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은 최근 새로운 소속사와 계약을 맺고, 새출발을 하게 됐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연예인도 이직을 꿈꾼다?”
지난해 말, 새해를 앞두고 한 대학교에서 설문조사를 했다. 1000여명의 20~30대 직장인들에게 새해 소망을 물었다. 그 결과 70%가 넘는 직장인들이 이직을 새해 소망으로 꼽았다고 한다. 현재 상황에 대해 그만큼 불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연예인의 경우엔 어떻까. 연예인들에게 “새해 소망이 뭐냐?‘고 질문을 던지면 대개는 비슷한 답이 돌아온다. 갓 데뷔한 신인들은 ”얼굴을 많이 알리고 싶어요“, 이미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은 연예인들은 ”지금 하고 있는 작품이 대박 났으면 좋겠어요“와 같은 답을 내놓는다. 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톱스타들은 ”팬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어요“란 얘기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말 못할 새해 소망’이 있는 경우도 있다. 바로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이직을 원하는 케이스. 기존 소속사의 눈치가 보여 “나 소속사 옮기고 싶어요”라고 대놓고 얘기하진 못하지만, 연예인들 역시 현재 소속돼 있는 회사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현재 소속사에 대해 큰 불만이 없더라도 더 좋은 기회를 찾아 새로운 곳으로 떠나기도 한다.
특히 인기 스타들의 경우엔 기존 소속사와의 계약 기간이 만료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여기저기서 ‘입질’이 들어온다. ‘스타 모시기’ 경쟁이다. 이 과정에서 스타들은 요모조모 조건들을 따져 행선지를 정한다.
최근엔 유아인, 이다해 등 톱스타들이 새 소속사와 계약을 맺어 눈길을 끌었다. 유아인은 송혜교, 강동원 등이 소속된 UAA(United Artists Agency)와 전속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다해는 FT아일랜드, 씨엔블루, 배우 이동건, 윤진서 등이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었다.
그렇다면 스타들의 ‘이직 조건’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구단의 진심이 느껴졌다.” 스포츠 스타들의 FA 계약 때 흔히 들을 수 있는 얘기다. 여기서 말하는 ‘진심’이 뭘까. 물론 “우리는 당신과 계약을 맺길 정말 원합니다”라는 간절한 마음이 전해져야 하겠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진심’이 느껴질 만큼의 금전적인 보상이 더해져야 한다.
연예인의 입장에선 이 ‘진심’이 계약금에 해당한다. 과거 오랫동안 한 곳에 몸을 담았던 톱스타가 갑작스럽게 소속사를 옮긴 적이 있다. 연예계엔 “누구누구가 몇 억을 받고 소속사를 옮겼다더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 톱스타 역시 새로운 소속사의 ‘진심’에 마음이 움직였을 터.
실제 계약금에 대한 이견 때문에 소속 연예인을 다른 곳으로 떠나보내야 했던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계약이 끝난 뒤 소속 연예인이 ‘억’ 소리 나는 계약금을 달라고 하는데 회사 입장에선 무작정 거액을 줄 순 없는 노릇”이라며 “잡고 싶은 연예인이 있더라도 그만한 자금이 없으면 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예인들이 소속사를 옮길 때 따져보는 또 다른 조건은 자기 발전 가능성. 광고나 작품 섭외 등에 대해 소속사가 어느 정도의 뒷받침을 해줄 수 있느냐다. 소속 연예인들에게 얼마 만큼의 일거리를 가져다 줄 수 있느냐는 해당 소속사의 역량을 가늠하는 지표다. 소속사의 규모나 매니지먼트 능력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출연작이나 역할 등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될 경우, 연예인들은 동료 연예인이나 업계 지인을 통해 몰래 ‘이직 준비’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회사와의 궁합도 중요하다. 친분이 있는 연예인이 있거나 오랫동안 함께 일을 해 쿵짝이 잘 맞는 매니저가 있는 곳이라면 금상첨화다. 서로 궁합이 맞지 않으면 여기저기서 삐그덕대는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수익 분배나 경비 처리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선 돌이킬 수 없는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