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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證, 채권명가(名家) 재건 초석 다진다
이용규 한화투자증권 채권운용본부장
입력 : 2012-09-06 오후 3:00:00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채권운용의 핵심은 시장에 순응하는 겁니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성과를 내려면 시장과 같은 편이어야 한다는 거죠. 시장과 반대편에 서는 순간 위험은 도사리게 돼 있습니다.”
 
이용규 한화투자증권 채권운용본부장(사진)이 말하는 채권운용의 핵심이다. 시장이 강세면 강한 쪽으로, 시장이 약세면 약한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두는 게 바로 시장에 대한 순응이란 설명이다. 기본에 충실한 게 가장 좋다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고민은 시작된다. 시장의 강세 흐름, 약세 흐름을 짚어야하기 때문이다.
 
“변화 초기 가격을 봅니다. 시장의 강세 또는 약세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흐름을 짚어주는 것이 가격의 변화죠. 시장 모든 참가자가 저마다 다른 정보와 논리를 통해 만든 결정체기 때문입니다.”
 
채권운용 담당자들은 매일 시장을 예측해 시장을 이겨보겠다는 유혹에 휘둘린다. 하지만 청개구리와도 같은 시장은 반대로 가는 경우가 더 많다. 굳어진 판단과 거꾸로 가는 시장 사이에 발생한 괴리는 결국 리스크로 연결되는 것이다.
 
◇첫해 성적 ‘A+’..바닥 다진 ‘과거’
 
채권운용만 20년 넘게 해온 베테랑 책임 채권 운용역이지만 시장을 대하는 건 여전히 어렵다는 이 본부장이다.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한 그는 25년 증권업계 경력 대부분을 채권운용 부서에 몸담았다.
 
“부침이 심한 시장입니다. 일시적으로 ‘스타 플레이어’가 되는 트레이더가 있는가 하면 운용 방향을 잘못 잡은 탓에 한 순간에 시장에서 사라지기도 하죠.”
 
그의 실제 경험이기도 하다.
 
“2000년 7월 채권시가평가제가 도입되면서 운용사들이 본격적으로 경쟁하기 시작했어요. 경쟁 시작과 함께 1년 반 정도 승승장구했죠. 산은자산운용 시절인데 당시 제가 운용하던 펀드도 1등, 회사도 1등을 하면서 상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다 2002년부터 바닥을 헤매게 된 겁니다.”
 
탑의 위치에서 바닥으로 떨어지자 그도, 회사도 위험했다고 한다. 2년 가까이 힘든 시절을 보내다 잘 나가던 시절을 되짚어봤다.
 
“1등의 배경은 단지 ‘운’이더군요. 예측도 잘 맞았지만 운도 좋았던 거죠. 반대로 꼴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좋았던 상황만 고집하면서 시장과 반대로 갔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상황을 바로잡는 데 일조했다. 쓰디쓴 교훈이 된 거다.
 
보람된 성과로는 2000년 채권담보부증권(CBO) 펀드의 성공 발행을 꼽았다.
 
“25개 비우량 회사 풀을 구성해 47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시켰습니다. CBO라는 게 일정비율 후순위채를 담게 돼 있는데 금리가 높고 위험한 채권임에도 불구하고 만기 2년 이후 디폴트 하나 없이 전부 상환한 유일한 사례죠. 기업 자금조달과 더불어 펀드에서는 오히려 16% 수익을 냈습니다.”
 
외환위기에서 대우사태로 이어진 불행한 채권시장에서, CBO는 극단적인 신용경색과 기업 연쇄부도 사태를 비켜갈 수 있게끔 한 ‘공신’으로 일컬어진다.
 
증권사가 투자등급 채권과 투기등급 채권 수십개를 묶어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기면 이후 은행이 신용보증기금 등 공적 보증기관으로부터 지급보증을 받는 조건으로 대출한도를 정하도록 해 신용도를 보강하는 자산담보부증권이다.
 
