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부실 저축은행 처리 문제가 또다시 3개월 유예판정을 받았다.
긴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금융당국은 좀더 상황을 지켜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자칫 시장의 불안심리를 자극할 경우 저축은행 ‘뱅크런(예금인출사태)’ 후폭풍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과감히 부실을 도려내기 보다는 저축은행의 자구노력을 믿어 보기로 한 셈이지만, 과연 금융당국이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일고 있다.
특히 선제적이고 과감한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 타이밍을 놓쳐 부실을 키우고 결국 파국에 대한 부담만 더 가중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나온다.
금융위원회가 4일 꺼내 놓은 부실 저축은행 해법의 핵심은 85개 저축은행에 대한 경영진단을 실시해 국제결제은행기준(BIS) 자기자본 비율 정도에 따라 6개월에서 1년간 정상화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경영진단이 마무리되는 9월말까지는 추가 영업정지 등의 조치를 원칙적으로 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시장의 불안심리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부실 저축은행의 경우 최장 내년 9월까지 정상화 노력을 빌미로 '연명'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다분히 시간끌기로 비쳐질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내년 주요 정치 스케줄을 앞두고 적기 구조조정 타이밍을 놓치면서 오히려 부실을 더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부실 저축은행에 대해 자생 기회를 주는 동안 부실 규모가 더 커지게 되면 공적자금 투입액만 더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은 “9월 이후 공적자금이 투입되면 그 때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부분이 결국 국민부담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대책이 실질적인 해결 의지 없이 국민 불안을 잠시 잠재우기 위한 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만우 고려대 경제학 교수는 “저축은행에 대한 이번 발표를 보면 '시장안정성'에 초점을 둔 것 같다"며 "진단 후 조치를 취한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진단이) 나와봐야 아는 것이지만 저축은행이 내놓는 자료에 신빙성이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