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까지 방송됐던 KBS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렌은 “2009년에 데뷔한 후 많은 호응을 얻었던 것은 아니라서 ‘내가 이렇게 노래하는 사람입니다’라고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꼭 필요했다”며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던 계기를 전했다.
이어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 출연 이후로 마음가짐이 더 단단하게 된 것 같다. 매주 오디션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전투적인 마음이 생기더라”며 “다들 즐기면서 음악을 하라고 얘기를 하는데 치열하게 연습을 하는 마음가짐이 없으면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렌과의 일문일답.
-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과 각종 공연을 통해 가창력을 인정 받았다. 감정을 폭발시키는 고음이 최고 무기로 꼽힌다. 그런데 ‘니가 좋아’에선 이런 강점을 최대한 절제했다는 느낌이 드는데.
▲최근 KBS 2FM ‘장윤주의 옥탑방 라디오’를 녹음하러 갔었다. 장윤주 선배님이 새 앨범을 들으시고는 ‘많이 참았네’라고 하시더라.(웃음) 이번엔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었다. 소리를 내지르는 스타일의 노래는 최대한 배제했다.
- ‘니가 좋아’ 뿐만 아니라 앨범 수록곡 ‘해봐’도 섬세한 감성이 느껴지는 밝은 분위기의 곡이다. 가창력을 뽐낼 수 있는 노래는 아닌데 발랄한 분위기의 노래가 스스로에게 잘 어울리는 것 같나.
▲어울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오랫동안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하다 보니 정적인 느낌이 있었는데 일본에 가서 공연을 하면서 성격이 조금 바뀐 것 같다. 관객들이 열광적으로 호응을 해주시니까 나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되더라.
- 일본에서 꾸준히 공연을 하고 있는데.
▲2010년 방송됐던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극 중 천재뮤지션인 썬(이종석)의 노래를 불렀던 것이 일본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2013년 한 해 동안 도쿄, 나고야, 오사카 등에서 콘서트를 했다. 일본어는 공연을 이끌어갈 정도는 할 줄 안다.
- 앨범 수록곡인 ‘사랑한다고 내게 말해줬으면’은 가수 레이디제인과의 듀엣곡이다. 두 사람의 하모니가 인상적이다. 레이디제인과의 작업은 어땠나.
▲그 노래는 사실 처음엔 솔로곡이었다. 하지만 남녀가 서로에게 말을 해주는 형식으로 만들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이디제인과는 소속사간의 친분이 있어 함께 노래를 부르게 됐다. 즐겁게 녹음했다.
- 요즘 음악 방송에 출연하면 출연진의 대부분이 아이돌 그룹일텐데. 그들 사이에서 이질감을 느끼지는 않나.
▲아이돌들이 정말 열심히 한다. 사실 노래 한 곡으로 한 달 정도 연습을 하면 노래와 안무를 다 외우지만, 그들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매일 몇 시간씩 또 연습을 한다. 노래를 오래 하다 보면 해이해지기 마련이다. 무대에 임하는 부분에 있어선 아이돌들을 본받으려고 한다.
- 7번 트랙의 ‘이러고 있다’는 아이돌 음악의 느낌을 풍기기도 한다.
▲아이돌 음악 같은 노래를 써보고 싶었다. 제목은 개그맨 정형돈 선배님의 유행어를 참고해 재밌게 지어보려고 했다. 평소 정형돈 선배님의 엄청난 팬이다.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도 한정이 돼 있고 나갈 수 있는 무대도 한정돼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다양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 ‘피아노 치는 가수’란 타이틀이 항상 따라 붙는다. 언제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하게 됐나.
▲중학교 때 스티비 원더의 영상을 보고난 뒤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하는 것에 굉장한 매력을 느꼈다. 그때부터 연습을 했고, 성인이 되자마자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 직접 작사, 작곡을 하는 모든 가수들의 고민일 것 같다. 노래의 음악성과 대중성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맞춰 나가나.
▲대중성을 고려를 안 할 수가 없더라. 예전엔 사실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걸 사람들에게 납득을 시키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남에게 강제로 듣게 할 수 없다는 걸 느꼈다. 최근엔 내 스타일대로 노래를 만든 다음에 그것을 어떤 식으로 바꾸면 대중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 작사, 작곡도 하고, 노래도 하고, 피아노도 친다. 20년 뒤, ‘곡을 잘 쓰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 아니면 ‘노래를 잘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
▲나는 한국의 ‘피아노맨’이었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제일 잘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장기적으로는 전세계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싶다. 한국에서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사람이 나오지 않으란 법은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