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에서 혐오시설 건설 계획이 주민들의 항의로 전면 중단 됐다.
이는 중국인들이 삶의 질을 보다 중시하며 사회 참여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돼 눈길을 끈다.
◇프로젝트 취소 결정 공문(자료=허산시 홈페이지)
지난 14일 광둥성 허산시 정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여론을 수렴해 룽완 산업단지 프로젝트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부지 선정 등 이미 1년 간의 사업 계획이 진행됐지만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건설 계획을 백지화 한 것이다.
중국 원자력산업 그룹과 광허그룹이 공동 투자하는 룽완 산업단지 프로젝트는 37억위안 규모의 사업으로 우라늄 처리 시설 건설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허산시 정부는 이를 통해 부가가치 창출과 세수 증대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이 같은 프로젝트가 암초에 부딪힌 것은 이달 초였다.
지난 4일 허산시 정부는 우라늄 처리 시설 건설에 대한 '사회 안정 리스크 평가 보고서'를 공개했고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구했다.
이후 주요 언론들은 안전성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고, 해당 지역 주민들 역시 강하게 반발하며 시위에 나섰다.
허산시 정부는 곧 환경 전문가를 초빙해 환경 영향 평가를 실시했고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결과도 얻었지만 최종적으로는 우라늄 처리시설 건설 계획을 취소했다.
환경 영향평가를 진행한 자오예민 중국 환경부 환경전문위원회 위원은 "우라늄 처리 시설에서 배출되는 것은 종이 한 장으로도 투과를 막을 수 있는 알파선이 대부분"이라며 "최악의 사고를 가정하더라도 산업 단지 내에서 위험물질 처리가 모두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 사건을 두고 주요 외신과 다수의 전문가들은 "중국의 시민의식이 고양되고 있으며 정부 역시 인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경제 발전에만 치중하지 않고 환경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까지 광범위하게 살핀다는 것이다.
윌리 워-랩 램 홍콩 중문대학교 교수는 "중국의 시민 사회가 보다 강해지고 있다는 증거"라며 "사람들은 그들이 힘을 모을 수록 정부의 결정을 저지할 수 있다는 것을 점차 깨닫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쥔 중국 공공환경연구센터 창업자는 "동남 연안지역을 중심으로 공공 이익을 위한 시위 활동이 더 자주 일어날 것"이라며 "서구 사회의 님비현상이 중국에서도 보편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진행하는 대형 프로젝트의 승인 기간이 점차 길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그는 또 중국 정부에 대해서도 "환경도 함께 생각하는 경제 개발 방식을 취하고 있는 추세"라며 "사회 안정을 중시하고 이에 반하는 행동은 자제하고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