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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기수문화' 타파 인사실험, 일단 '성공적'
19일 현재 고검장급 승진 누락자 사퇴 표명 없어
입력 : 2011-08-19 오후 6:16:47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승진 누락자가 집단 사퇴하는 관행이 지배해왔던 검찰의 ‘기수(期數) 문화’를 없애기 위한 권재진-한상대 체제의 인사실험이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었다는 평가다.

지난 16일 권재진 법무부 장관·한상대 검찰총장 체제의 고위검사 52명에 대한 인사가 단행된 이후 19일 현재까지 고등검사장급 승진에서 누락된 검사장들 중 사의를 표명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장 이번 주말이 지나면 22일에 각자 발령받은 임지로 가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권재진-한상대 체제의 인사실험은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다.
 
대검 관계자는 19일 "현재까지는 사의를 표명한 분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일부 사의를 표명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만류하고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한 총장이 검찰총장에 내정됐을 땐 사법연수원 동기생 5명이 동반 퇴진하기도 했다.

동반 사퇴의 명분은 “동기들이 물러남으로써 총장의 지휘권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동기 퇴진 관행은 검찰에서 수십 년간 근무하며 쌓아온 고위 간부들의 경륜을 한꺼번에 사장시킨다는 점에서 사라져야 할 악습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그래서 인사청문회에서도 검찰의 기수 문화에 대한 강한 질타가 쏟아졌다.

당시 한 총장은 폐쇄적인 조직문화라고 기수 문화를 비판하는 의원들의 질의에 “시대가 바뀐 만큼 검찰의 기수문화도 바뀔 때가 됐다”고 답했고, 이번 고위간부 인사에서 그의 ‘인사 실험’ 의지가 일단은 좋은 출발을 보여준 셈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사시 24회 5명 중 고검장으로 승진한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3명은 대검 형사부장(곽상욱)과 강력부장(김영한), 사법연수원 부원장(이재원)에 각각 보임됐다.
 
대검 형사부장과 강력부장의 경우 사법시험 동기인 채동욱 대검 차장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사법연수원 부원장의 경우 사법시험 3기 후배가 있었던 자리라는 이유로 당사자들에게는 사의를 표명할 수 있는 명분이 되기도 했지만 일단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인다.
 
검찰 고위간부 인사 이후 우려됐던 승진 누락자들의 집단 사퇴 후폭풍이 없다는 점에서 고질적인 '기수문화'를 깨고, 보직에 대한 기존 관념과 인식을 타파하려는 새로운 시도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다.

과거 승진에 누락한 검찰총장 동기들이 사퇴하지 않고 함께 근무한 사례도 없지 않다. 정상명 전 검찰총장은 2005년 취임 당시 조직 안정을 위해 임승관 대검 차장, 안대희 서울고검장, 이종백 부산고검장 등 동기 3명을 검찰에 남도록 요청했고, 이들은 정 전 총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동기를 보좌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의 한 간부는 “기수문화는 검찰에서 20년 넘게 재직하면서 쌓인 경험과 지식을 한꺼번에 사라지게 하는 악습”이라며 “검찰이 조직 논리 대신 국민과의 소통을 더 넓혀나가는 방향으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토마토 김미애 기자 jiir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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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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