◇장외채권시장, 장내 유인은 시장에 '독'
 
현재의 채권시장은 공룡 없는 ‘춘추전국시대’라고 이 본부장은 말했다.
 
“최근 10년 이상 채권명가(名家)의 개념은 찾을 수 없게 됐습니다. 2000년 이전 한화증권은 브로커리지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했었죠. ‘채권’하면 ‘한화증권’이 독보적이었으니까요. 100% 장외거래 시절 ‘정보비대칭성’이 한화증권에는 오히려 힘을 실어준 겁니다. 전화로 호가를 내던 당시 정보비대칭으로 인해 호가엔 갭이 컸습니다. 그만큼 남는 것도 많았죠. 정보가 부족한 시장 참여자들이 정보가 쏠린 쪽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채권 점유율이 수익과 직결되던 당시 한화증권으로썬 채권시장이 연간 몇 백억씩 벌게 해 준 황금어장이었던 셈이죠.”
 
현 상황은 채권시장 효율화에 기인한다. 보는 눈이 많아지고 그만큼 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운용은 북 사이즈대로 한다. 채권발행·인수는 리테일 판매채널에 맡긴다. 그러면서 호가에 갭이 사라졌다. 결국 채권 사이즈 구조화·운용을 통한 수익 창출만이 기본 프레임으로 남았다.
 
이 본부장은 장외시장 형태로 가고 있는 채권시장을 장내로 끌어들이려는 것엔 부정적인 입장이다.
 
“채권을 주식처럼 표준화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표준화된 국고채의 경우 장내거래 활성화가 됐지만 발행주체가 다른 회사채나 은행채 등을 표준화시키는 건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강제에 의한 장내 유인은 오히려 독이 돼 시장 발전을 더디게 할 겁니다.”
 
메신저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대화방을 통한 거래에 대해선 투자자의 가격 탐색 비용을 절감하는 데 있어 효율적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불어나는 리스크 대비 서둘러야
 
이 본부장이 꼽은 하반기 채권운용의 관건은 '리스크 관리'다.
 
“하반기 금리하락에 무게를 두되 그에 못잖게 위험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은 전체적인 국내외적 변수가 금리하락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고 우호적 환경도 지속적으로 조성되고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불어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최근 채권시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수익을 많이 내고 있다기보다 채권보유 규모가 커지면서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커진 겁니다. 운용을 잘했을 땐 좋죠. 하지만 손실의 경우를 생각해보세요. 비중이 작았을 때 손실과 커진 지금의 손실은 상대적으로 비교가 되겠죠. 때문에 장기적으로 얼마나 안정적 성과를 거두느냐가 가장 중요한 겁니다.”
 
우리나라 채권보유 규모는 총 1100조원 정도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연기금이나 은행, 보험사가 쥐고 있고 전체 채권 잔액의 10%에 못 미치는 채권은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다. 연기금과 은행 등은 채권 거래보다는 만기까지 보유하는 실정이고 증권사는 이를 만기까지 가져가지 않고 끊임없이 사고팔면서 수익을 낸다. 보유한 채권비중은 적지만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화투자증권의 채권보유 규모는 4조원 정도다. 전체 62개 증권사 가운데 10위 수준. 2008년(2조5000억원) 대비 1조5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파트가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 규모가 커진 것이기 때문에 수익 비중이 상당히 커진 게 사실입니다.”
 
최근 한화투자증권은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다. 한화증권과 한화투자증권(옛 푸르덴셜투자증권) 합병을 계기로 인프라 정비에 투자한 것이다. 파티션(칸막이)은 없앴다. 지난 봄 내부 리모델링을 마친 결과다.
 
“소통을 방해하는 사무실의 파티션이 모두 제거됐습니다. 조직 내 소통을 중시하는 스마트 오피스 환경을 만든 거죠. 구성원 간 접촉과 소통의 기회는 늘 수밖에요.”
 
차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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