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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렙 등장과 중소방송의 한숨
"방통위는 방송광고 균형발전위 만들고 중소방송은 자립형 모델 구축해야"
입력 : 2012-07-13 오후 8:42:15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방송광고 시장이 '1공영·1민영 미디어렙(광고판매대행사)’ 체제로 개편되면서 후폭풍이 만만찮다.
 
기존 ‘공영렙 단독체제’에서 경쟁구도가 본격 도입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방송사의 고민이 가시화 됐기 때문이다.
 
논란의 핵심은 전국단위 지상파방송과 중소방송사의 결합판매 비율, 그리고 이를 관장하는 광고판매대행사를 지정하는 문제로 모아지고 있다.
 
지역민영방송사(이하 지역민방)의 경우 자체광고수익은 전체 재원의 10%선이고, 나머지 80~90%는 지상파방송사와 ‘결합판매’해서 얻은 광고수익과 전파료 명목으로 나눠 받은 돈을 합친 것이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계철, 이하 방통위)가 지난 5일 고시한 결합판매 비율은 공영미디어렙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이하 코바코)가 11.6%, SBS가 출자한 민영미디어렙 ‘미디어크리에이트’의 경우 8.4% 수준이다.
 
3% 차이지만 한 푼이라도 아쉬운 지역·종교방송사는 너나없이 코바코에 광고판매 위탁을 지원할 수밖에 없다.
 
김영수 KNN 경영본부 차장은 “방통위의 고시에 의하면 SBS와 연계해 지역민방에 결합판매액으로 지원해야 할 신탁규모는 지역민방 광고 매출에 25% 수준도 되지 않고, 미디어크리에이트가 자리를 잡지 못한 지난 1~2월 지역민방의 광고 신탁액이 전년 동기 대비 최소 20% 이상 하락했던 것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업력과 결합판매비율이 앞서 있는 코바코엔 들어갈 자리가 한정돼 있다.
 
방통위는 8월 중 제정을 목표로 코바코에 CBS, 평화방송, 극동방송, YTN라디오, TBS-eFM, 부산영어방송, 광고영어방송의 광고를 맡기고 미디어크리에이트에 불교방송, 원음방송, 경기방송의 광고를 맡긴다는 방침이지만 공영렙과 민영렙에 분할돼 광고 위탁을 맡겨야 할 처지인 OBS가 코바코에 넣어달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국단위지상파방송과 네트워크를 맺고 있는 지역방송사의 전파료 배분도 논란거리다.
 
지역MBC와 지역민방은 ‘전국중계’로 광고이익이 뒤따른다는 점을 들어 정율제를 내세우고 있지만 서울 MBC, SBS는 제작비 상승과 막대한 중계권료 등을 이유로 정액제로 맞서고 있다.
 
전파료 논쟁 역시 미디어렙이 풀어야 할 숙제다.
 
전문가들은 방통위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 문제를 오랫동안 천착해온 김민기 숭실대 교수는 “방통위에 정통부 출신이 많다 보니 방송광고는 잘 모른다”면서 “그렇다면 하루 빨리 ‘방송광고균형발전위원회’를 만들어 다양한 아이디어와 안을 도출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범 인천대 교수도 “공·민영렙 간 결합판매 매체와 금액의 공정한 배분,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방송광고균형발전위원회를 설치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방송광고는 그동안 문화체육관광부가 업무를 당당해오다가 지난 2월 미디어렙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 방통위 소관으로 넘어간 상황이다.
 
방통위는 현재 해당법의 고시 제정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OBS를 위시한 중소방송사는 그들대로, 전국 단위방송 가운데는 MBC가 나름의 불만을 쏟아내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흥미로운 건 이 문제와 관련해 중소방송사의 자립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수면 위로 함께 떠올랐다는 사실이다.
 
결합판매 다시 말해 ‘끼워 팔기’ 자체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한다는 주장은 힘 있는 방송사와 시장논리에 충실한 광고주의 목소리로 치부한다 해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방송사가 언제까지 지원으로 명맥을 유지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주장 역시 방송계와 학계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결합판매’를 법으로 강제한 지원은 한시적일 수밖에 없고, 차제에 중소방송이 자립할 수 있는 모델과 환경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방송학회가 주최하고 방통위가 후원한 13일 세미나는 ‘민영 미디어렙 환경에 따른 방송광고시장의 정립 방안’을 찾자는 게 주제였지만 중소방송사를 향한 거침없는 쓴 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종민 국민대 교수는 “지역방송이나 종교방송이 무조건 지원을 받을 만한 역할을 해왔는지 돌아보는 게 먼저”라면서 “군소방송 지원은 ‘상수’가 아닌 ‘변수’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당장의 생존과 궁극적으로 정체성 제고에 나서야 할 중소방송사로서는 미디어렙체제가 좋든 싫든 변화를 추동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장은 “관행이든 뭐든 ‘결합판매’가 일단 법과 제도 안에 규정된 것은 지역방송이 존재해야 한다는 나름의 논리와 그것에 동의하는 여론이 작동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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