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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 장보리' 선악을 넘나드는 이유리의 엉뚱한 매력
입력 : 2014-04-01 오후 7:11:56
◇이유리 (사진제공=MBC)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선한 역할을 맡았을 때는 한 없이 착하다. KBS2 '엄마가 뿔났다'에서나 SBS '사랑과 야망', SBS '당돌한 여자', SBS '당신의 여자'에서 배우 이유리는 지나치게 착했다. 그 모습이 진심으로 느껴져 그를 결혼상대자로 꼽은 남성들도 적지 않을테다.
 
착하기만한 역할만 맡을 것 같은데 악역을 맡은 작품도 적지 않다. MBC '반짝반짝 빛나는'이나 tvN '노란복수초'에서는 독기를 품은 여자였다. 아이라인이 짙은 비주얼보다 행동과 말투 하나 하나가 나쁜 여자였다. 이번 MBC '왔다, 장보리'에서도 독을 품은 악한 연민정으로 브라운관을 휘저을 계획이다.
 
취재진에 예고편을 선공개하고 배우 및 제작진의 촬영 소감을 들어보는 '왔다, 장보리' 제작발표회가 1일 오후 2시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열렸다.
 
극중 이유리가 맡은 연민정은 예쁘고, 공부 잘하고 똑똑하나, 가난이 유일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가난하고 백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데 좌절하고 점차 악바리 인생을 선택하면서 변해가는 인물이다.
 
이유리는 '반짝반짝 빛나는'과 '노란 복수초'에서 보여줬던 이미지와 달리 색다른 악역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이번 연민정은 다른 악역과 좀 다르다"고 말한 이유리는 "좀 유쾌한 면이 차이점이다. 대놓고 거짓말도 하고 연극성 성격장애처럼 관심을 받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배우들은 자신이 잘하는 역할만 주로 맡게 된다. 이를 두고 배우들은 작품에 소모된다고 한다. 드라마를 주로 활동 배경으로 둔 이유리는 이상하게도 선악을 자유자래로 넘나든다. 비결이 뭘까.
 
이유리는 "극과극을 잘 해봐서 이런 역할에도 제의가 들어오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내 안에 내가 좀 많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은 너무 착한 역이나 악역보다는 유쾌하고 즐거운 역할을 좋아한다. 그런 역할은 잘 안들어온다"며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도 어떻게 넘나드는지 모르겠다"며 특유의 눈웃음을 지었다.
 
질문이 이어졌다. 이유리의 남편은 성직자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아내가 악역이다. 집에서는 무슨 말을 던질지 궁금했다.
 
"이것은 연기고 어쩌면 우리들의 삶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거라 생각한다. 삶의 일부분을 체험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며 "이왕이면 선한 역할이 좋겠지만, 악역을 맡았으니 평소에 선행을 많이해야겠다"고 또 한 번 웃음을 피웠다.
 
◇이유리 (사진제공=MBC)
 
사생활에 대한 질문은 계속됐다. "촬영과 살림 병행이 힘들진 않은지"에 대해 물었다. 이유리는 의외로 결혼을 정말 하기 싫었었다는 말을 내뱉었다.
 
그는 "살림을 하는 게 싫어서 결혼을 안 하려고 했다. 열심히 살았는데 왜 한 남자를 위해 살림을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니까 빨래나 설거지가 좋다. 확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힘들다기보다는 미안하다. 요리도 많이 못해주고 있어서, 냉장고에 먹을 것을 꽉 채워놓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니 취재진은 "돈 벌어다 주지 않냐. 그게 더 고마울 수 있다"며 이유리를 거들었다.
 
이에 대해 이유리는 "돈 중요하죠. 중요한데 혼자서 먹는 밥이 뭐 맛있겠나. 같이 먹는 게 중요하지. 미안한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솔직하고 귀여운 매력이 가득 담긴 멘트였다. 반면에 작품에 대해 설명할 때는 허당의 모습을 보여 또 다른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왔다, 장보리'는 막장드라마의 요소를 갖춘 것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한복이라는 소재를 두고 진부한 싸움이 예고편에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이유리는 "가정이 있는 사람이라 그런지 몰라도 불륜 드라마를 보면 마음이 좀 그렇다. '막장이라고 하는 이유가 이래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 드라마는 호흡이 길다. 따뜻한 내용도 있다. 한 편으로는 스토리를 이어가야 하는 부분도 있어서 그런 요소도 필요하지 않나"라고 밝혔다.
 
다소 위험한 발언이었다. 본인이 출연하는 드라마에 막장 요소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었다. 오히려 기자들이 "말 잘해야돼요"라면서 발언을 수정하기를 권유했다.
 
이유리는 다소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다가 '아'라고 하며 "극적인 요소를 넣는다고 해주세요"라면서 특유의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는 가슴을 쓸어내린다는 리액션을 지어 또 한 번 미소를 짓게 했다.
 
또 이유리는 작품설명을 하던 중 "한복이 나오면서 화려하다. 오연서의 사투리도 억척스러워서 볼 거리고, 내가 나오니까 재밌을 것"이라면서 갑작스러운 자랑을 하기도 했다. 엉뚱한 매력이 계속해서 엿보였다.
 
선한 느낌의 인상으로 남성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유리의 새로운 모습을 인터뷰현장에서 볼 수 있었다.
 
이유리가 출연하는 '왔다, 장보리'는 오는 5일 오후 8시 45분에 첫 방송된다.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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