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특별기획 2014년 산업기상도 전망시간입니다. 오늘은 증권업 살펴볼건데요. 올해 증권가 분위기 참 안 좋았죠.
기자: 네. 올해 증권가는 혹독한 증시불황과 구조조정으로 그 어느때보다 침체된 한해를 보냈습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아베노믹스 정책, 뱅가드펀드 벤치마크 변경 등 굵직한 이슈로 몇 차례 출렁이며 박스권 이탈에 실패했는데요.
대내적으로는 업황 불황으로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늘어난 가계부채로 개인들은 증시를 외면했습니다. 공모주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고 상장철회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했습니다.
지난 2006년 이후 거래대금은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고요. 증권사들 실적은 반토막 나거나 적자전환했고, 이는 곧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등 한파가 지속됐습니다.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올해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는건데요.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세계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경기 역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고요.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계획을 발표하면서 증권업 활성화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앵커: 올 한해 주식시장에는 호재와 악재 등이 겹치며 변동성 장세를 나타냈는데요.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도 이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요.
기자: 올해 유가증권시장은 글로벌 이슈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됐습니다. 지난 6월에는 외국인이 14거래일 연속 매도하며 1770선까지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8월에는 신흥국 위기설로 아시아 증시가 동반 급락했는데요. 8월 말부터는 외국인이 역대 최장기간인 44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지수를 회복하다가 다시 박스권에 갇힌 상탭니다.
업계에서는 증권사간 내년 코스피 예상 밴드 차이가 커 내년에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내년 증시 전망을 내놓은 21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코스피 예상 밴드 평균치는 1911~2336포인트구요. 상단과 하단의 전망치 차이가 최대 200~300포인트에 달합니다.
주요 호재로는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 악재로는 미국 양적완화 정책 변화에 따른 유동성 축소 우려가 꼽혔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선진국의 소비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이익성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소재, 산업재 등 전통적인 경기민감업종이 신흥국의 투자·생산 사이클 개선에 힘입어 큰 폭의 이익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반면 양적완화 축소 시행 이후의 유동성 축소 우려감은 여전히 증시에 부담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왔는데요. 다만 이미 시장과 정책당국이 예상하고 있는 리스크이기 때문에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앵커: 증시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보니 업계 분위기도 최악인 형편이죠. 증권사들 실적은 좀 어땠나요.
기자: 올 한해 주식거래대금은 1000조원을 밑돌며 저조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는 지난 2006년 이후 7년만에 최저 금액입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5조원 수준으로 뚝 떨어진 상탭니다.
거래대금 급감의 가장 큰 요인은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외면인데요. 시가총액 기준 개인의 주식투자 비중은 2009년 34.6%를 기록한 후 꾸준히 낮아져 지난해에는 24%까지 하락했습니다.
거래대금 급감에 증권사 이익도 덩달아 악화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62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6%나 급감했습니다.
대우증권은 지난 2분기 당기순손실이 52억4800만원으로 5년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흑자에서 올해 235억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구요.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도 지난해보다 실적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증권사들의 어닝쇼크는 지점 축소와 구조조정으로 이어졌습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전체 증권사 임직원 수는 4만1000여 명으로 지난해보다 1800여명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1600여개에 달했던 증권사 지점 수도 같은 기간 동안 170여개나 줄었습니다.
최근에는 삼성증권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데 이어 한화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 SK증권등이 희망퇴직·연봉삭감과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은 증권업 불황의 먹구름이 쉽사리 걷히기 힘들다고 보고 있는데요. 위탁매매 수수료가 수입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당분간 인력 감축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증권가에서는 증권사 구조조정이 진행되거나 거래대금이 활성화되지 않는 한 증권사의 수익성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증시가 불안해지자 기업공개 시장, IPO시장도 상황이 녹록치 않았을텐데요. 공모주 시장 흐름이 좀 어땠나요.
기자: 연말 상장예정이었던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철회 절차를 밟으면서 IPO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요.
기대치보다 낮은 공모가 산정, 공모시장 우려감, 기관투자가들의 보수적 시각 등이 상장철회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올해 상장기업은 지난해보다는 소폭 증가했지만 재작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총 38곳이 상장하며 지난해 29개에 비해 소폭 늘었지만, 재작년 신규 상장 기업이 73개였던 것에 비하면 대폭 줄어든 수칩니다.
자본시장이 위축된 상태에서 증권참여자도 제한돼 예탁금, 거래량 모두 다 줄고 있고 개인투자자마저 등을 돌리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쉽게 상장에 나서기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 IPO시장 열기가 꺼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부진한 IPO 성적표를 받아들자 거래소는 올해부터 상장 심사를 크게 완화했는데요. 실제 올해 거래소 상장심사에서는 케이사인과 바이오리더스를 빼고 36여곳이 상장심사를 모두 통과했습니다. 지난해 12개 기업이 상장심사에서 탈락한 것 비하면 3배 수준입니다.
내년에는 어느 정도 공모시장 자금조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현대로지스틱스, SK루브리컨츠 등 굵직한 기업을 포함해 약 60여개의 기업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이들 기업이 모두 상장할 경우 공모 금액은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IPO시장은 그나마 약간 희망이 있는거네요. M&A 시장으로 넘어가볼까요. 이번 우리투자증권 매각을 시발점으로 대형사가 매물로 등장하며 활성화 기대감이 나오고 있죠.
기자: 내년에는 대형급 증권사 매물들이 속속 나오면서 M&A 시장의 새판짜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 가운데 무려 4곳이 매물로 나오면서 업계 재편이 불가피해진 건데요.
현재 인수합병 시장에는 자산규모 1위인 우리투자증권을 비롯해 현대증권 등 자기자본 3조가 넘는 대형사가 매물로 나와있습니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통합하는 내년 7월 이후 대우증권도 매물로 추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외에도 LIG투자증권, 아이엠투자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 리딩투자증권, 애플투자증권 등 10여개에 달하는 소형 증권사들도 매물 대기상탭니다.
업계에서는 매각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공급은 흘러 넘치지만 수요가 부족하다는 점이 활성화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증권사 M&A 활성화를 위해 정부도 발벗고 나선 상탠데요. 금융위원회는 중대형사의 경우 IB지정 요건을 완화함으로써 대형 IB로서의 도약을 돕고, 중소형사는 신탁업무와 해지펀드 운용 등 먹거리 사업을 통해 수익원 창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한 활성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의 '당근과 채찍' 정책을 두고 일단은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혜택이 일부 증권사에게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면서 인센티브 실효성에 대한 제고도 필요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