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 연봉 3000만원을 받고 있는 직장인 이은혜씨(30)는 지난해 신용카드 사용금액 1000만원에 대한 소득공제를 계산해본 결과 7만5000원을 환급받는다는 것을 알고 생각보다 적은 금액에 실망했다. 이에 올해부터 소득공제율이 5% 더 확대되는 체크카드 사용을 고민했다. 하지만 같은 기준으로 체크카드를 사용했을 경우 환급액이 11만2500원이라는 것을 알고 4만원도 안 되는 차이라면, 굳이 혜택을 포기하면서까지 체크카드로 옮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금융당국이 '소득공제율 인상'카드를 꺼내며 체크카드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손에 쥐는 환급액은 큰 차이가 없어 현실성 떨어지는 대책 아니냐는 지적이다.
오히려 환급액을 계산해 본 소비자들은 체크카드를 사용하고 몇 만원 환급액 더 받는 것보다 신용카드 혜택을 누리는 게 낫다는 반응이다.
◇체크카드 공제율 30%로 확대..비장의 카드?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부터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을 현행 25%에서 30%로 확대한다. 신용카드와의 소득공제 차등 폭을 확대해 체크카드로 고객을 유인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체크카드 환급액이 신용카드와 큰 차이가 없어, 굳이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포기하면서 체크카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게 소비자들의 판단이다.
이씨의 경우 연봉 3000만원 기준으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소득공제를 비교해 보면, 신용카드로 연간 1000만원 소비할 경우 7만5000원을 환급받는다.
같은 기준으로 신용카드가 아닌 체크카드를 사용할 경우, 지난해 25%의 소득공제율을 적용하면 9만4000원을 환급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환급액 차이는 1만9000원인 셈이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체크카드 소득공제율 30%를 적용할 경우, 내년에는 같은 조건에서 11만2500원을 환급 받는다. 즉, 체크카드 소득공제율 확대로 기존 1만9000원에서 3만7500원으로 그 차이가 2만원에 그친다는 얘기다.
이씨가 연봉의 절반을 신용카드로 소비한다해도 내년에 30%로 확대된 체크카드 소득공제율을 적용할 경우,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와는 10만원 차이.
금융당국이 체크카드를 활성화하겠다며 내놓은 대책이 소비자들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이씨는 "신용카드 혜택을 포기하면서 체크카드를 쓰는 이유는 그만큼 연말정산할 때 공제를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 이렇게 차이가 적을 줄 몰랐다"며 "이 정도 차이면 그냥 신용카드 혜택 누리고 말겠다"고 말했다.
◇"쥐꼬리 환급금보다 럭셔리한 혜택 선택"
체크카드가 신용카드의 혜택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대치보다 적은 환급액 차이로 신용카드 고객을 체크카드로 움직이기엔 역부족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체크카드 혜택을 신용카드 수준으로 늘린다고 하지만 카드사 입장에서보면 수지가 맞지 않는다"며 "연회비를 내는 신용카드 고객이 '역차별'이라며 들고 일어날 것"이라고 부정적이었다.
체크카드의 혜택을 신용카드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은 사실상 현실과 동떨어진 계획이라는 분석이다.
직장인 김모씨는 "신용카드로 매달 영화관에서 7000원의 할인혜택을 받고 있다"며 "영화관에서 받는 혜택만 연간 8만4000원인데, 10만원 안팎의 환급액 차이로 신용카드의 혜택을 포기하면서까지 체크카드를 쓸 생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체크카드의 혜택을 늘린다고 해도 할부나 금융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것도 쉽게 체크카드로 이동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