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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하청 판결에 재계·노동계 상반된 입장
향후 유사소송에서도 논란 이어질 듯
입력 : 2012-02-23 오후 5:49:11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사내협력업체로부터 근로자를 파견 받아 근무시킨 경우 2년을 초과한 때부터는 직접 고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비정규직보호법(파견근로자보호법)을 피해간 관련 업계와 노동계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에 대한 의존도가 특히 높은 자동차 업계 등 국내 제조업체를 상대로 한 '사내하청 정규직화 소송'도 잇따를 전망이다.
 
판결 직후, 노동계는 제조업 사내하청이 불법 파견이라는 점을 대법원이 확정한 것이라며 사내하도급 형태의 간접고용 방식을 폐기하고 이들을 정규직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과 정부는 이번 판결이 '개별 근로자에 국한된 사항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대법 "2년이상 직접 노무지휘 받으면 근로자"
 
대법원 제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23일 현대자동차 파견 근로자 최모씨(38)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 대한 각하처분을 취소하라"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한 파기환송심을 확정했다.
 
사내하청도 근로자파견에 해당해 2년 이상 일한 근로자는 정규직으로 고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이번 판결의 취지다.
 
재판부는 "원고와 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의 내용, 협력업체와 현대자동차(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도급계약의 내용, 참가인에 대한 참가인의 협력업체 관리 실태, 참가인에 의한 각종 업무표준의 제정 및 실시사실과 함께 참가인과 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위 도급계약에 따라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참가인 사업장에 파견돼 참가인으로부터 직접 노무지휘를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가 종사한 자동차 조립 등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가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근로자파견사업이 허용되는 업무에 포함되지 않고, 해당 협력업체가 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를 받지 않아더라도 이를 이유로 같은 법 6조3항 본문에서 정한 직접고용간주 규정의 적용이 배제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원고는 협력업체에 입사한 2002년 3월13일부터 2년이 경과한 이후 계속해 참가인에게 파견돼 사용됨으로써 2004년 3월13일부터 사용사업주인 참가인과 사이에 직접 근로관계가 성립했다"면서 "그럼에도 참가인이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부정하면서 원고의 사업장 출입을 막고 그의 노무를 수령하지 않을 뜻을 명백히 밝힘으로써 원고를 해고했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즉 대법원은 최씨의 경우 정규직과 함께 컨베이어 벨트에 배치돼 일하고 현대차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점을 이유로 하청이 아닌 파견으로 간주했고, 최씨의 근무기간이 파견법이 개정되기 이전에 2년이 넘었기 때문에 현대차 직원(고용의제)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현대차 협력업체 근로자인 최씨는 2002년 3월 현대차 울산공장에 파견돼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의장공정에 근무하다가 2005년 2월 노조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협력업체로부터 해고됐다.
 
최씨는 이에 "현대차가 실질적인 고용자로, 협력업체의 해고는 무효이며 현대차가 노무수령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으나 모두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앞서 1·2심 재판부는 최씨의 고용업체는 현대차가 아닌 협력업체이고, 최씨의 파견 근로가 위법한 것으로 불법파견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파견근로자법 상 직접고용간주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최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그러나 "최씨가 현대차로부터 직접 지휘를 받아 근무해왔고, 직접고용간주 규정은 근로자 파견이 있고 그 관계가 2년을 초과하면 곧바로 적용된다"며 최씨의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되돌려 보냈다. 서울고법 행정 3부(이대경 부장판사)는 지난해 2월 대법원의 취지를 유지해 최씨의 손을 들어줬으나 중앙노동위가 재상고했다.
 
◇재계·노동계 상반된 입장..유사소송 쟁점될 듯
 
이날 판결 직후, 관련업계와 노동계가 밝힌 상반된 입장은 향후 관련 소송에서도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경영계는 이번 판결이 투쟁협상의 수단 등의 근거로 악용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입장을 내놨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노동계가 유사소송을 기획하는 등 이번 판결을 투쟁협상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면 생산시설 이전 등 많은 중소 사내협력업체의 일자리만 감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대다수 선진국에서도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 사내 하도급을 활용하고 있으므로 다양한 생산방식의 선택은 그 자체로서 정당하게 인정되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는 뜻을 나타내면서도 모든 사내하청이 불법 파견이 아니라는 점을 주장했다.
 
반면, 노동계는 현대차 사내하청이 위장된 도급이고 사실상의 불법파견이라는 점을 대법원이 명확히 했다며 환영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김지희 대변인은 "당연한 결과지만 너무나 긴 시간이 걸렸다"며 "이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와 파견 문제 등이 제대로 제자리를 잡아야 할 때"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논평에서 "불법파견이냐 도급이냐에 대한 쟁점이 명명백백하게 사법부 최고법원인 대법원으로부터 확정된 것"이라며 "정의와 평등의 사법권을 수호한 대법원 판결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역시 "이번 판결로 원청업체로부터 직접적 노무 지휘를 받는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기회가 마련됐다"면서 "불법파견 문제를 방치해 온 고용노동부는 이제라도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임금 및 근로조건 등의 차별 철폐와 정규직 전환 등 고용형태의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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