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어린이 금융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부모 세대에 이어 자녀의 첫 금융 경험까지 확보해 미래 고객을 선점하려는 전략입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토스뱅크 ‘아이통장’의 누적 계좌 수는 130만좌를 넘어섰습니다. 토스뱅크는 2023년 10월 인터넷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부모가 비대면으로 미성년 자녀 명의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아이통장을 선보였습니다. 2024년 9월 46만좌였던 누적 계좌 수는 지난해 9월 100만좌를 돌파한 데 이어 약 10개월 만에 30만좌 이상 증가했습니다.
토스뱅크는 어린이 금융상품을 중심으로 미성년 고객과의 접점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체크카드 발급 연령을 기존 만 12세 이상에서 만 7세 이상으로 낮췄습니다. 부모가 법정대리인 자격으로 모바일 앱에서 발급을 신청할 수 있고 자녀의 카드 사용 내역도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당시 토스뱅크의 미성년 체크카드 고객은 약 90만명에 달했습니다.
카카오뱅크도 어린이 고객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아이통장’과 ‘우리아이적금’의 누적 이용자는 이달 출시 10개월 만에 8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이 가운데 우리아이통장의 누적 가입 계좌 수는 41만좌에 달합니다.
어린이 금융상품이 신규 고객 유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뱅크 신규 고객 약 100만명 가운데 21만명이 우리아이통장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규 고객 5명 가운데 1명꼴입니다.
케이뱅크도 지난 5월 ‘마이키즈 통장·적금’을 출시하면서 경쟁에 합류했습니다. 출시 2주 만에 가입자 1만명을 넘어서는 등 초기 고객 확보에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인터넷은행들이 어린이 금융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청소년들의 금융서비스 이용 시점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87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청소년 금융이해력 및 금융생활실태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금융이해력 종합점수는 67.2점으로 집계됐습니다. 비교 가능한 2022년 성인 평균 66.5점과 20대 평균 65.8점을 웃도는 수준입니다.
금융생활을 시작하는 시점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조사 당시 고등학생의 47%는 중학교 1~2학년 때 처음 본인 명의 체크카드를 사용했다고 답했습니다. 초등학생의 경우 61%가 초등학교 4~5학년부터 체크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에 인터넷은행들은 이처럼 낮아지는 금융서비스 이용 연령에 맞춰 어린이 금융상품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부모가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모바일 앱을 통해 자녀 명의 계좌를 개설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자녀의 사진을 활용해 앱 화면을 꾸미거나 특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등 어린이와 부모 모두를 겨냥한 서비스도 내놓고 있습니다.
어린이 금융상품을 통해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인터넷은행들이 관련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로 꼽힙니다. 부모가 자신의 앱에서 자녀 계좌를 개설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가족 단위의 금융 접점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