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SBS가 민영미디어렙의 ‘결합판매’를 무기 삼아 지역민영방송(이하 지역민방)의 편성권을 침해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역민방 노조는 SBS의 이 같은 행태가 편성과 영업의 분리를 규정한 미디어렙법에 반하고 '로컬리즘'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역민방 노조에 따르면 SBS는 27일 9개 지역민방 사장단과 ‘SBS 네트워크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편성협약’과 ‘보도협약’ 개정을 요구했다.
해당 규정은 오후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 중 SBS 프로그램을 85% 이상 편성토록 하고 있다.
또 ‘8시 메인뉴스’ 가운데 SBS 편성시간을 기존보다 5분 더 늘리고 지역민방 보도는 그만큼 줄이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SBS는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로컬뉴스의 편성시간을 통일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지역민방 노조는 “방송사의 고유한 편성권을 주무르고 지역민방을 사실상 SBS의 중계소로 전락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대환 강원민방 노조위원장은 “SBS가 지역방송사의 밥줄이라 할 수 있는 광고계약을 빌미로 주종관계나 다를 바 없는 협약 체결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BS가 최대지분을 갖고 있는 민영미디어렙 ‘미디어크리에이트’는 지난 5월 발효된 미디어렙법에 따라 다음달 안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로부터 정식으로 설립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민방과 네트워크 합의서를 새로 체결하면서 도를 넘은 조건을 강요하고 있다는 게 지역민방 노조의 불만이다.
탁종렬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조직쟁의실장은 “미디어렙법의 입법 취지 가운데 중소방송 보호와 언론 다양성 구현이란 가치가 담긴 점을 상기할 때 SBS의 행태는 법 위반 행위”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지역민방의 편성권을 넘보는 SBS의 ‘과욕’이 불완전한 미디어렙법에서 불거졌다고 보고, 하반기에는 민영미디어렙의 1인 소유지분 한도를 현행 40%에서 20%로 강화하는 법 개정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지역민방 노조 역시 자율성 보장을 위해 다음 주부터 방통위를 상대로 본격적 행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9개 지역민방 노조는 27일 서울 목동 SBS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네트워크의 공존과 상생의 가치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지역균형발전을 담보하는 시대적 명령이자 지상파 SBS가 마땅히 완수해야 할 공적책무"라면서 "굴종과 위기를 강요하는 현실이 되풀이되면 비타협적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