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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안긴 또 다른 걱정
입력 : 2026-08-11 오후 5:16:36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서 우리의 삶은 빠르게 편리해지고 있습니다. 글과 그림, 영상을 만드는 것을 넘어 신약 개발이나 질병 연구처럼 인간의 삶을 개선하는 영역에서도 AI 활용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수록 이전에 생각하지 못한 걱정거리도 함께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AI가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바이러스 유전체를 설계하는 단계까지 발전했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비영리 연구기관 아크 인스티튜트 공동 연구팀은 유전체 설계 AI 모델 이보 1·2를 이용해 새로운 바이러스 유전체를 설계하고 실제로 구현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보는 생물의 DNA 염기서열을 학습하도록 설계된 AI입니다. 연구팀은 AI가 만들어낸 DNA를 합성해 대장균에 넣어 실행했고 이 가운데 16개 유전체에서 실제 바이러스가 생성됐습니다. AI가 기존 생물의 유전체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 자연에 존재하지 않은 유전체를 설계하고 실제 생물학적 결과물로 이어지게 한 겁니다. 
 
물론 당장 인간에게 위협적인 바이러스가 만들어졌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연구팀은 이보의 학습 데이터에서 인간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를 제외했습니다. 이번 연구 역시 인간이 아닌 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그럼에도 걱정스러운 부분은 기술이 앞으로 어디까지 발전할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AI가 새로운 유전체를 설계할 수 있게 됐지만 자연에 존재하지 않았던 AI 설계 바이러스를 어떻게 평가하고 관리할지에 대한 안전 기준과 가이드라인은 아직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AI가 등장한 이후 딥페이크와 가짜뉴스, 사이버 공격, 개인정보 침해처럼 과거에는 없거나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던 문제들이 새로운 사회적 고민으로 떠올랐습니다. 이제 그 걱정의 범위가 컴퓨터와 인터넷을 넘어 생명과학의 영역까지 넓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AI를 통해 테러에 사용할 바이러스를 만들어낼 수도 있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할지를 예상하고 위험을 통제할 안전장치를 함께 만드는 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AI가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안겨주는 만큼,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또 다른 걱정도 함께 안기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에보(Evo)가 설계한 바이러스의 원자구조도.(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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