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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도 국가도 중계도 어긋난 아시안게임
입력 : 2026-09-29 오후 2:17:09
이번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중국 탁구 스타 왕추친과 쑨잉사 선수의 혼성복식 32강 경기를 중국 시청자들은 스마트폰으로 봐야 했습니다. 탁구장에는 9개의 탁구대가 마련됐지만 방송 카메라는 1번과 2번 탁구대에만 설치됐습니다. 왕추친·쑨잉사는 4번 탁구대에서 경기를 치렀고 정규 방송에는 신호가 잡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국 CCTV 취재진이 스마트폰 3대로 촬영해 자사 스포츠 앱으로 생중계했습니다.
 
지난 23일 일본 아이치현 스카이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단체 준결승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일본에 0-3으로 패하며 동메달을 따낸 대한민국 대표팀 석은미 감독과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 역시 중계가 어려운 경기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중계진들은 1·2번 탁구대에만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고 거듭 설명해야 했습니다.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 8강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 역시 중계되지 않았습니다. 해당 경기가 열린 4번 코트에 중계용 국제신호가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국내 방송사가 중계하고 싶어도 받아올 화면 자체가 없었습니다.
 
국제 대회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믿기 어려운 광경입니다. 요즘에는 한국 소도시에서 열리는 경기도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가 되는 시대인데 몇 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국제 스타들의 경기가 모조리 날아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번 아시안게임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대회가 추석 연휴와 겹쳤기 때문입니다. 온 가족이 TV 앞에 모여 국가대표를 응원하기에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중계가 누락되면서 김이 새버렸습니다.
 
이번 대회 초반부터 문제는 발생했습니다. 지난 18일 한국과 방글라데시의 남자 하키 경기에서는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연주됐습니다. 조직위는 대한체육회에 공식 사과했습니다. 20일 남자농구 결승전 당일에는 오전 10시에 숙소로 오기로 한 훈련장 이동 버스가 오지 않아 한국 대표팀이 훈련을 취소했습니다. 28일에는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이 오전에 예정됐던 공식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습니다. 선수단을 태운 공식 버스가 훈련장이 아닌 양궁 경기장에 선수들을 내려줬기 때문입니다.
 
숙박 문제도 이어졌습니다. 이번 대회는 통합 선수촌 대신 호텔과 크루즈선 그리고 컨테이너형 임시 숙소를 활용했습니다. 조직위는 당초 1만5000명 규모를 예상했지만 신규 종목이 추가되며 약 1만7000명으로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컨테이너 숙소의 침대가 좁다는 불만과 입소 과정의 혼선이 나왔습니다.
 
국제 경기에 늘 진심이던 가족들 사이에서 이번에는 "재미없다"는 말이 흘러나왔습니다. 선수들의 경기력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보고 싶었던 경기를 제때 볼 수 없고 선수에게 지장이 가는 잡음이 계속 생겨 국제 경기로서의 위상을 잃은 까닭입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다음 국제 경기에 대한 흥미마저 꺾어버린 것 같아 매우 아쉬울 따름입니다.
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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