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영화관을 찾은 시민들이 주말을 보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요즘 다시 극장가에는 활기가 돌고 있습니다.
코로나19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부상으로 직격탄을 맞으며 "영화관의 시대는 끝났다"는 말까지 나왔지만, 최근 찾은 극장은 그 말이 무색할 정도로 붐볐습니다. 지난해 500만 관객을 넘긴 영화가 단 한 편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입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영화 매출액은 57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1억원 증가했습니다. 상반기 흥행 1위에 오른 '왕과 사는 남자'는 1691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매출 1위를 기록했습니다. 하반기에도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개봉 한 달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결말과 숨겨진 단서를 해석하는 영상이 쏟아졌고, 이는 이른바 'N차 관람'으로 이어졌습니다.
해외 영화의 기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개봉 닷새 만에 300만 관객을 넘어섰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 역시 개봉 이틀 만에 54만명이 관람했습니다.
그렇다면 관객들이 다시 영화관으로 향하는 이유가 단순히 좋은 영화가 많아졌기 때문일까요.
좋은 작품은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집이나 이동 중에도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는 OTT의 편리함은 쉽게 포기하기 어렵습니다.
영화관도 이 점을 알고 있는 듯합니다. 최근 새 단장을 마친 여의도 CGV는 전 좌석 리클라이너를 도입했습니다. 집에서 보는 것처럼, 보다 편안한 환경을 제공한 건데요. 뿐만 아니라 IMAX, ScreenX, 돌비 시네마 등 집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환경을 갖춘 극장이 늘고 있습니다.
영화 자체의 몰입감을 높여주는 특별관뿐 아니라 음식과 함께 즐기거나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는 등 이색적인 상영관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별관 티켓은 일반 상영관보다 티켓값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인기 작품이 개봉하면 자리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다시 관객들이 영화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핵심 이유도 여기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관에서만 가능한 대체 불가능한 경험' 때문인 것이죠. 오히려 넘쳐나는 콘텐츠들 속에서 대체할 수 없는 경험에 사람들이 기꺼이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은 OTT가 채울 수 없는 가치가 분명히 남아 있긴 한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