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국내 브랜드의 영유아복이 해외 브랜드 제품에 비해 저렴할 뿐 아니라 품질에 대한 만족도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영유아복의 유통구조가 복잡하지 않음에도 유통비용이 전체 소비자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넘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은 영유아복의 합리적 구매선택을 돕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국내 및 수입 브랜드 영유아복을 대상으로 가격조사와 소비자인식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국내 영유아 브랜드 절반 이상 '백화점 수수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가격에서 국내 영유아 브랜드 제품은 유통비용 중 하나인 백화점 수수료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해외 직수입 브랜드 제품도 관세 및 물류비 등 유통 비용이 가장 높았다.
◇조사 대상 브랜드(총 62개 브랜드)
실제로 국내 영유아 브랜드 제품의 전체 소비자가격에서 백화점 수수료가 3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백화점 판매사원 수수료를 포함한 유통비용은 소비자가격의 51%에 달했다. 반면, 제조원가 비율은 25% 수준에 불과했다.
백화점 수수료가 영유아복의 소비자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해외 직수입 브랜드(29%)가 국내브랜드(36%)보다는 낮았다. 그러나 1벌을 기준으로 한 절대금액은 해외 직수입 브랜드가 국내 브랜드에 비해 평균 1만2578원 더 높았다.
해외 직수입 브랜드 제품에서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달했다. 수입과정에서 관세 및 물류비 등의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하고, 한국지사 등의 중간 유통단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외 직수입 브랜드 제품은 국내 브랜드 제품보다 평균적으로 약 6만원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점별로 보면,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37개 브랜드 중 국내 브랜드 12개 제품의 평균 가격은 7만1254원으로 조사됐다.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 12개 제품의 평균 가격은 6만8290원, 해외 직수입 브랜드 13개 제품의 평균 가격은 13만1823원으로 집계됐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25개 브랜드의 경우 국내 브랜드 22개 제품의 평균 가격은 3만2453원,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 3개 제품의 평균 가격은 3만4155원으로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 제품이 국내 브랜드 제품보다 평균적으로 약 1700원 더 비쌌다.
가격대별로는 '5만원 이하'에서는 국내 브랜드가 64.7%로 가장 많았으며, '5~10만원'은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가 60%, '10만원 이상'은 해외 직수입 브랜드가 61.5%로 가장 많았다.
브랜드 별로는 국내 브랜드 중 '빈폴키즈'가 가장 비쌌으며,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 중에는 '닥스키즈', 해외 직수입 브랜드는 '봉쁘앙'이었다.
◇업체 90%가 할인판매..당초 가격에 거품 존재 '가능성'
아울러 영유아복 판매업체 10곳 중 9곳은 할인판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책정한 영유아복 가격에 다소 거품이 존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정상 가격의 20% 이하로 할인하는 업체는 25.8%였으며 20~30% 이하로 할인하는 업체는 63.7%, 30% 이상 할인하는 업체는 9.6%로 집계됐다.
소비자들은 영유아복을 합리적으로 구매하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고가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의 82.7%는 영유아복 브랜드가 성인 옷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했다. 또 응답자의 20%만이 국내브랜드보다 수입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품질 측면에서 국내 브랜드 제품이 해외 브랜드 제품보다 좋기 때문이다.
디자인과 유행하는 스타일에 대해서는 해외 브랜드가 국내 브랜드에 비해 좀 더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나 ▲원단의 품질 ▲바느질 상태 등 내구성 ▲관리·세탁의 편리성 ▲활동성 등에서는 국내 브랜드의 만족도가 더 컸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영유아복을 구매할 때 '미리 계획을 세운 뒤 구매'(33.1%)하기보다 '맘에 들거나 가격 할인에 의해 충동적으로 구매'(58.6%)하는 경우가 1.8배 더 많았다.
영유아복을 구매하는 이유가 실제 필요하기 때문보다 과잉구매인 경우가 더 많았다. 영유아복 구매 동기를 묻는 질문에 '할인 판매로 인한 저렴한 가격'(74%)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계절 변화와 옷이 작아지고 낡아져서(65.2%)'가 뒤를 이었다.
소비생활연구원은 "유통업체들이 영유아복에 대한 마진율을 합리적으로 책정해야 한다"며 "특히 해외 직수입 및 라이선스 브랜드 제품은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백화점·직영 대리점을 통해서만 판매되고 있어 유통채널 간에 가격 경쟁이 나타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