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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10년간 검증 받은 '사랑의 뮤지컬'
전통의 현대화 돋보이는 창작뮤지컬 <인당수 사랑가>
입력 : 2012-11-30 오후 6:45:40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첫 눈에 반해 달뜬 열정에 사로잡힌다. 온 세상을 다 가진 것같은 기분이다가, 지옥같은 생이별을 겪는다. 피치 못할 상황으로 헤어진 연인은 서로를 사무치게 그리워한다. 몸은 떨어져 있으나 서로를 원망하지 않고 자신의 사랑을 온전히 지킨다.'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성실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달뜬 열정으로 한때 찬란한 빛을 내다 마는 사랑이 아니라 믿음으로 지켜나가는 사랑, 상대방에게 온 마음을 던지는 진실한 사랑을 그린다.
 
지고지순한 사랑은 오래된 주제이긴 하나, 존중할 만한 가치가 있고 나름의 울림이 있다. 창작뮤지컬로서는 드물게 <인당수 사랑가>가 지난 10년간 꾸준한 인기를 얻은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작품은 <춘향전>과 <심청전>을 섞어 이야기의 극적 구조를 강화했다. <춘향전>의 인물과 구성을 기본 바탕으로 하되, <심청전>의 인물과 배경을 일부 추가했다. 이도령을 사랑하는 춘향이에게는 눈먼 아비가 있으며 뺑덕어멈은 사랑의 훼방꾼으로 등장한다.
 
 
 
 
 
 
 
 
 
 
 
 
 
 
 
 
 
 
 
현대에는 더러 <춘향전>을 당대의 신분상승 욕망을 반영하는 이야기로 읽기도 하는데 <인당수 사랑가>에는 그럴 여지가 없다.
 
'눈 먼 아비'와 '인당수'로 비극적 색채를 강화한 극은 오롯이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로 치닫는다. 한국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는 오히려 청춘의 사랑을 그린 <로미오와 줄리엣>과 비슷하다.
 
무대는 '사랑의 길'을 형상화하고 있다. 경사진 무대의 곳곳에는 전통적 향취를 풍기는 소품들이 놓여 있다. 솟대, 규방공예품, 꼭두인형 등의 전통소품은 마치 마땅히 지켜내야 할 사랑의 가치관을 대변하는 듯하다. 무대와 객석을 구분하는 벽인 프로시니엄 아치에 투사되는 영상도 사랑이라는 주제와 닿아 있다. 사랑을 상징하는 봄날의 나비, 밤에 만날 연인들에게는 길기만 한 하루의 해 등이 프레임 위에서 흐른다.
  
서양음악과 판소리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섞은 것은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사랑을 노래하기에 알맞는 적절한 선택이다. 뮤지컬 넘버는 때로는 서정적으로, 때로는 한이 담긴 슬픔으로 사랑의 감정을 극대화한다. 가요풍의 노래, 판소리, 재즈, 랩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어우러지지만 노래마다 각 캐릭터에 맞게 지정된 까닭에 어색함이 없다.
 
이밖에 가볍고 얇은 원단의 전통의상도 사랑의 느낌을 강화한다. 특히 한 없이 나풀거리는 춘향의 옷은 한시도 쉬지 않는 배우의 부지런한 연기를 바탕으로 청춘의 봄, 그 자체를 상징하는 효과를 낸다.
 
극을 통해 이야기 하고자 하는, '사랑의 진정한 가치'가 전통의 현대화를 시도한 노래 및 무대와 어우러지며 상승효과를 낳는다. 탄탄하게 구성된 우리 뮤지컬, 연말을 맞아 연인과 함께 즐길 만한 작품을 찾는 관객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극·작사 박새봄, 연출 최성신, 작곡 김아람, 작곡 김준범, 작곡·음악감독 신은경, 안무 김준태, 무대 심재욱, 조명 김영빈, 출연 임강희, 박정표, 송욱경, 손광업, 임현수, 김재만, 이상은, 이동재, 김호민, 유제윤, 황형석, 최가인, 김 히어라, 정상희(도창), 이상화(고수). 12월 2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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