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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잘 쓰는 신입을 찾습니다
입력 : 2026-08-05 오후 1:50:41
(이미지=ChatGPT)
 
최근 한 언론사가 신입기자 채용 공고에 '인공지능(AI) 활용 역량'을 명시했습니다. 개발자도, 데이터 분석가도 아닌 기자에게 AI 활용 능력을 요구한 겁니다. 이제 AI는 일부 기술 직군의 전문 역량을 넘어 전 직무 기본 능력이 되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변화입니다. 어차피 입사한 뒤 ChatGPT나 Gemini를 쓸 거라면, 이왕이면 잘 쓰는 사람을 뽑는 편이 나을 테니까요.
 
다만 의문이 생깁니다. "AI를 잘 쓴다"는 것은 정확히 무엇일까요.
 
ChatGPT와 Gemini를 사용해 봤다는 뜻일까요. 탁월한 프롬프트로 원하는 답을 빠르게 얻는 능력일까요. 아니면 AI의 오류를 찾아내고 필요한 부분만 업무에 적용하는 능력일까요.
 
머지않아 면접에서 "ChatGPT와 Gemini를 능숙하게 사용합니다"라는 답변은 진부하게 들릴 겁니다. 과거 지원서에 적던 '한글·워드·엑셀 사용 가능'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처럼요,
 
이 모호함은 이미 시장에서 또 다른 기회로 작용되고 있는 듯합니다. AICE와 AI-POT 같은 자격시험이 등장했고, 자격증 대비반과 단기 합격 과정, 수험서 광고도 잇따릅니다. 정의되지 않은 능력이 스펙으로 먼저 팔리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AI 활용 능력은 별도의 독립된 능력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글을 잘 아는 사람은 AI가 만든 어색한 문장을 찾아내고, 숫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은 AI의 잘못된 분석을 발견합니다. 취재를 할 줄 아는 기자는 AI가 만들어낸 정보에서 무엇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지 압니다. AI는 없는 실력을 새로 만들어주기보다 이미 가진 능력을 증폭하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AI를 잘 쓰는 사람'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AI 사용 경험이 아닌, 원래의 문해력과 논리력, 직무 기초 역량이 더 중요해졌다는 뜻 아닐까요?
 
평가하는 사람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지원자에게는 AI 역량을 요구하면서 면접관과 관리자가 AI의 가능성과 한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결국 자격증 유무나 사용해 본 AI의 개수, 그럴듯한 결과물만 보게 될 수 있습니다.
 
AI 활용 능력은 새로운 채용 조건이 됐습니다. 하지만 그 의미를 정하지 않은 채 자격증만 요구한다면, 기업은 AI를 잘 쓰는 사람이 아닌  AI를 잘 쓴다고 증명하는 사람을 뽑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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