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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렸을 때는
입력 : 2026-10-19 오후 1:42:31
 
“어렸을 때는 열심히 일하면 서울에 아파트 하나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내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돈을 모으는 속도보다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훨씬 빠르더라”
 
지난 여름 단기 아르바이트로 근무했던 식당 사장님의 푸념입니다. 한숨 섞인 담배 연기를 내뿜은 그는 애써 웃어 보이면서 짧은 휴식을 마치고 다시 일터로 향했습니다. 다른 직원들 역시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월세 걱정에 이사를 고민하는 청년, 처음부터 서울살이를 포기하고 경기도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 주방장까지. 각자 나이도, 사는 곳도 다르지만 모두의 관심사는 오직 한 곳으로 모였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아파트에서 가정을 꾸리고 일상을 보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나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부모님 집에 머무르는 ‘캥거루족’을 탈출하지 못했습니다. 아파트는 물론이고 빌라나 오피스텔조차 매수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로또’와 다름 없는 청약 통장은 이미 해지했습니다. 매달 월급을 저축해도 불투명한 미래는 좀처럼 선명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불안 심리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지난해 2월부터 88주째 상승했습니다. 정부는 부동산 문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지만, 좀처럼 공감을 얻을 수 없는 이야기로 인해 청년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습니다. ‘고시원 욕조 설치’, ‘폐버스 청년 임시주택’ 등이 그 예시입니다. ‘집다운 집’을 갈망하는 이들은 그저 허탈할 뿐입니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한 대책이 아닙니다. 온전하게 휴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보금자리를 갖는 것입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공공임대·공공분양 등 공적주택 119만호 공급을 계획했습니다.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실행 속도입니다. 부지 확보 및 인허가 지연 등 공급을 가로막는 암초는 쉽게 피해갈 수 없습니다. 정부가 부디 촘촘한 공급 대책을 마련해 어릴 적 꿈꿔왔던 주거 공간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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