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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검찰총장 "'취임축배' 들 시간 없다, '난제' 산 너머 산
'조직안정' 최우선 과제..검찰개혁·주요수사 마무리 등 산적
입력 : 2013-12-02 오후 5:56:32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김진태 신임 검찰총장이 2일 취임했다. 지난 9월30일 채동욱 전 총장이 퇴임한 뒤 60여일 만으로, 긴 진통 끝에 취임한 것이다.
 
김 신임 총장은 지난 13일 인사청문회를 거쳤으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두고 여야간 대치가 이어지면서 지난 19일 법정기한인 20일을 넘기며 무산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 다음 날인 20일 하루간의 말미를 둬 재요청했으나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과 황찬현 감사원장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과 맞물리면서 열흘 넘게 임명이 미뤄졌다.
 
막상 임명됐지만 김 총장으로서는 마음을 놓을 상황이 아니다. 조직안정과 더불어 중립성 및 독립성 확보, 개혁, 주요수사 마무리 등 만만찮은 과제가 길을 가로막고 있다.
 
◇내부 추스리고 법무부와의 갈등 봉합 시급
 
김 총장이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과제는 검찰조직의 안정이다.
 
검찰은 지난 4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하면서부터 풍파에 휩쓸리기 시작됐다. 대표적인 것이 법무부와의 갈등이다. 채동욱 전 총장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구속기소와 선거법위반 혐의 적용을 놓고 황교안 법무부장관과 각을 세웠다.
 
결국 선거법위반 혐의 적용과 불구속기소라는 타협으로 끝났지만 검찰이 입은 내상은 심각했다.
 
여기에 채 전 총장이 '혼외자' 의혹으로 법무부 감찰을 받은 데 이어 사퇴하자 일선 평검사들이 평검사회의를 열고 항의했으며, 주요 간부들이 검찰을 떠나기도 했다.
 
이어 국정원 직원들의 '트위터 대선개입' 수사를 두고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현 여주지청장)과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 항명사태에 휘말리면서 검찰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김 총장이 한상대 전 총장 재임 말년 '검란'을 수습한 경험이 있지만, 당시 사태가 검찰 내부 문제였던 것에 비해 이번 사태는 법무부와 청와대, 국정원과 맞물려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김 총장은 이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대책으로 일단 주요보직에 대한 인사를 서두를 것으로 관측된다.
 
◇조영곤 전 서울중앙지검장(사진 왼쪽과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사진=뉴스토마토DB)
 
◇공석중인 서울중앙지검장 곧 인사
  
첫 대상이 공석 중인 서울중앙지검장직이다. 지금 서울중앙지검에는 대선개입 등 국정원 관련 수사부터 '2007년 남북정상 회의록 실종사건', '회의록 유출사건'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이 집결되어 있다. 윤갑근 1차장이 직무대행으로 일시 지휘하고 있지만 수장을 임명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에는 일련의 사건을 지나오면서 골이 깊어진 '특수부' 대 '공안부' 검사들의 갈등해소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던 형사부 검사들의 의견도 무시할 수 없다.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이 김 총장에게는 가장 시급한 일이자 가장 까다로운 과제다.
 
서울중앙지검장이 임명되게 되면 일부 검사장급과 부장급 검사들의 인사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한 일선지검은 예년보다 2~3개월 빨라질 부장급 이상 인사 가능성에 술렁이고 있다.
 
그러나 취임시기가 늦어지고 인사확대가 오히려 조직 안정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서울중앙지검장만을 취임직후 임명하고 예년대로 내년 2~3월 사이에 정기 인사를 하는 원포인트(One point) 인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치성향 검사들 '군기잡기' 돌입
 
김 총장은 또 조직 안정 차원에서의 감찰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사들의 정치적 활동이나 정치인들과 접촉하는 검사들에 대한 감찰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번 사태에서는 유독 검찰 내부의 수사과정과 결과가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가 파문이 일어난 예가 많았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밖에서 조차 (정치적이다 라고)느낀다 하는 것에 대해서도 저도 상당히 우려하며 취임하면 유념해서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조직안정에 이어 버티고 서 있는 과제가 각종 주요사건이다. 대부분 정치적인 휘발성이 큰 사건으로 지금도 정치권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이다. 지난 6월14일 수사가 일단락이 났지만 국정원직원들의 여죄가 드러나면서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윤 전 팀장과 박형철 공공형사부장에 대한 징계회부와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을 퇴임시킨 '윤석열 사태', 국정원과의 대립구도를 불러온 것도 이 사건이다.
 
