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한국 청소년 상당수가 학업성적이나 진학문제로 자살충동을 느끼고 있지만, 경찰당국은 자살예방과 관리를 위한 세부항목으로 '성적'이나 '진학'을 포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경찰청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경찰청이 매년 작성하고 있는 자살발생원인 조사에서 '성적'이나 '진학'은 원인항목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해당 원인으로 자살할 경우 단순히 '기타'로 표시된다.
문제는 청소년의 자살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고 그 원인 중 가장 높은 것이 성적문제라는 점이다.
한국건강증진재단이 10일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를 분석한 결과, 청소년의 자살 증가율은 지난 10년간 무려 57.2%에 달했다.
특히 2010년 기준 우리나라 청소년(13~19세)의 자살충동 원인 1위는 '성적·진학'으로 전체 자살충동원인 중 53.4%로 그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청 내에서 통계를 세부적으로 관리하는 곳은 없기 때문에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고 인정하면서 "경찰청 통계자료는 자살 예방목적이라기 보다는 일단 각 부서별로 어느 정도 일을 하고 있는지 업무상황을 정리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청소년 자살문제가 이슈가 되는 만큼 그 원인을 자세하게 분석해야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자살통계조사 항목의 재정비와 심층적인 조사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자살한 사람의 유가족을 통해 왜 자살했는지를 조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라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부산을 시작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심리적 부검'을 시행하기로 한 것은 그나마 자살통계의 발전을 위한 밑거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심리적 부검이란 자살사건 발생 시 유가족과 심층 면담을 통해 자살자의 생활습관, 성격, 인간관계, 소득 등을 조사해 자살원인을 분석하는 조사방법이다.
2007년 가천의대가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국내 자살원인 실태조사 및 자살 예방체계 구축에 관한 연구' 보고서는 "아직까지 자살이유에 관한 통계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자살 이유 하나만을 선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조사자의 경험과 입장, 시각에 따라 자살방법과 이유의 선택기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지침이 반드시 선행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자료=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