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창업의 '걸림돌'로 지적받던 창업자 연대보증 제도가 단계적으로 완화된다. 동시에 부실기업을 조기에 진단하고 처방을 마련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정부는 30일 제24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소기업 재도전 종합대책'을 통과시켰다. 이번 대책은 '창업→성장→회생→퇴출→재창업'으로 이어지는 일종의 패자부활전 도입이다. '퇴출이 곧 사장'이라는 기존의 포기 개념을 없앴다.
시장의 혼란을 막고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일시적 퇴출은 있으나 영원한 퇴출은 없도록 했다. 퇴출되기까지 쌓아온 경험을 사회적 자산으로 인식하고, 재도전을 통해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전 주기에 걸쳐 재도전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재도전에 용이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정책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연대보증 면제 제도를 확대해 창업 실패에 대한 부담을 완화키로 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연대보증 면제 대상(SB→SB-)도 대폭 확대된다. 이 경우 연대보증 면제 대상 기업은 현행 236개사에서 2038개사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중기청은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말까지 기술보증기금 평가 결과 일정등급 이상의 우수 기술력과 건전한 기업가 정신을 보유한 창업기업에 대해서도 창업자 연대보증 면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에 대해 논의해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또 성장·회생 단계에서 기업의 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소기업 건강관리시스템 기능을 강화한다. '구조개선 심층진단 및 맞춤형 연계지원'을 신설해 워크아웃 대상 등의 기업에 전문가의 심층진단과 평가를 토대로 구조개선 전략을 제시한다.
기존에는 단기간 내에 일정한 수치와 데이터만으로 금융권이 기업의 사활을 판단했지만, 기업의 가능성과 기업가의 자질 등 종합적인 면모를 파악하기 위해 심층진단을 도입한다. 금융권이 자의적으로 생사를 결정하는 병폐도 사라지게 된다.
진단 결과 정상화 처방 기업에 대해서는 사업전환자금과 기업구조개선 자금 컨설팅, 마케팅 등 패키지식 지원을 하기로 했다. 사업정리 처방 기업에 대해서는 자산매각과 함께 M&A·파산 등을 통해 신속한 퇴출을 유도한다. 파장을 최소화함으로써 피해 확산을 줄이고, 기업에게는 안전지대로의 대피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 중소기업의 회생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신속회생절차'를 도입한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내로 통합도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30일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이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중소기업 재도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중소기업청)
이밖에 신용관리 교육부터 창업사업화, 투자와 융자까지 재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연계형 재도전 지원 시스템을 도입한다. 재도전 국제 컨퍼런스와 재도전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인식 개선에도 나선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오늘의 1차 대책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면서 "동시에 실패와 실패 기업인에 대한 낙인효과를 없애고,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캠페인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자로서 꿈꿔왔던 그의 오랜 숙원이 정책을 통해 마침내 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