여기에 여야간 형평성 시비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법원으로 넘어간 '2007년 남북정상 회의록' 실종사건에 대한 공판과 '회의록' 유출에 따른 새누리당 의원, 남재준 국정원장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태 검찰총장이 지난 달 13일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기에 앞서 생각에 잠겨있다. ⓒNews1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등 주요사건 처리도 과제
 
수원지법에서는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과 관련자들의 공판이 집중심리로 열리고 있고, 직접적인 당사자는 아니지만 내란음모 사건이 시발점이 된 통진당 해산심판 청구사건도 신경써야 할 사건이다.
 
대형 기업비리 수사도 진행 중이다. 효성그룹, 이석채 전 KT 회장, 동양그룹 사건이 현재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서 진행 중이다.
 
최근 수면위로 떠오른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의혹사건도 가볍게 볼 수 없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6부(부장 장영수)는 최근 채 전 총장의 ‘혼외자’로 지목된 채모군의 개인정보를 불법 유출한 혐의로 조이제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을 소환조사했다. 조 국장은 원 전 원장의 측근으로 국정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김 총장으로서는 조직안정은 물론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들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해야만 떨어진 명예와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이어서 대두되는 과제가 검찰개혁 과제다. 박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검찰개혁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새정부 출범 후 채 전 총장이 대검 중수부를 폐지하고 검찰개혁심의위원회를 설치한 뒤 각종 개혁안을 추진하면서 검찰개혁에 속도가 붙기도 했다. 그러나 채 전 총장이 중도 탈락한 상황에서 사실상 검찰개혁은 공회전 중이라는 게 법조계의 평가다.
 
◇검찰개혁, 신임 총장의 최대 '난제(難題)'
 
가장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는 상설특검제와 특별감찰관제에 대한 대안을 김 총장의 몫으로 남아있다. 경찰과의 수사권 조정 문제도 미봉책으로 남아 있어 김 총장이 해결해야 한다.
 
검찰의 총수인 검찰총장이 취임할 때마다 지적되어 온 것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독립성이다.
 
그러나 김 총장만큼 이 문제가 강조된 예는 매우 드물었다. 지난 인사청문회에서도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독립성 확보가 김 총장의 최대 숙제로 지적됐다. 조직 안정과 주요사건 수사, 검찰개혁을 모두 관통하는 화두이기 때문이다.
 
우선 법무부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가 문제다. 채 전 총장 재임시 원 전 원장에 대한 사법처리를 두고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사실상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면서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거세게 일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독립성을 훼손했다.
 
청와대와의 소통도 만만치 않을 태세다. 과거 법무부에서 함께 일 했던 인연으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 총장과의 유착설이 인사청문회 전부터 강하게 일었다. 김 실장이 직접 나서 유착설을 전면 부인했고, 김 총장도 같은 취지로 친밀한 관계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총장의 검찰총장 임명으로 김 실장의 입김이 검찰까지 불어닥칠 것이라는 관측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검찰 원로들 "군기반장만 해선 안돼..외풍 막는데 주력해야"
 
고검장급의 한 전직 고위 검찰 간부는 "김 총장의 인품이나 실력 등은 이미 지난해 검란을 통해 증명된 바 있다. 전혀 무리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역대 총장 중 어찌보면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검찰을 맡은 운 나쁜 총장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원로 검찰간부는 "김 총장이 별명처럼 군기반장 역할만 해서는 안된다. 지금 가장 상처를 입은 조직은 검찰 아니겠느냐"며 "찢겨진 새살이 나고 금이 간 뼈가 튼튼해지도록 외풍을 막는데 더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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