선소인 Jinhai와 Baihai는 구형 엔진인 기계식엔진(MC Type)이 탑재돼 고연비 기술이 적용된 국내 에코십과 비교해 선가 할인폭이 대폭 커진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 조선소들은 ME(전자제어)엔진을 탑재한 사례가 거의 없으며, 탑재했다 해도 설계능력 부족으로 디자인이 최적화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리포트는 고연비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선박은 향후 중고선 시장에서도 가격 하락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국내 조선 빅3는 물론 대한조선, 성동조선해양과 중소 조선업체들도 고연비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어 벌크선 수주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우리나라와 함께 일본도 에코십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추세여서 중국은 점차 벌크선 수주 경쟁에서 밀려나는 구도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낮은 가격을 앞세워 수주 영업에 나섰던 중국이 제외될 경우 벌크선 선가 상승세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벌크선은 특별한 설계 기술이 필요치 않아 수주량이 많을수록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선가 상승 시 수익성 개선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박의 고연비 기술이 조선소들의 경쟁력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