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삼성 언팩 2013 에피소드2.
국내외 미디어와 유럽 각 국에서 모여든 IT 관계자들로 템포드룸이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히 들어찬 가운데, 무대 위의 스크린을 통해 지난 3월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언팩 에피소드1이 재연됐다.

한 편의 열정적 드라마가 끝나자 무대에 처졌던 커튼이 걷히고 교향악단의 웅장한 클래식이 연주됐다. 갤럭시S4가 ‘열정’이었다면 갤럭시노트3는 ‘담론’이었다. 첨단기술을 녹여 과거로의 여행을 그려내는 것. 아날로그를 향한 기술적 고민을 갤럭시노트3는 한 몸에 담아냈다.
이어지는 한 편의 영상. 장인이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마감질에 여념이 없다. 이윽고 마무리된 가죽수첩. 갤럭시노트3였다.
그렇게 갤럭시노트3는 전 세계에 자신의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추억이 담긴 한 권의 삶. 갤럭시노트3는 현재와 과거를 잇는 소통이었다.
우선 케이스 마감 재질이 눈에 들어왔다. 플라스틱이라고 하는데 보기에는 분명 가죽이었다. 가족이 꼼꼼한 바느질로 갤럭시노트3를 감싸고 있었다. 질감도 가죽과 하등 차이가 없었다. 삼성전자는 도료 기술을 적용해 가죽 질감을 완벽하게 구현해 냈다.
고급스러움이 잔뜩 배여 나와 갤럭시노트3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삼성전자는 “클래식한 수첩의 느낌을 최대한 살린 스티치 디자인을 통해 감각적인 후면 디자인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완벽한 적용이었다.
◇장인의 정신이 배인 가죽 마감. 도료 기술을 적용한 갤럭시노트3 외관의 결정체였다.(사진=김기성 기자)
디자인적 변화가 갤럭시노트를 한 권의 수첩으로 진화시켰다면, S펜은 시공을 넘나드는 마법과도 같은 여행 통로를 열어줬다. 길잡이였다. 상상을 현실화시킨, 동시에 무한대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철학적 고민의 산물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를 ‘에어 커맨드’라 이름 붙였다. 갤럭시노트3에 S펜을 대면 생기는 점. 펜 버튼을 누르자 이내 부채 모양의 에어 커맨드가 펼쳐졌다.
손글씨로 메모한 정보를 인식해 전화연결, 번호저장, 위치찾기 등이 가능한 ‘액션메모’와 관심 가는 콘텐츠를 웹, 이미지, 동영상 등 포맷에 제한 없이 한 곳에 쉽고 편하게 스크랩할 수 있는 ‘스크랩북’, 화면 전체를 캡쳐한 후 메모를 추가할 수 있는 ‘캡쳐 후 쓰기’, 콘텐츠 종류에 상관없이 어느 화면에서나 필요할 때 바로 찾아내 불러 주는 ‘S파인더’, 잠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게 실행시켜 주는 ‘펜 윈도우’가 에어 커맨드의 주요 5가지 기능이다.

이외에도 ‘S노트’는 쉽게 그래프를 그릴 수 있는 이지 차트 기능을 더해 더욱 새로워졌으며, 메모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유명한 ‘에버노트’가 삼성 계정과 연동돼 다른 기기에서도 불러올 수 있도록 기능이 추가됐다.
특히 5인치 대화면을 적용, 패블릿 시대를 열어젖힌 갤럭시노트답게 이번 신작에서는 대화면을 이용해 여러 작업을 한 번에 처리하는 멀티태스킹 기능의 ‘멀티윈도우’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새로워진 멀티윈도우에서는 동시에 두 개의 앱을 실행, 드래그 앤 드롭을 통해 텍스트나 캡쳐된 이미지를 한 화면에서 다른 화면으로 바로 끌어 보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가령 카카오톡이나 챗온을 두 화면에 띄워 놓고 한 화면으로는 수신된 메시지를 읽으면서 다른 화면으로는 메시지를 동시에 보낼 수 있다. 친구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드래그 하나로 또 다른 친구에게 손쉽게 전달하자 행사장 객석 이곳저곳에서 탄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마치 두 개의 모니터를 사용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
갤럭시S4에도 적용된 ‘그룹 플레이’ 기능은 하나의 단말기에서 재생되는 영상이나 음악을 다른 단말기가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갤럭시노트3를 최대 5대까지 이어 붙여 하나의 큰 화면으로도 재생이 가능해졌다.
이 모든 기능이 갤럭시노트3를 삶을 담는 한 권의 소중한 수첩으로 만들었다. 누구든 손쉽게 일상을 메모해 저장할 수 있으며, 이를 첨단과학의 힘을 빌려 갖가지 필요한 정보로 연결시킬 수 있다. 하이엔드 기술이 아날로그로 재탄생한 걸작이란 평가다.
갤럭시노트3는 전작인 갤럭시노트2(5.5형)보다 큰 5.7형(144.3mm)의 풀HD 슈퍼아몰레드 대화면에, 3,200mA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면서도 두께는 8.3mm로 기존 모델보다 더 얇아지고 무게 또한 168g으로 가벼워졌다. 여기에다 3GB 램을 장착해 끊김 없는 애플리케이션 구동력을 자랑한다.
또 주파수 집성 방식(Carrier Aggregation)을 적용한 LTE-A와 다양한 주파수 대역을 지원해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LTE 네트워크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3는 제트 블랙과 클래식 화이트, 블러쉬 핑크 등 세 가지 색상으로 출시될 예정이며, 국내에서는 오는 11일부터 이동통신사를 통해 예약판매를 진행한다.

이날 갤럭시노트3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 사장(
사진)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소비자들의 일상을 좀 더 편하고 즐겁게 해줄 스마트 기기를 출시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갤럭시노트3를 선두로 그간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스마트 워치 ‘갤럭시 기어’와 최강의 태블릿으로 자평하는 2014년형 갤럭시노트 10.1을 동시에 공개했다.
한편 소니도 이날 독일 현지에서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차세대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Z1을 공개하며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기존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과 애플, 양강 구도로 굳혀진 상황에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도전이 거세 소니가 파고들 틈은 그리 크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MS가 기존 휴대폰의 절대강자였던 노키아를 전격 인수하며 윈도폰 부활에 전력을 다할 방침이어서 OS 대격돌에 가시거리에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다만 소니의 경우 강점인 광학 기술력을 스마트 시대에 걸맞게 변화시킨 QX 시리즈를 꺼내들며 디지털 이미징 분야에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사용자의 휴대폰과 무선으로 연결되는 QX 시리즈는 스마트폰에 장착 또는 원격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을 DSLR에 버금가는 강력한 전문 카메라로 진화시킨다.
◇가죽이 흡사 오래된 수첩을 연상케 한다. 아날로그를 향한 삼성전자의 고민과 집념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사진=김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