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우체국 택배에 대한 민간 택배업체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택배시장이 확대되면서 업체들의 난립으로 운임단가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우체국 택배의 불공정 경쟁이 더해지면서 수익성악화가 심화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같은 업종임에도 민간 택배업체와 우체국 택배가 다른 법의 적용을 받아 택배업계의 최대현안인 차량증차 문제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차별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민간 택배업체들이 10년 넘게 이에 대한 개선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와 관련 최근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체국이 배급망을 이용해 택배업에 나선 것은 민간에서 할 수 있는 영역에 공기업이 진출한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한 바 있다.
2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우체국 택배는 민간 택배업체와 태생부터 달랐다. 지난 2001년 택배업에 진출한 우체국 택배는 전국 우체국을 영업소로, 우편배달부를 택배 배달에 활용하면서 진입 초기 큰 투자 없이 시장에 진출했다.
민간 업체의 경우 시장 진출 시 전국적인 네트워크 구축과 사무실 및 집배송 인력을 모집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것에 비해 우체국 택배는 초기 진입장벽이 거의 없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규모가 큰 우편집중국에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의 경우 일반적인 서신, 소포와 함께 택배화물 분류작업에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 또한 불공정 경쟁이라는 반발을 사고 있다.
사회복무요원의 경우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서신, 소포 분류에만 투입돼야 하지만 우체국의 수익사업인 택배업무까지 참여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우정사업본부 측은 "2012년부터는 사회복무요원들에게 택배 분류 작업을 시키지 않고 있다"고 항변했다.
반면 민간 업체의 경우 허브터미널이 주로 시내 외곽에 있고 보통 작업이 야간에 이뤄지다 보니 분류작업 인력을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인건비는 하루 평균 10만원 선으로 비싼 편이지만 작업이 힘들어 중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함께 우체국 택배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우편법’을 적용 받아 민간 업체와 달리 택배차량 증차규제에 자유롭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부 우체국 위탁 택배기사의 경우에는 임대료를 내고 택배전용 번호판을 사용한다.
택배 영업용 차량 증차 문제는 현재 택배업계의 최대 현안이다. 민간 택배업체는 국토교통부의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의 적용을 받아 지난 2004년 영업용 번호판 발급이 중단된 상태로, 전국적으로 30% 이상이 무허가 자가용 택배차량으로 불법 영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무허가 자가용 택배차량의 신고포상금제(카파라치)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2월부터는 경기도 성남시에서 '자가용 택배차량 신고포상금제'를 시행했다.
무허가 택배차량이 적발되면 택배기사에게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 6개월 이내의 운행정지 처분이 내려진다. 신고자에게는 1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택배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택배법 제정을 통해 택배사업의 정의와 자격요건을 확실히 하고, 택배차량 증차 허용, 외국인 근로자 고용 등 택배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체국택배는 매년 영업이익에서 적자를 보고 있고, 우편집중국도 금융부분의 수익분으로 투자했다”며 “우정사업본부는 보편적 우편사업에 집중하고, 수익을 내지 못하는 택배사업은 민간기업에 넘겨 택배업계의 구조개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의 한 우편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소포와 택배물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