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개최된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서울시)
부동산 정책은 늘 정권의 성패를 가르는 시험대였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정치의 논리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정부가 세제를 강화하면 공급 위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공급 확대를 추진하면 난개발과 투기를 우려하는 반론이 뒤따릅니다. 어느 한쪽의 주장만으로는 해답을 찾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최근 정부와 서울시의 기류는 더욱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세제 개편과 신규 택지 발굴을 통한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세제 강화가 전월세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비판하며 재건축·재개발과 민간임대 활성화를 우선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린벨트 해제와 용산공원 활용 문제를 놓고도 양측의 시각은 다릅니다.
문제는 이견 자체가 아닙니다. 정책을 둘러싼 건강한 토론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국민이 원하는 것은 누가 옳은지를 가리는 논쟁이 아니라 집값과 주거 불안을 낮추는 결과입니다. 정부는 서울시를 공급 정책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인정해야 하고, 서울시 역시 중앙정부와의 협력을 전제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주택 공급은 정부 혼자 할 수도, 서울시 혼자 할 수도 없습니다. 정비사업 인허가는 서울시의 역할이 크고, 세제와 금융, 법 개정은 정부와 국회의 몫입니다. 어느 한 축이라도 삐걱거리면 시장은 불확실성만 키우게 됩니다. 정책 메시지가 엇갈릴수록 시장은 공급 축소와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결국 피해는 무주택자와 청년, 서민에게 돌아갑니다.
이번 서울시 토론회에서도 시민과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전세 매물 감소와 공급 부족을 우려했습니다. 해법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공급 확대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큰 이견이 없었습니다. 시장은 일관된 신호를 원합니다. 오늘 발표한 정책이 내일 뒤집히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공급도, 투자도, 주거 계획도 가능합니다.
부동산은 정치적 자존심을 겨루는 대상이 아닙니다. 국민에게 집은 삶의 터전이고 가장 큰 자산입니다. 정부와 서울시 모두 자신의 해법만이 정답이라는 아집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세제든 공급이든 어느 하나만으로 시장을 안정시킬 수는 없습니다. 필요한 것은 정책 경쟁이 아니라 정책 공조이며, 국민이 바라는 것은 승패가 아니라 안정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