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앞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전통시장의 물건을 주문,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중소기업청은 ICT를 활용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경영 혁신을 촉진하는 한편 물류체계 개선을 통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7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의 활력 회복을 위한 자생력 제고 대책'을 발표했다. 그간 '지원' 중심의 대책을 펼쳤다면 이번에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자생력' 확보에 방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통시장 상인들 대부분이 고연령대인 점을 감안하면 ICT 기술에 대한 친숙도가 떨어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의 숙원과제인 임대료 대책 또한 제시되지 않아 현장과의 괴리성은 커졌다는 지적이다.
◇소상공인, ICT와 만난다
중기청은 우선 ICT를 활용한 정보를 제공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경영 혁신을 돕는다.기존의 전통시장 지원책이 시설개선 등 하드웨어(HW)에 치중했다면 이번에는 소프트웨어(SW) 같은 경영혁신을 통한 질적 고도화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7일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의 활력 회복을 위한 자생력 제고 대책'을 발표했다.(사진제공=중소기업청)
신용카드 거래정보(6억건)와 상가 인허가 정보(1억3000만건), 부동산 정보 등 7억4000만건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업종별 매출 추이와 전망, 임대시세 등의 정보 서비스를 강화한다. 우선적으로 서울시 음식점업에 시범 운영한 뒤 점차 업종과 지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국토해양부와 감정원의 정보도 제공한다.
동시에 소상공인 지원 사이트 14곳을 통합해 상권 분석과 교육 등의 지원정보를 실시간으로 일괄 제공하는 '소상공인 지원 ICT 융합 플랫폼'을 구축한다. 사용자별 맞춤형 정보도 제공한다.
또 나들가게의 POS(판매시점관리)시스템 단말기의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지원한다. 상권과 날씨, 계절별 인기판매상품, 소비자 구매형태 변화 등의 정보를 개별 점포에 제공한다.
대부분 수기로 예약과 매출, 재고관리 등을 진행하던 소상공인들의 애로를 없애기 위해 IT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미용업과 세탁업, 화훼유통업 등 34개 업종 5000개사에 오는 2015년까지 보급한다.
이외에도 스마트폰으로 전통시장 검색부터 주문, 배송시스템을 통합적으로 구축해 운영한다. 스마트 전단지 프로그램을 개발해 대형마트에 익숙한 젊은 층에게도 다가간다는 전략이다.
◇유통물류 개선해 가격경쟁력 확보
중기청은 또 중소유통분야의 경쟁력 확보에도 나선다. 유통 물류체계를 대폭 개선해 골목수퍼와 전통시장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돕는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골목수퍼, 전통시장 상인화와 영농조합 등의 생산자 간 협약 체결을 지원해 골목상권에 로컬푸드 공급을 확대한다. 도매시장 기능을 갖춘 시장을 1곳 선정해 오는 12월부터 시범운영한다.
소비자는 저렴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접할 수 있고, 판매자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로컬푸드(Local food)란 통상 50km 이내에서 생산되는 지역 농산물로, 유통단계 축소를 통해 저렴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일컫는다.
또 나들가게와 중소유통물류센터 간 주문 시스템을 하루 주문·배송 시스템으로 강화한다. 이를 통해 나들가게 점주들의 통합 발주에 따른 구매력이 높아지면 소비자들도 골목상권을 찾게될 것으로 중기청은 기대하고 있다. .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많은 국제명소형 시장에는 중소기업 제품 전시장을 마련한다. 또 시장별 포털 사이트와 앱 등도 구축한다.
소공인에 대한 대책은 지난 5월 설립된 6개 업종의 소공인특화지원센터를 거점으로 현장 밀착, 지원할 계획이다. 센터의 전담매니저를 통해 지원사업을 기획하고 경영대학을 운영하는 등 영세업체의 경영역량 강화를 돕는다. 소공인 협동조합의 공동사업에 조합당 최고 1억원을 지원해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개발을 지원한다.
업종별 지원도 병행한다. 구두 가공업은 수제화 브랜드 개발을 돕고, 봉제업의 경우 유망 디자이너 간 매칭 등을 통해 기획상품 생산과 판매를 지원한다. 기계·금속가공업 종에서 공동제품 개발 등 협업 진행시 자금을 융자해 준다. 업종별 기능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소상공인 ·전통시장 박람회 등 전시 판매 행사도 마련키로 했다
◇소상공인 대부분 ICT 친숙도 떨어져 '실효성'제기..임대료 언급도 없어
정부는 IT 교육과 컨설팅도 강화해 관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계획이다. 보급화가 높은 시장부터 선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중기청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 대부분이 중년 이상으로 고연령대 비중이 높은데다, POS시스템과 모바일 기기 등에 대한 이해도와 친숙도가 떨어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물류센터 구축에 앞서 나들가게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기청은 포스와 물류센터 연계가 미비해 이번 대책을 통해 개선해 나가겠다는 입장이지만, POS시스템과 물류센터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나들가게가 늘어나고 이것이 자체적으로 확산되어야 한다는 선행론이 만만치 않다.
현대화 시스템에 익숙지 않은 시장 상인들의 로컬푸드 시스템 수용 여부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전통시장 상인들이 고질적으로 겪고 있는 임대료 문제에 대한 대책도 언급되지 않으면서 관련 비판이 뒤따랐다. 이에 대해 김형영 소상공인 정책국장은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일정기간 임대료를 유지하게 하는 협약을 맺고 있다"면서도 "계약 기간 종료 후 추가 임대료 상승 우려가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한 청장 역시 "복잡한 문제"라며 말을 아껴 임대료 문제의 실타래를 풀기가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