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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조종사 양성소' 울진비행교육훈련원을 가다
'민간 조종사 양성기관' 울진비행교육훈련원
입력 : 2013-10-31 오후 9:09:36
[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Uljin Tower, HL1134, Hold short of Runway35 at Eco5, Ready for Takeoff to South bound(울진타워, 활주로 진입 대기장소에서 이륙 준비됐습니다)." "HL1134, Uljin Tower Cleared for Takeoff(이륙을 허가합니다)."
 
지난 28일 경북 울진군 기성면 울진비행교육훈련원. 1.8Km 활주로에 교육용 훈련기가 힘찬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관제타워의 이륙허가가 떨어지자 훈련기는 굉음의 엔진소리와 함께 활주로를 떠나 비상한다.
 
이륙 후 고요한 하늘과는 달리 훈련기 내에서는 교관의 따끔한 지적이 정신없이 이어진다. "축선라인 맞추세요, 고도유지, 74노트 속도 지키세요."
 
◇울진비행훈련원 교관과 훈련생이 이륙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신익환기자)
 
남자라면 한 번쯤은 꿈꿔봤을 선망의 직업, 파일럿. 이곳 울진비행훈련원에 입소한 모든 훈련생들은 조종사란 같은 꿈을 가지고 오늘도 푸른 하늘로 향한다. 
 
울진비행훈련원에서 교육 중인 김명민(가명)씨는 "쉽지 않은 길이지만 모두가 같은 꿈을 가지고 도와가며 훈련을 받고 있다"며 "그나마 울진훈련원이 생겨 해외에 나가지 않고 조금은 수월하게 조종사의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당초 울진비행훈련원은 공항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예산부족과 항공수요 증가 등으로 지난 2010년 훈련원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조종사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현재 울진비행훈련원에는 150여명의 교육생이 훈련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정부가 학사이상의 지원자격 요건을 폐지하면서 지원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들은 보통 1년에서 1년3개월 동안 비행 훈련을 받게 되며, 170시간의 비행경력과 사업용 면장을 취득하게 된다. 
 
울진훈련원에는 김씨처럼 민간 항공기 조종사를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소위 잘 나가는 대기업에 근무하다가 뒤늦게 꿈을 이루기 위해 훈련원에 들어온 사람도 있고, 미대나 음대 등 항공과 전혀 무관한 학과를 전공한 사람들도 조종사라는 꿈을 이루고자 이곳을 찾아왔다.
 
◇울진비행훈련원 교관과 훈련생이 비행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왼쪽). 솔로비행을 마친 훈련생이 동료들과 기념행사를 하고 있는 모습(오른쪽).(사진=신익환기자) 
 
하지만 훈련원을 수료한다고 해서 곧바로 민간 항공사의 조종사가 되기는 힘들다. 보통 수료 인원의 절반 정도가 부기장으로 취업이 되고, 나머지 인원은 잠시 꿈을 미루고 다른 일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김재연 울진비행교육원 부원장은 "수료 인원의 절반 정도 인원이 부기장으로 취업이 되고 나머지 인원은 훈련원의 교관으로 일하며 경력을 쌓거나 하는 식으로 준비한다"며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들고, 곧바로 취업이 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쉽지 않은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기 때문에 모든 훈련생들이 정말 이 악물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덧 붙였다.
 
현재 울진훈련원에서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정부지원금 900만원을 포함해 55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물론 숙식비는 제외한 금액이다. 이를 통해 수료생들은 170시간의 비행시간을 쌓게된다.
 
하지만 국내 대형사는 물론 저비용항공사의 부기장으로 입사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50~1000시간 정도의 자격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부족한 비행시간을 채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천만원의 자비를 들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최성옥 이스타항공 운항기술팀 부장이 울진훈련원생을 대상으로 '수습부기장 양성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신익환기자)
 
이날 울진훈련원에서는 특별한 순서가 진행됐다. 국내 한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들이 훈련원을 방문해 현장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이야기를 훈련생들에게 전해주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스타항공 기장으로 근무 중인 황성문 승무팀장은 "스펙을 쌓기 위해 시간과 돈을 들이기 보다는 기본에 충실할 수 있도록 현재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게 더욱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했을때 우수한 조종사로 거듭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화제가 됐던 이스타항공의 '수습부기장 양성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회도 진행됐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수습부기장 지원자격을 170 비행시간으로 대폭 낮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성옥 이스타항공 운항기술팀 부장은 "울진훈련원을 수료해 170시간을 만들어도 실제 항공사 부기장으로 취업하기가 매우 어려운 게 국내 현실"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지원자격 기준을 낮춘 이번 채용방법은 회사와 지원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부기장 교육을 담당한 황성문 기장 역시 비행시간이 우수한 조종사의 절대 조건이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보다는 인성과 위기 대처능력 등이 더욱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황 기장은 "비행 250시간에서 300시간을 갖춘 이들을 대상으로 부기장 교육을 해봤지만 변별력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며 "비행시간은 최소자격만 갖추면 이외 인성이나 대처능력 등을 고려해 선발하는 게 더욱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훈련생들은 간담회가 다 끝난 이후에도 남아서 개인적으로 질문을 하는 등 열띤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 훈련원을 수료하게 된다는 한 훈련생은 "이스타항공이 부기장 채용 지원자격을 낮춤으로서 보다 기회가 확대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조금이나마 꿈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렌다"고 밝혔다.
 
신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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