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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나는 은행 부실채권…중소기업부터 '경고등'
입력 : 2026-09-07 오후 2:15:49
은행권의 부실채권이 심상치 않습니다. 올해 6월 말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은 19조원에 육박하며 8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불어났는데요. 당장 은행 건전성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지만,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부실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은 18조9000억원으로 석 달 전보다 1조원 넘게 증가했습니다. 전체 대출 가운데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도 0.63%로 소폭 높아졌습니다.
 
부실 증가를 주도한 것은 기업대출입니다. 2분기 새롭게 발생한 부실 역시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는데요.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중소기업입니다.
 
2분기 중소기업에서 새롭게 발생한 부실채권은 4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원 넘게 증가했습니다. 중소기업 가운데서도 중소법인여신의 부실채권비율은 1%를 넘어섰습니다. 은행권 전체의 부실 증가 이면에 중소기업의 건전성 악화가 자리 잡고 있는 셈입니다.
 
은행들이 부실을 정리하는 속도보다 새롭게 생겨나는 부실이 빠르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2분기 은행들이 6조원 넘는 부실채권을 정리했지만 같은 기간 신규 부실채권은 이를 웃돌았습니다. 부실채권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하락했습니다.
 
은행의 전체 건전성 지표만 보면 아직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금융당국과 금융권의 판단입니다. 은행들의 수익성과 자본비율 등 손실흡수능력을 고려하면 당장 건전성에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부실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은 부담입니다. 내수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중동 상황 장기화와 국내외 금리 상승 가능성까지 겹칠 경우 취약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자금 조달 여건이나 재무적 대응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만큼 경기와 금리 변화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나타나는 부실 증가세가 특정 시점의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지, 취약 기업 전반으로 확산할지가 향후 은행권 건전성을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당국이 부실채권 상·매각과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주문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은행들 역시 전체 부실채권비율만 관리하기보다 어느 업종과 차주에서 부실이 빠르게 쌓이고 있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실 증가가 중소기업 등 취약 부문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작은 경고등이 더 큰 위험 신호로 번지지 않도록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에 중고 주방 설비들이 가득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이진희 기자 ljh@etomato.com
이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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