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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택시는 기사식당을 모른다
입력 : 2026-08-25 오후 2:30:43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자율주행과 전기차 기술을 선보이는 ‘2026 퓨처 모빌리티 위크’가 열렸습니다.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신기술에 감탄하고 있자니 예전에 중국을 자주 오가던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선전에서는 운전석을 비운 자율주행택시가 이미 낯설지 않다는 말이었습니다. 위험하거나 무섭지는 않냐고 묻자 오히려 일반 택시보다 자율주행택시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습니다. “기사가 말을 걸지 않아서 편하다”는 것이 공통된 이유였습니다.
 
택시기사와의 대화를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세계 어딜가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유튜브의 해외 자율주행택시 체험기에서도 목적지를 설명하거나 불필요한 대화를 이어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꾸준히 장점으로 꼽힙니다. 물론 낯선 기사님과 정치 토론을 하거나 각양각색 이야기에 적당히 반응하는 일은 짧은 이동마저 피곤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기술은 먼저 말을 걸지 않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우리는 챗GPT 같은 AI에는 가족이나 친구에게도 못 할 말을 털어놓곤 합니다.
 
말 걸지 않는 택시와 끝없이 대답하는 AI는 정반대처럼 보여도 사실 같은 욕망을 충족합니다. 관계의 시작과 끝, 거리와 깊이를 스스로 결정하고 싶은 욕망입니다. 기술은 내가 조용하고 싶을 때 침묵하고, 말을 걸면 언제든 대답합니다. 편리합니다. 그런데 어쩐지 조금 아쉽습니다. 지방 출장을 자주 다니던 시절, 택시기사님이 불쑥 알려준 맛집들은 대개 끝내주게 맛이 좋았습니다. 인터넷의 광고성 추천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AI에 물으면 맛집 목록을 끝없이 내놓겠지만, 묻지도 않은 동네 이야기를 건네는 우연까지 대신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관계의 불편을 걷어내면 뜻밖의 즐거움도 함께 사라질 수 있습니다. 말 걸지 않는 택시는 편리하지만, 아직 진짜 동네 맛집까지 귀띔해주지는 않습니다.
 
(사진=챗GPT)
이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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